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보다 감성이 앞서는 하늘 소풍길 단상
3년전 열심히 독서하며 집필한 각 종교와 무신론자를 포함한 철학자들의 죽음관...
심혈을 기울여 정리 집필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머리에 남은 게 없다. 죽음관이 삶의 방식과 태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 뿐만이 기억에 남는다. 다만 천상병 시인의 '아름다운 세상소풍 마치고' 귀천한다는 싯귀가 어느 종교나 철학보다 더 또렷하게 각인돼 있다. 3년전 썼던 글을 추억하며 내가 지성을 갖추기 보다는 감성이 더 강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3년전 오늘 페북에 올린 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끝내는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지난주 '각 종교와 현대 무신론자·과학자의 죽음관'을 주제로 장문의 글을 탈고했다. 가톨릭, 개신교, 이슬람,힌두, 불교, 도교, 유교, 무속신앙 등 모든 종교의 죽음관은 삶의 방식도 결정해준다는 것을 읽었다. 유신론만큼 긴 무신론의 역사를 짚어보는 한편 셀리케이건, 리차드도킨스, 앨랭드 보통의 죽음관과 삶의 충고도 정리해보았다. 참 좋은 공부였고 탈고의 기쁨은 컸다. 그러나 대모산 맨발의길 쉼터에서 하늘소풍하며 고 천상병 시인의 '귀천'을 되내이는 것으로 죽음관에 관한 최종정리가 되는 듯하다. 모든 종교, 과학, 철학, 지식을 초월한 천 시인의 마음이 아카시아 향기와 함께 전해진다. — 대모산에서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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