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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해'와 '문화'라는 프레임으로 다양한 종교 소개한 ‘이야기 세계종교’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6/01/28 [08:25]
‘진리논쟁’에서 전쟁까지 악순환의 종교다툼, 해결방법은 타 종교에 대한 이해

서평●'이해'와 '문화'라는 프레임으로 다양한 종교 소개한 ‘이야기 세계종교’

‘진리논쟁’에서 전쟁까지 악순환의 종교다툼, 해결방법은 타 종교에 대한 이해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6/01/28 [08:25]


원시, 고대, 자라투스트라, 이스라엘, 그리스도교, 이슬람, 힌두교, 불교, 중국의 종교
-상식적으로 꼭 알아야 할 것만 선별하여 다뤄  
 
18세기 유럽의 계몽주의자들은 종교가 곧 없어질 것이라며 엄청나게 떠들어 댔다. 그런데 오늘날의 실정은 어떠한가? 종교가 사라지기는커녕 세계인구의 84%가 종교를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자신이 믿는 종교가 진리라며 ‘신의 이름’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사건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종교전쟁'은 중세에서부터 21세기에도 이어져 종교가 세계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다툼을 줄이는 데는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는 이길용 서울신학대 교수가 '이해'와 '문화'라는 프레임으로 다양한 종교를 소개하는 책 ‘이야기 세계종교’(지식의 날개 刊)을 펴냈다.
 
저자는 종교가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자 가치관으로 현대에도 여전히 인간 생활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다고 지적한다. 그는 종교를 이해하려면 문화교육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 종교를 공부해야 하는가?’로 이야기를 시작해 원시, 고대(수메르, 이집트, 가나안), 자라투스트라, 이스라엘, 그리스도교, 이슬람, 힌두교, 불교, 중국의 종교(유교,도교) 등을 포괄적으로 다뤘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모든 종교는 인간의 사상과 생활방식을 지배할 만큼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한다. 종교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하거나 경험해 볼 수 없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부터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종교는 죽음을 이기는 지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것이 모든 사람을, 심지어 무종교인이라 주장하는 사람들까지도 종교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나 종교 때문에 인류는 수천, 수만 년간 전쟁을 해 왔고, 아직도 종교가 다르다거나 경전의 해석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서로를 비난하고 헐뜯기까지 한다. 저자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이어 가야 하는가? 라고 묻는다.
 
대학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무엇보다 종교를 ‘이해’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생들과 종교 이야기를 할라치면 종종 걷잡을 수 없는 ‘진리논쟁’에 빠지게 되며, ‘어느 종교가 참되냐?’에서부터 ‘어느 종교의 교리가 진리인가?’까지 쉽게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주장과 물음만이 애처로이 허공을 가르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말한다. 정작 그런 방향 잃은 논의가 오가는 사이 바로 자기 옆에 살아 있는 종교의 실존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저자는 이것을 서늘하지 못한, ‘뜨거운’ 종교담론의 한계라 진단한다.
 
저자는 포괄적으로 세계의 종교를 다루는 가운데 우리가 상식적으로 꼭 알아야 할 것만 선별하여 다룬다.  
 
저자 이길용은 신학도가 되기로 결정하고 서울신학대학에 진학하지만, 3학년 때 종교학자 엘리아데의 책을 접하면서 전혀 다른 학문의 길을 선택한다. 졸업 후 서강대로 옮겨 다시 학부와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한다. 군복무를 마친 후 독일로 들어가 마르부르크(MARBURG) 대학 철학부에서 종교학을 주 전공으로, 부전공으로는 철학과 사회학을 선택하여 본격적인 유학생활을 시작한다. 학위과정 중 같은 대학 신학부의 라이너 플라쉐(RAINER FLASCHE) 교수를 만나 소속을 신학부로 옮긴 뒤 태평천국과 동학을 비교하는 종교학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 관심 분야는 ‘동아시아 종교사상과 전통’, ‘종교학 방법론’, 그리고 ‘해석학적 문화 비평’이며, 또한 제대로 된 <한국종교사상사>를 펴내는 오랜 꿈을 꾸고 있다.
 
저서로는 『에바 오디세이』(2014), 『뇌과학과 종교연구』(2013), 『고대 팔레스타인의 종교세계』(2008), 『종교학의 이해』(2007), TAIPING TIANQUO UND DONGHAG(2004), 『똥을 밥으로』(2003), 그리고 공저로 『골목길 근대사』(2015), 『식탁의 영성』(2013), 『종교근본주의』(2011), 『사람의 종교, 종교의 사람』(2008), 『동서 종교의 만남과 그 미래』(2007), 『대화를 넘어 서로 배움으로』(2004) 등이 있으며, 『한국 종교학방법론의 과제와 전망』, 『하나님 나라와 시천주』, 『해월의 욕망 이해』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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