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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바티칸과 중국 수교에 제동 행보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6/08/25 [12:34]
3년 만에 가톨릭 신자 부총통이 바티칸 방문

대만, 바티칸과 중국 수교에 제동 행보

3년 만에 가톨릭 신자 부총통이 바티칸 방문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6/08/25 [12:34]
대만의 유일한 유럽 수교국인 바티칸과의 단교 우려
 
대만의 천젠런(陳建仁) 부총통이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9월 4일)에 참석하는 등 6일 일정으로 바티칸을 방문한다.
 
가톨릭 신자인 천 부총통이 내주 바티칸을 방문해 테레사 수녀의 시성식과 '성(聖) 프란치스코'가 태어나 활동한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州)의 아시시를 찾는다고 대만 외교부가 밝혔다.
 
그는 방문 기간에 교황청 고위 관리들도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부총통 급(級)의 대만 고위당국자가 바티칸을 방문하는 것은 3년 만으로, 최근 바티칸과 중국 간 수교 임박설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주교 서품 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교황청과 중국이 최근 서로 우호적인 발언과 제스처를 교환하면서, 유럽 내 유일한 대만 수교국인 바티칸이 대만과의 단교를 전제로 중국과 수교할 가능성이 부각돼 대만이 바짝 긴장하고 있으며 천 부총통의 바티칸 행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천 부총통이 교황청과 가톨릭 내의 개인적인 인맥을 활용해 중국과의 수교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행보를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교황청은 1951년 대만을 중국의 합법정부로 승인하면서 마오쩌둥(毛澤東)과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으며, 그 이후로 바티칸과 중국 간에는 공식적인 외교관계가 수립되지 않아 왔다. 아울러 중국은 교황의 사제와 주교 서품권을 인정하지 않는 등 교황청 무시 행보로 바티칸과 갈등을 빚어왔다. 중국에선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 천주교애국회가 독자적으로 주교 서품을 단행하고 있으며 중국 내 가톨릭 신자 1천200만명은 교황을 영적 지도자로 인정하면서 공식적으로 천주교애국회 교회에서만 미사를 본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당국과 교황청 간에 갈등이 수습 또는 봉합되는 움직임이 있었다. 특히 이달 초 천주교 홍콩교구장인 존 통혼(湯漢) 추기경은 교구 주보에 쓴 '중국교회와 세계교회의 통합'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교황청과 중국이 최근 중국 내 주교 임명절차에 대해 일종의 양해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당국과 교황청 간에 해묵은 갈등이 풀릴 기미를 보이면서 중국과 바티칸 간에 수교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하나의 중국'을 이유로 대만과의 단교를 전제로 수교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대만이 급해졌다.
 
중국 당국은 2013년 친(親)중국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이 바티칸을 찾아 교황 취임식에 참석했을 때에도 거친 반응을 보였을 정도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해왔다. 대만은 국가가 아니므로 마 총통이 국가수반 자격으로 교황 취임식에 참여해선 안 된다는 논리였다.
 
중국은 작년 말 독립 성향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 수락을 하지 않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당선된 이후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중국은 차이 총통 당선 2개월 만인 지난 1월 아프리카의 소국 감비아와 복교한 데 이어 대만과의 수교국인 파나마에도 수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티칸이 중국과 수교하면 유럽에서 대만 수교국은 모두 사라지며, 전 세계에서 대만과의 수교국은 21개국으로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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