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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불법정착촌 놓고 반기문 총장과 네타나휴 총리 설전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6/01/28 [07:36]
"팔의 점령 대응은 인간본성" VS "테러리즘 부추긴다"

이스라엘 불법정착촌 놓고 반기문 총장과 네타나휴 총리 설전

"팔의 점령 대응은 인간본성" VS "테러리즘 부추긴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6/01/28 [07:36]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지역 내 불법 정착촌 건설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논란이 커진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이 점령에 대응하는 건 인간본성" 이라 옹호하며 이스라엘을 정면 비판했다. 이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반 총장이 테러리즘을 부추긴다는 도를 넘은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반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중동 토론에서 "평화를 향한 진보에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사업 중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어 "이스라엘의 이런 자극적 행동은 정착촌의 인구 증가를 불러와 긴장감을 높이고 앞으로 정치적 진로에 대한 어떠한 전망도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발언은 이스라엘이 최근 서안 점령지에 있는 정착촌에 새로운 주택 150채를 짓는 계획을 승인한 데 이어 지난주 370에이커(약 1.5㎢)의 땅을 압류한 다음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의 강력한 우방인 미국도 강도 높게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등 국제사회의 정착촌 건설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인 리야드 만수르는 안보리가 즉각적으로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에 대응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반 총장은 이 토론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이 영원히 사라지는 것을 막으려면 양국이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무장조직의 로켓포 공격도 비난했다. 그러나 반 총장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에서 가장 강경하게 발언했다고 AP는 전했다.
 
반 총장은 "반세기 점령에 따른 중압과 평화협상 협상의 마비로 팔레스타인의 좌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시대를 거쳐 억압받은 민족들이 보여줬듯이, 점령에 대응하는 것이 인간 본성이며 이는 종종 증오와 극단주의의 강력한 인큐베이터가 된다"고 말했다.
 
서안에서는 이스라엘인에 대한 팔레스타인인의 흉기 공격, 차량 돌진 사건 등이 잇달아 발생했고 이스라엘군이 이에 강력히 대응하는 등 유혈 충돌이 지속하고 있다. 양측의 충돌로 지난 10월 이래로 이스라엘인 25명, 팔레스타인인 165명이 숨졌다.
 
반 총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예루살렘에서 성명을 내고 반 총장의 언급이 "테러리즘에 순풍을 불어준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유엔은) 이미 오래전에 중립성과 도덕적 힘을 잃었다"며 "사무총장의 언급은 그런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성명은 반 총장이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응하는 인간 본성'을 언급한 부분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유혈 공격을 "점령에 대응하는 인간 본성"이라고 암시하고 나서 네타냐후 총리의 비판 발언이 나왔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의 살인자들은 국가를 수립하기를 원하지 않고 국가를 파괴하기를 원한다"며 "그들은 평화와 인권을 위해 살인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엔 주재 데니 대넌 이스라엘 대사는 반 총장 발언 이후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테러리스트 인형'이라 부르는 인형을 들고 나와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에게 증오를 가르치는데 이 인형이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으로 요르단 서안을 점령한 이후 현재 135개 정착촌에 이스라엘인 38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동예루살렘에도 20만명이 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들 정착촌을 불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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