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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과 정상길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6/02/02 [06:37]
중도적 이해와 배려-스스로만 인식하는 착각인가

둘레길과 정상길

중도적 이해와 배려-스스로만 인식하는 착각인가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6/02/02 [06:37]


간혹 아내와 산책할 때 택하는 법화산 둘레길과 나홀로 산책시 오르는 정상길 코스.
 
지난주 눈오는 날, 두 코스를 모두 돌며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가족 카톡방에 띄었다. 이어 사진설명을 써서 올리려다 그만 두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배려하고 위하는 마음,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가족 모두에 전달하려는 의도였으나 내 배려와 애정이 나만 인식하는 착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별안간 쑥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아내는 둘레길 산책도 정상길 등산과 똑같이 부다일 수 있다. 오히려 나를 배려해 따라왔을 뿐인 것이다. 내가 아내가 즐기는 일의 둘레 정도나마 동참한 적이 있던가?
 
마찬가지로 내가 추구하는 모든 일과 사업들에 대한 내 신조 역시 자기합리화의 착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다름을 이해하고 '화이부동' '중도'의 정신으로 종교와 언론을 이끌어 바람직한 다종교다문화사회를 정립해보겠다는 내 일과 사업은 절대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정상 아닌 둘레길만 헤메는 모양새일 것이다. 내 이해와 배려심은 건방진 착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마치 금흡연자 모두 이해하고 배려하자는 담배소비자 운동이 금연자에게는 가당치도 않는 것처럼.
 
그러나 오늘 법화산 산책을 다시 하며 그러한 착각으로 계속 살아보자고 스스로 다짐한다. 극단으로 치우쳐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과 사업은 아니지 않은가. 단지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명심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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