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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탈출, 21세 야지디족 여성의 UN에서의 절규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5/12/20 [20:52]
“IS에 끌려다닌 석 달은 사람이 아니었다”

IS 탈출, 21세 야지디족 여성의 UN에서의 절규

“IS에 끌려다닌 석 달은 사람이 아니었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5/12/20 [20:52]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부탁입니다. IS를 없애 주세요...“ 호소    

비극의 민족인 야지디족의 21세 여성이 IS에 끌려다니며 겪은 비인간적인 삶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털어 놓은 내용이 전 세계의 분노를 사고 있다.     

"야지디족 여인과 아이를 차에 태워 어디론가 끌고 갔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를 모욕하고 능욕했습니다."     

"밤이 되자 폭행이 시작됐습니다. 옷을 벗으라고 하더니 경비원 방에 밀어 넣었습니다. 정신을 잃을 때까지 그들의 범죄는 계속됐습니다."     

"겁에 질린 채 고개를 들었을 때 괴물 같은 거대한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나는 너무 어리고 당신은 너무 크다고 울부짖으며 버텼습니다. 그 거대한 남자에게 겁을 먹은 나는 몇 분 후 약간 작은 남자가 보이기에 그에게 제발 나를 데려가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자신이 겪은 IS의 만행을 고발하는 야지디족 여성 나디아.     © YTN화면캡쳐
 



이라크 야지디족 여성 나디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에 나와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됐던 3개월간의 악몽과 분노를 이렇게 털어놓았다. 

야지디족은 이라크 북서부 신자르산(山) 일대에 몰려 살고 있는 쿠르드 계열 소수민족이다. 2014년 현재 이라크 50만 명을 포함해 독일(6만 명), 시리아(5만 명) 등에 흩어져 살고 있으며 전체 인구는 7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쿠르드어를 쓰지만 기원이 모호한 이 소수민족은 기독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가 복잡하게 섞인 자기들만의 신앙을 갖고 있다. 이에 18~19세기 오스만 제국으로부터는 무려 72차례의 학살 위협을 받았고, 알카에다로부터도 무신론자 취급을 받았다. 이슬람 교도들은 야지디족을 악마 숭배자라고 폄하하며 평시에도 배척하거나 폭력을 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2014년 초부터 이라크 북부 지역을 시작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이슬람국가(IS)로부터 집단학살 위협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 납치된 야지디족이 IS에 의해 강제개종되거나 이라크 국내외에서 인신매매 대상이 되고 있다.    

나디아는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가족 3명이 목숨을 잃어 공동체는 해체된 뒤였다. 그리고 아직 야만의 땅에는 고작 담배 반 갑에 사고 팔리는 2천여 명의 야지디 여성이 남아있다.     

나디아는 “IS에게 끌려다닌 석 달은 사람이 아니었다”며 "부탁입니다. IS를 없애 주세요. 저는 그들 때문에 소름 끼치는 고통 속에 살았습니다."라고 호소했다.     

나디아의 비극적인 절규는 유엔을 움직였다. 안보리가 IS의 행위를 제노사이드,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라크·시리아를 놓고 벌이는 강대국 간 이익의 셈법이 달라서 유엔의 '경고'가 근본 '해법'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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