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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종교 전쟁 아닌, 돈을 얻기 위한 사람들의 전쟁”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6/07/28 [23:14]
교황, IS 신부 테러를 종교전쟁으로 몰고가는 것 경고

“세계는 종교 전쟁 아닌, 돈을 얻기 위한 사람들의 전쟁”

교황, IS 신부 테러를 종교전쟁으로 몰고가는 것 경고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6/07/28 [23:14]

▲ 영상에서 아랍어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는 2명의 청년 테러범.     © SBS화면캡쳐

이슬람 무장단체, IS의 선전매체인 아마크 통신이 프랑스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서 신부를 살해한 용의자 2명의 충성 맹세 영상을 공개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종교전쟁 구도를 서구의 분열과 공포를 조장하려는 의도를 경계하는 발언을 했다.
 
27일(현지시간) 임기 후 첫 동유럽 국가 방문지인 폴란드로 향하던 비행기 안에서 교황은 기자들에게 “1914년과 1939~45년에도 전쟁이 있었고 지금도 세계는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말하는 전쟁은 종교 전쟁이 아닌, 돈·자원과 같은 이익을 얻기 위한 사람들의 전쟁임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프랑스 생테튀엔뒤루브레 성당에서 미사 도중 자크 아멜 신부가 IS 인질범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한 것에 깊은 슬픔을 표했지만 ‘종교 전쟁’으로 몰아가는 목소리엔 경고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이날 가톨릭 세계청년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닷새 일정으로 폴란드를 방문한 교황은 크라쿠프 공항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비롯해 국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대통령 부인 아가타와 베아타 시드워 총리는 폴란드 가톨릭 전통에 따라 무릎을 꿇고 교황의 반지에 입을 맞췄다. 환대 속에서도 교황은 소신 발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바벨궁에서 두다 대통령에게 “난민은 어디에서나 환영받아야 한다”며 난민 수용을 촉구했다. 교황은 즉위 뒤 첫 외부 방문지로 지중해 난민섬 람페두사를 방문했고, 줄곧 난민과 이주민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다. 터키와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고위 인사, 정교회 대주교, 유대교 성직자들을 만나며 종교 간 대화에도 역점을 둬왔다.
 
교황은 “전쟁과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온 사람들을 환영해야 하며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이들에게 연대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난민에 대한 연민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인구 92%가 가톨릭 신자인 폴란드는 무슬림이 국가 안보와 종교적 전통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난민 수용을 거부해왔다.
 
난민을 끌어안으라는 메시지에 폴란드 정부는 불편했을지 모르지만, 교황의 연설은 젊은 신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한 젊은이들은 폴란드 출신의 성 요한바오로 2세가 대중들과 만났던 장소인 크라쿠프 대주교궁 발코니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라서자 춤을 추고 노래하며 환호했다. 교황은 대회 준비 도중 암 투병 끝에 숨진 자원봉사자를 위해 묵념하자며 열광을 가라앉혔다. 그러나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꾼 것도 교황이었다. 그
 
는 “지금 몇몇은 교황이 오늘 저녁을 망칠 작정이라 생각할 것”이라며 농담을 건넸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나쁜 일만큼 좋은 일에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가서 당신들의 의무를 다하라. 떠들썩하게 밤을 보내라”고 활짝 웃으며 외쳤다고 AFP가 보도했다.
 
유럽에서 테러가 잇따르자 폴란드 정부는 교황 방문지에 3만9000명이 넘는 경찰을 배치했다. 29일 교황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를 찾아가 나치의 유대인 학살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고통의 침묵’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1998년 3월 로마교황청은 가톨릭 교회가 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외면하는 과오를 범했다는 포고문을 발표했지만 교회의 잘못은 없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교황은 31일 150만명이 모이는 세계청년대회 야외 미사를 집전한 뒤 로마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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