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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 퇴치 공약한 레즈비언, 서울대 총학회장 당선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11/21 [09:22]
다양성 존중의 이례적 투표율, 18년만에 연장투표 없어

전도 퇴치 공약한 레즈비언, 서울대 총학회장 당선

다양성 존중의 이례적 투표율, 18년만에 연장투표 없어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11/21 [09:22]
보수 개신교계에서 가장 꺼려하는 전도퇴치 주창자, 성소수자가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
 
20일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까지 치러진 제58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단독 출마한 '디테일' 선거운동본부의 정후보 김보미(여·23·소비자아동 12학번·포스터 사진 왼쪽) 씨와 부후보 김민석(19·정치외교 14학번) 씨가 당선됐다.
 
김 씨는 지난 5일 교내에서 열린 선본 공동간담회에서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커밍아웃해 학내외 화제를 모았다. 김 씨는 출마 이유를 밝히면서 "서울대가 구성원들이 자기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그래서 저는 레즈비언이라고 이 자리에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는 투표율 50%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되거나 연장투표를 했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이례적인 높은 투표율로도 시선을 끌었다.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가 투표율 등의 문제로 재선거를 치르지 않고 11월 본선거에서 회장이 결정된 것은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연장투표를 치르지 않은 것은 18년 만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이례적 결과라는 평가이다.
 
김 씨는 이날 개표 마감 후 "올해 서울대에서는 교수의 성추행, 축제 사회자의 차별발언 등 인권침해 사례가 많았다"며 "인권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학내 구성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안전한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씨는 ‘캠퍼스 내 전도 제재’로 읽힐 수 있는 공약을 내걸어 논란이 일었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학기 초나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외부인의 전도를 제재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김씨의 공약정책 자료집에는 ‘새맞이/학기 초 전도 제재’라는 제목으로 “관악의 전도인이 등장했다! 새내기인은 당황하였다”는 글이 그림과 함께 실렸다.
 
이어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내 구성원의 전도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주는 건 지양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학기 초 외부인의 기숙사 전도에 대해서는 “청원경찰과 협력, 기숙사 입주 시기에 무단침입하는 전도인을 제재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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