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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할수록 커지는 ‘박대통령-최태민.최순실 사교적 관계’

신민형 | 기사입력 2016/10/30 [21:25]
국내외 언론 등에 풍문 봇물, 실제 사실보다 더한 의혹이 기정사실화될 우려

은폐할수록 커지는 ‘박대통령-최태민.최순실 사교적 관계’

국내외 언론 등에 풍문 봇물, 실제 사실보다 더한 의혹이 기정사실화될 우려

신민형 | 입력 : 2016/10/30 [21:25]
KBS, 최태민 종교 행사에 참석한 영상 공개
국민일보, ‘영적 부부관계’ 발언 밝혀
SBS ‘그것이 알고싶다’, ‘최태민 행적 제보’ 공지글 올려 의혹 확대 예고 
국내외 언론 등에 풍문 봇물, 실제 사실보다 더한 의혹이 기정사실화될 우려

 
‘최순실 사태’가 온나라를 들쑤시며 어수선한 가운데 최순실의 부친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였던 故 최태민에 대한 온갖 풍문이 국내외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국정을 농단한 러시아의 라스푸틴과 고려 공민왕때의 신돈 등 역사적 인물과 비교되며 그동안 금기시되었으며 ‘말도 안된다’며 넘겨버렸던 의혹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리고 차츰 드러나는 믿기지 않았던 사실에 충격을 받은 대중들은 터무니없는 의혹까지 믿게 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떠돌던 의혹과 풍문은 외국언론에도 인용됐다가 다시 국내에 들어와 의혹을 확대 재생산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를 통해 “민간인에 불과한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최씨는 고(故) 최태민씨의 딸로 부녀가 대를 이어 박 대통령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07년 7월 20일자 주한 미국대사관의 외교 전문을 인용해 “최태민씨는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불리며 과거 박 대통령의 심신을 지배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를 이어 딸인 최씨가 똑같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야권은 최씨가 무속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8일 ‘박근혜의 마음속 그림자가 한국에도 드리웠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최순실 사태를 ‘구이미(閨密·친한 여자친구) 스캔들’로 규정했다. 사설은 “최씨는 박 대통령이 부모를 모두 잃은 뒤부터 박 대통령의 ‘구이미’가 됐다. 박 대통령은 미혼에 자녀도 없어 고통과 긴 고독 속에서 최씨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했다”고 전했다. 이어 “친구 사이의 정(情)으로 국가 최고 기밀을 유출했다면 이는 한국의 대통령 제도를 위반한 것”이라며 “최씨가 박근혜 정권에 개입한 수준이 어디까진지 아직도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관영 신화사, 신경보 등도 ‘구이미 스캔들’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29일 ‘샤머니즘적 사이비(Shamanistic cult)’와 관련된 스캔들이 한국 대통령을 위협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의 기이한(mystical nature) 관계를 짚은 보도를 보고 많은 한국 국민은 대통령이 ‘돌팔이(quack)’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믿는다”고 보도해 놓았다.
 
국내에서는 언론은 물론 정치인들로부터 최태민과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를 계속 생산되고 있다.
 
야당 정치인들은 물론 정두언 전 의원 등도 최순실 의혹 폭로의 ‘정윤회 배후설’을 제기한 가운데 또 다른 근거없는 풍문을 낳고 있다. ‘정윤회는 유병헌의 구원파 계열이고, 최순실은 최태민의 후계자인데 박심을 휘어 잡은 최순실의 승리로 최순실은 더욱 더 기고만장해지고 마침내 대한민국을 사교국가로 만들어버렸다.’는 등의 루머이다.
 
