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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힌디어 지명으로 개칭하며 영국 식민잔재 청산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6/09/23 [21:39]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 '인도화' 강조

인도, 힌디어 지명으로 개칭하며 영국 식민잔재 청산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 '인도화' 강조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6/09/23 [21:39]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의 왕명에서 따온 지명을 폐지하려는 시도도
 
인도 정부가 영국 식민시대의 지명을 잇달아 힌디어나 힌두교 관련 명칭 등으로 바꾸는 등 식민잔재 청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수도 뉴델리 자치위원회는 최근 총리공관이 있는 '레이스 코스 로드'(경마장길)를 힌디어인 '로크 칼리안 마르그(공공복리길)'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총리공관 주소는 레이스 코스 로드 7번지에서 로크 칼리안 마르그 7번지로 변경됐다.
 
뉴델리 자치위원회는 종전 도로명이 과거 영국식민지 시절 당시 경마장이 이 지역에 들어섰던 데서 비롯됐다며 인도인의 정서와 가치 체계에 맞지 않아 개명했다고 설명했다.
 
인도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봄베이를 뭄바이로, 마드라스를 첸나이로 바꾸는 등 영국 식민시대 때 지명을 식민시대 이전 명칭으로 바꾸는 일은 꾸준히 진행됐다. 하지만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이 2014년 집권한 이후에는 지명 등에서 '인도화'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한층 강해졌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실제로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는 올해 4월 외국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뉴델리 외곽 산업도시 '구르가온'을 힌두교 서사시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어원을 좇아 '구루그람'(스승의 마을)으로 개명했다. 또한,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의 왕명에서 따온 지명을 폐지하려는 시도도 잦다.
 
무굴제국 6대 황제인 아우랑제브의 이름을 딴 뉴델리 시내 아우랑제브 로드는 지난해 7월 사망한 A.P.J 압둘 칼람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 압둘 칼람 로드로 이미 바뀌었다.
 
BJP는 무굴제국 3대 황제의 이름을 딴 악바르 로드도 힌두 왕인 마하라나 프라타프 로드로 바꾸고자 했으나 추진했으나, 이는 이미 뉴델리 시내 다른 곳에 쓰이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개명 움직임이 왜곡된 힌두 중심주의의 발로라면서 이 같은 시도가 계속되면 알라하바드, 파리다바드, 하이데라바드 등 이슬람 어원의 도시명도 바꾸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일간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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