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세속국가 터키, 이슬람 국가 변신 조짐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6/04/27 [21:31]
에르도안 대통령, 개헌 통해 포기 시도

세속국가 터키, 이슬람 국가 변신 조짐

에르도안 대통령, 개헌 통해 포기 시도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6/04/27 [21:31]
세속주의를 표방해 이슬람권과 서방과의 가교 역할을 해온 터키가 최근 이슬람 공화국으로 변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실한 수니파 무슬림으로 종교적 색채가 강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 대통령의 정의개발당(AKP) 정권이 들어서면서 건국 이래 유지돼온 세속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것. 이미 권위주의적 통치 스타일로 대외적으로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개헌을 추진 중이며 개헌을 통해 세속주의를 포기할 의향을 비치고 있다.
 
이들이 추진 중인 개헌안의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여러 경로를 통해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있으며 AKP 간부들은 세속주의 포기 의사를 공공연히 천명하고 있다.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AKP의 실력자인 이스마일 카흐라만 국회의장은 지난 25일 이슬람 성직자들에게 터키는 세속적인 헌법을 포기하고 이슬람 정체성을 반영하는 헌법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터키 헌법의 세속적 성격을 삭제하려는 터키 고위 공직자의 공개 발언은 카흐라만 의장이 처음으로 터키 내에 일고 있는 깊은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0여 년 간 에르도안의 집권 기간 터키 공직 사회 전반에 종교적 요소가 깊숙이 침투해왔다. 에르도안은 1990년대 이스탄불 시장과 총리, 그리고 대통령에 오르면서 공직자의 이슬람 스카프 착용을 허용하고 알코올 소비를 억제하며 남녀공학에 반대하는 등의 종교적 제한을 부활시켜 종교계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왔다.
 
에르도안은 이스탄불 시장 시절 반 세속적인 이슬람 시(詩)를 공공장소에서 낭독했다 체포됨으로써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2006년 에르도안의 최측근인 알리 바바칸은 EU 가입 제안서에서 세속주의 유지 조항을 삭제하기도 했다.
 
에르도안은 지난 2014년 자신의 목표는 종교적 세대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현재로선 에르도안의 개헌이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다. AKP의 국회 의석이 개헌에 충분치 않은 데다 야당은 세속주의를 고수하면서 정교일치 방침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터키의 이 같은 변화를 예상치 못했던 미국 등 서방측은 당혹감 속에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미정부 관계자들은 당시만 해도 터키가 독일의 기민당처럼 명칭만 종교적일 뿐전통적 세속주의와 진보주의를 표방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터키의 지향점이 이슬람 민주주의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종교국으로의 회귀 전망이 현실화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미 기업연구소(AEI)는 터키가 이슬람 공화국이 될지를 진지하게 검토해볼 시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터키는 오스만 제국 몰락과 함께 무스타파 아타투르크가 근대 터키의 건국 이념으로 세속주의를 표방, 서방 스타일의 의상과 함께 아랍 문자 대신 라틴 알파벳을 채택하고 여성의 평등을 추구하는 등 서방에 접근해 왔다. 이 때문에 터키는 미국의 핵심 중동 우방이 돼왔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내 유일한 무슬림 다수국으로서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