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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연설을 듣고자 교회 초정한 게 아니다"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6/09/17 [11:32]
흑인교회서 글린턴 후보 비판하는 트럼프 제지한 목사

“정치연설을 듣고자 교회 초정한 게 아니다"

흑인교회서 글린턴 후보 비판하는 트럼프 제지한 목사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6/09/17 [11:32]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흑인교회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비판하다가 목사가 제지하는 일이 발생했다.
 
트럼프는 이날 미시간주 플린트에 있는 흑인교회인 베델연합감리교회에서 약 70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연설을 했다. 미시간은 대선 승부처로 불리는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제조업 중심 지역)에 속해 있으며 플린트는 트럼프의 '약점'으로 지목된 흑인 유권자층이 많은 지역이다.
 
이날 연설 주제는 인근지역 수돗물이 올초 납에 오염되면서 초래된 공중보건 위기였지만, 트럼프는 연설도중 클린턴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는 클린턴이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외교정책에서도 실패했다"면서 "클린턴이 손대는 모든 건 잘 풀리질 않는다. 아무것도"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교회를 이끄는 페이스 그린 티몬스 목사가 손을 꽉 움켜쥔 채 걸어나왔다. 그는 트럼프 연설 중간에 "트럼프 씨, 전 우리가 플린트에서 무엇을 해왔는지를 기억하기 위해 당신을 불렀을 뿐, 정치연설을 듣고자 한 게 아닙니다"라며 끼어 들었다.
 
트럼프는 "오, 오, 오, 오케이. 플린트 얘기로 돌아가면 되는 거죠"라며 잠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 뒤, 다시 플린트 지역 문제를 주제로 한 연설에 집중했다.
 
이후 티몬스 목사는 성명을 내 "목회는 모든 사람에 열려 있고 트럼프는 목회를 지켜보기 위해 왔다"며 "트럼프가 우리 교회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해서 교회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는 15일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뭔가 일이 있었다. 목사는 나를 처음 소개할 때부터 초조해 했다"며 "상당히 예민했고 동요하는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중들은 정말 환상적이었는데, 다만 그(티몬스 목사)는 너무 긴장했다. 그는 마치 긴장으로 엉망이 된 사람(nervous mess)이어서, 난 뭔가가 있다고 여겼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이때 쓴 '긴장한 사람'(nervous mess)라는 표현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미를 내포할 수 있어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클린턴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는 목사를 긴장으로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이는 모욕적일 뿐만 아니라 크게 틀렸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티몬스 목사는 괴로운 시기를 겪고 있는 공동체의 구심점이다"며 "목사는 이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연이은 막말 논란에서 교훈을 얻은 듯 최근 유세에서 정제된 표현을 구사하기 시작했지만, 이번 발언은 트럼프가 적으로 인식한 사람들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면 이같은 유화 전략에서 언제라도 벗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AFP는 평가했다.
 
이날 연설은 트럼프가 지난 3일 흑인 유권자층 구애를 위해 디트로이트 흑인교회를 찾은 데 이은 두번째 흑인교회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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