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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비망록, 청와대의 종교공작 내용 분석

매일종교 뉴스1팀 | 기사입력 2016/12/08 [20:31]
불교계 성명발표, 신부 뒷조사, 종교단체 결성 시도 등

김영한 비망록, 청와대의 종교공작 내용 분석

불교계 성명발표, 신부 뒷조사, 종교단체 결성 시도 등

매일종교 뉴스1팀 | 입력 : 2016/12/08 [20:31]
▲ 김영한 비망록 중 11월 25일자 부분. 비서실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과 '조계사-황선 장소제공-경위 조사 후 조치(자승)'이라고 명시돼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청와대가 종교인의 뒷조사를 지시하고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성명서 발표를 못하게 하고, 입맛에 맞는 종교단체 결성을 지시하는 등 사찰을 넘어 ‘공작’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故김영한 前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일부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교계 신문들이 8일 분석한데서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세월호 사건 직후 지명된 문창극 총리후보자에 대한 반대 여론이 들끓던 2014년 6월 16일 수첩에는 ‘불교계 자승. 실천불교승가회 13일 기자회견, 주일 오후 교구본사주지협회 성명 추진 –기독교 동향 유의’라는 메모가 발견된다. ‘교육’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볼 때 교육문화수석이 보도한 내용으로 추정된다.
 
이날 불교계 설득작업 지시가 내려진다. “(문창극 총리지명자) 청문회를 보고 성명서 내도 늦지 않다”면서 문 지명자의 종교가 기독교인 점을 감안해서인지 불교계가 반대성명을 내는 행위가 “종교전쟁처럼 돼서는 안 된다”는 논리까지 제시하며 성명서 발표를 지연하도록 공작을 펴라는 것이다.
 
이틀 뒤에는 정무수석이 ‘총리 관련 종교계와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다음날에도 ‘7대 종단-사퇴 성명서 준비 -’자승‘ 24개 교구본사주지협의회 성명 예정’, ‘7대 종단협의회 –대통령 면담’, 21일 에는 이틀 뒤 예정된 종교단체 시국선언에 대해 논의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메모가 있다.
 
7월 23일에는 김기춘 비서실장 지시로 보이는 메모가 눈길을 끝다.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선처 탄원’에 관한 것으로 ‘염수정, 자승, 김희중대주교, 김영주 목사’를 거론한 다음 “국가전복기도 세력에 대한 선처 탄원은 곤란”하다면서 “교황 관련 각종 지원에 불구, 기록으로 남겨야”라고 적고 있다. 이는 국고지원을 빌미로 종교계를 통제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기록으로 남겨야한다는 부분은 향후 이들 단체에 대한 예산 배정 불이익을 예고하는 것을 해석될 수 있다.
 
교황 방한이 국격을 높이고 대통령 이미지 제고에 도움된다며 천주교 지원을 하라는 지시가 담긴 메모도 있다.
 
8월 1일에는 김기춘 실장이 세월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로 ㅇㅇ스님과 ㅁㅁ신부의 기고를 언급하고, 며칠 뒤 이 스님은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슬퍼하되 슬픔에 젖으면 안 된다. 단식 통한 유가족 주장은 국민에게 이미 전달됐다. 그럼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월말이자 일요일에 긴급호소문을 통해 정쟁을 멈추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는 국회서 논의할 것과 민생법안 처리를 여야에 주문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명의로 일요일에 긴급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8월 7일에는 우병우팀이 허수아비그림과 관련해 애국단체가 명예훼손으로 고발토록 하고, 천주교 신부 뒷조사를 지시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경찰과 국정원 6국 국장급으로 구성된 팀에게 뒷조사를 맡기는 방식이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 기념전에서 홍성담을 비롯한 작가 60여 명이 가로 10.5m, 세로 2.5m 크기로 광주민중항쟁 당시 시민군과 대인시장에서 주먹밥을 나눠주던 오월 어머니가 세월호를 힘차게 들어 올리는 장면을 그렸다. 그림 좌측에는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허수아비 모습의 박근혜 대통령을 조종하는 모습을 그려 논란이 일었다.
 
8월 15일 회의에서는 현 정부에 우호적인 ‘건전- 종교단체 모임 결성’ 지시가 내려진다. 정권에 입맛에 맞는 종교단체를 만들어 여론전을 펴겠다는 음모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일부 종교단체들이 좌파승려, 신부인명사전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10월 17일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선거 결과에 대해 “65 VS 15“라고 분석한 메모도 있다. 자승 원장 측이 압승한 사실을 보고하는 장면이다.
 
재가불자들의 동향도 수시로 보고 내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사위가 전교조 관련 1심 재판장을 맡은 김동건 불교포럼 대표, 김희옥 동국대 총장에 대한 자승 총무원장의 총장선출 외압관련 사건을 암시하는 듯한 메모 등도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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