▲ 1975년 당시 최태민 씨가 주최한 종교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23세) 영상. KBS 화면 캡쳐    
 
최근 최순실 사태보도에 나선 KBS도 ‘박대통령-최순실’ 의혹보도에 가세했다. KBS가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최씨의 국정농단에 종교적 배경이 있다’ ‘박 대통령이 주술에 영향받았다’는 정치권의 의혹에 반박하는 가운데 1975년 당시 최태민 씨가 주최한 종교 행사에 참석한 영상을 공개한 것. KBS 영상 아카이브에 보관된 57초짜리 촬영 원본에는 당시 23살이던 박근혜 영애(令愛)가 구국기도회 때마다 연단에서 수많은 청중을 향해 연설을 하고 청중들은 양손을 뻗치고 경청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박 대통령은 1975년 5월4일 대한구국선교단 최태민 총재가 주최한 구국기도대회에 참석했다. 이어 5월10일 임진각에서 열린 구국기도회, 6월1일 대구에서 열린 구국기도회에도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한구국선교단은 이후 박근혜 대통령 영애를 명예총재로 추대했으며 이후 대한구국선교단은 십자군을 창설하고 야간무료진료센터 개원하는 등 활동 범위를 넓힌다. 최 총재가 1977년 1월 대한구국선교단 산하단체를 새마음갖기 국민운동본부로 새로 발족시키면서, 기도대회에서 시작된 최태민과 박근혜 대통령 영애의 관계는 종교에서 사회 활동으로 성격이 변화한다.
 
국민일보는 30일 최태민 씨가 “박근혜와 나는 영적 세계의 부부”라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19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최씨와 교계 활동 및 교류를 해온 전기영(78·서산 충성전원교회) 목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것이다.
 
전목사는 또한 “내(최태민)가 육영수 여사로 빙의(憑依)한 몸이 되어 박근혜 앞에서 말하자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가 깨어나는 입신을 했다”고 했던 것으로 전했다.
 
국민일보는 전 목사와 최씨가 70년대 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종합총회의 부총회장과 총회장 신분으로 만났다고 밝혔다. 종합총회는 70, 80년대 300여개 교회가 가입한 교단이었으나 지금은 50여개 교회가 속한 군소 교단이며 현재 전 목사가 총회장을 맡고 있다. 전 목사에 따르면 최씨는 당시 자신이 세운 영세교 교세 확장을 위해 이 교단을 이용했다고 했다. 다.
 
전 목사는 최씨와 함께 활동했던 당시 불거진 ‘최태민·박근혜 연인설’에 대해 “최씨에게 직접 물어본 적이 있다”면서 “그때 최씨는 ‘박근혜와 나는 영의 세계 부부이지 육신의 부부가 아니다’고 말한 걸 들었다”고 설명했다.
 
항간에 떠도는 최씨의 육영수 여사 현몽(現夢) 이야기(‘육 여사가 꿈에 나타나 박근혜를 도와주라고 전했다’)에 대해서도 전 목사는 “최씨가 현몽에 대한 편지를 청와대에 보낸데 이어 박근혜를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 ‘내가 육 여사의 표정과 음성으로 빙의했다’고 말했다”면서 “최태민이 내게 말하길 ‘육 여사 빙의에 박근혜가 놀라 기절했다가 깨어났다. 육 여사가 내 입을 빌려 딸에게 나(최태민)를 따르면 좋은 데로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 박근혜는 입신(入神·신들림)한 상태였다’”고 했다는 것이다.
 
▲ ‘최태민·최순실씨 일가로부터 피해를 입은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는 SBS 공지글     © 매일종교신문
 
이러한 의혹들이 언론들을 통해 밝혀지는 가운데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최태민·최순실 씨 일가를 다룬다며 예고하고 29일 방송 마지막에 "최태민·최순실씨 일가로부터 피해를 입은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는 공지글을 내보냈다. 공지 글에는 "1970년대 대한구국선교단 총재로 활동했던 최태민 목사의 행적에 대해 잘 아는분"이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듯하다.
 
진실이 은폐될 때 의혹은 커진다. 만약 ‘박대통령-최순실-최태민 의혹’이 자꾸 감싸여지면 감싸여질수록 실제 사실보다 더한 의혹이 기정사실화될 것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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