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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 정당 ‘반 이슬람 정강’ 채택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6/05/03 [08:26]
“이슬람 교리 독일 헌법과 양립하기 힘든 가치”

독일 극우 정당 ‘반 이슬람 정강’ 채택

“이슬람 교리 독일 헌법과 양립하기 힘든 가치”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6/05/03 [08:26]
독일의 극우 성향 신생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Alternative für Deutschland·독일대안당)’이 반(反)이슬람을 정강으로 택했다. 독일의 반(反)이민 정서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AfD는 1일(현지시간)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이슬람은 독일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채택했다. 대의원 2000명이 이틀간의 토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슬람 교리가 독일 헌법(기본법)과 양립하기 힘든 가치란 전제 아래 이슬람 사원의 첨탑(미나레트)을 반대하고 얼굴 전면을 가리는 이슬람 베일(부르카)의 착용은 물론, 이슬람 사원 등에서 하루 다섯 차례 기도 시간을 알리는 방송도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3년 전 출발 때만 해도 AfD는 EU 회의론자들의 목소리가 강했다. 주로 유로화 사용과 추가 EU 통합에 반대하는 쪽이었다. 3명의 창설자 중 한 명인 함부르크대 경제학과의 베른트 루커 교수가 당 대변인으로 그 같은 주장을 강하게 했다. 그러나 난민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무게 중심이 반난민으로 옮겨가더니 급기야 반이슬람으로까지 갔다.
 
그 변화상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 루커 교수의 퇴장이다. 그는 지난해 7월 당을 떠났다. 권력 공백을 매운 이가 프라우케 페트리(41.사진) 현 대표다. 영국 BBC 방송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처럼 동독 출신의 여성 과학자”라며 “그러나 닮은 점은 딱 거기까지”라고 보도했다. 독일의 ‘女트럼프’로도 일컬어진다.  
 
드레스덴 출신의 화학 박사인 그는 회사를 운영하다 정계에 뛰어들었다. 네 아이의 어머니로 지난해 배우자와 갈라섰다. 현 배우자는 유럽의회에서 보수당 블록에 있다가 쫓겨난 마르쿠스 프레첼 의원으로 AfD 소속이다.
 
페트리는 한때 “난민을 향해 필요하면 발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대 진영에선 그래서 페트리를 ‘여자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라고도 부른다. 웃으며 핵폭탄을 터트리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속 과학자다. 그러나 AfD 지지자들 사이에선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의 배우자인 프레첼도 못지 않다. 그는 “마린 르펜의 국민전선(FN)이 이끄는 극우 그룹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유럽의회 안에선 ‘독·불 극우 기관차’가 움직이는 셈이다.
 
독일 기성 체제의 AfD에 대한 반감과 우려는 크다. 메르켈 총리와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은 “이슬람도 독일의 일부”라고 했다. AfD와의 연정 가능성도 배제했다. 극우주의자들인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에 동조하는 정당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독일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무슬림들은 AfD를 나치에 비유했다. 독일 내 유대인 사회도 “반헌법적”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AfD의 정당으로서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바덴뷔르템베르크 등 3개 주의회 선거에서 의석을 차지했다. 이로써 독일 전체 16개 주의회 절반에서 AfD 의원들이 활동 중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3%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 녹색당을 제치고 안정적인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 연방의회 입성도 가능하다.
 
한편 ‘독일을 위한 대안’ 인사들에 대한 신변 위협이 늘고 있다. 이 당의 공동 대표인 외르크 모이텐와 페트리는 사설 경호원 2명씩을 들여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고 독일 대중지 빌트가 2일 전했다. 이 당의 여성 부대표 베아트릭스 폰슈토르히도 1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무장 경찰의 보호를 받은 채 참석했다.
 
유럽의회 의원인 폰슈토르히는 “메르켈 총리처럼 독일을 망쳐놓은 사람은 없다”며 반난민, 반이슬람 노선을 주도하는 강경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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