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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사살 오클라호마주 털사 백인경관 '1급 살인' 적용 기소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6/09/23 [21:29]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는 비상사태 선포

흑인 사살 오클라호마주 털사 백인경관 '1급 살인' 적용 기소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는 비상사태 선포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6/09/23 [21:29]

미국 오클라호마 주 털사에서 비무장 상태던 흑인 테렌스 크러처(40)를 사살한 백인 경찰 베티 셸비(42.사진)가 1급 살인죄로 기소됐다.
 
털사 지방검찰청은 22일(현지시간) 지난 16일 길가에 고장난 SUV차량을 세워 놓고 도움을 기다리던 비무장 흑인 크러처를 살해한 혐의(1급살인)로 경관 셸비를 기소했다. 셸비는 유죄가 선고되면 최소 징역 4년형을 받는다.
 
이에 대해 크러처 유가족 측은 "행복한 기소가 이뤄졌다"면서 "강경한 고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경찰이 공개한 사건 당시 영상들을 보면, 크러처는 두 손을 든 채 자기 차를 향해 걸어가면서 경찰로부터 멀어지다가 갑자기 총에 맞고 쓰러졌다.
 
한 경찰은 이때 크러처를 "나쁜 녀석(bad dude)"이라고 지칭했으며, 응급조치는 크러처가 쓰러진지 2분이 지나서야 취해졌다. 이 영상은 흑인사회를 격노하게 했다.
 
털사 지검장인 더그 캠벨은 제출한 기소장에서 크러처가 총을 맞으면서 다른 경찰이 쏜 테이저건 1발도 맞았다고 밝혔다. 또 셸비가 크러처를 "불법적이고 불필요하게" 총으로 쐈다고 주장하면서 셸비의 행위가 "비이성적"이었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셸비는 당시 크러처가 이상한 행동을 보였으며 그가 곧 총기를 꺼내들지는 않을지 두려웠다는 입장이라고 그의 변호인은 전했다.
 
기소장 역시 크러처가 당시 혼잣말을 하고 있었고 셸비는 크러처와 대면하며 "생명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의 계속되는 흑인 피살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털사에선 이틀째에 접어들며 큰 소요가 벌어진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와 달리 평화롭게 진행됐다.
 
 
스콧의 죽음과 샬럿의 시위, 공권력과 흑인사회의 갈등에 다시 불붙여

 
경찰 총격에 따른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밤 팻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 투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20일 샬럿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 흑인 남성 키스 라몬트 스콧(43)이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데서 촉발됐다. 체포 영장이 발부된 용의자를 찾고 있던 경찰이 다른 흑인 남성인 스콧에게 발포해 벌어진 사건이었다. 경찰 측은 “찾고 있던 용의자는 아니었지만 그(스콧)가 무장하고 있었다”며 “차량에서 총기를 들고 나와 위협을 가해서 발포했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경찰의 발표가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콧은 비무장 상태였고 아이들의 스쿨버스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커 푸트니 샬럿 경찰서장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 현장에서 발포한 흑인 경찰을 향해 스콧이 휘두르던 총기를 발견했다. 책은 없었다”고 재차 확인했다. 또 “총을 내려놓으라고 여러 번 경고했으나 스콧이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스콧의 사망은 거센 시위로 이어졌다. 20일 밤 샬럿 도심에선 시위대가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손을 들었으니 쏘지 말라(Hands up, don’t shoot!)’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이튿날까지 이어진 시위는 한 시위 참가자가 치명적인 총상을 입으면서 격화됐다. 샬럿시 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총에 맞은 시민이 위독한 상태이며, 경찰 4명도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또 “총격은 민간인끼리 대치하던 중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위대는 물병을 던치고 경찰차를 공격하는 등 격렬하게 경찰에 맞섰고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가스를 살포했다. 밤 10시 시 당국이 “시위대와 언론 모두 철수하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하겠다”고 경고한 뒤 상황은 진정됐다.
 
스콧의 죽음과 샬럿의 시위는 공권력과 흑인사회의 갈등에 다시 불을 붙였다. 지난 16일에도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40세 흑인 남성 테렌스 크러처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 지시대로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있던 그를 향해 경찰은 발포했다. 14일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장난감총인 BB탄총을 든 13세 소년 타이리 킹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졌다. 1주일 새 경찰이 흑인을 사살하는 사건이 3건 발생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스콧을 포함, 올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미국인은 모두 706명이며, 이중 흑인 남성이 163명이라고 보도했다.
 
긴장이 고조되자 로렌타 린치 미 법무장관은 21일 스콧과 크러처 사망사건에 대해 “비극적이며 슬픈 사건”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시위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 변화를 이끌지만 폭력은 시위로 얻고자 하는 정의를 약화시킨다”며 평화 시위를 촉구했다. 법무부는 크러처 사건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흑인 인권단체들은 잇따른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의미로 불매 운동에 돌입했다. 현지 흑인 운동가인 B.J.머피는 NYT에 “죽임을 당하는 게 지겹다. 적당히 넘어가려는 정치인들도 지겹다. 우리는 너무 약하고, 정치인은 우리의 슬픔에 공감하지 못한다”며 “샬럿에서 흑인의 목숨이 중요하지 않다면 우리의 돈도 필요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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