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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포퓰리즘이 ‘히틀러’ 재등장시킨다”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7/01/22 [19:37]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추후 행동으로 판단“

교황 “포퓰리즘이 ‘히틀러’ 재등장시킨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추후 행동으로 판단“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7/01/22 [19:37]

“히틀러는 국민에 의해 선출됐고, 그 후 국민들을 파멸시켰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득세하는 포퓰리즘이 히틀러 같은 지도자의 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교황은 지난 20일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퓰리즘의 위험성을 묻는 질문에 "사람들은 위기가 닥치면 판단력을 잃고 자신들을 지켜줄 구원자를 찾는다"며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선출됐던 1933년 독일을 포퓰리즘의 극단적 사례로 꼽았다. 교황은 "당시 독일은 1930년 경제 위기를 겪고 붕괴된 상태였다. 독일인들은 국가를 다시 일으켜줄 지도자를 원했고, 이때 히틀러가 '내가 할 수 있다'고 외치며 나섰다"며 "히틀러는 권력을 훔치지 않았다. 히틀러는 국민에 의해 선출됐고, 그 후 국민들을 파멸시켰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벽이나 철조망을 세워 외부인을 몰아내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려고 한다. 히틀러가 했던 것이 바로 그런 일"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국경 통제 강화를 주장하는 정치인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교황은 이어 "국경 통제는 주권 국가의 권리지만 국민들이 이웃과 대화할 가능성까지 차단해선 안 된다. 사회 구성원들끼리 대화하고, 외부인과도 대화하라"라며 갈등을 극복할 방안으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해 5월 한 연설에서 "유럽은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있다. 난민 등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는 등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국가들을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해를 묻자 교황은 "사람을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하는 행동을 보고 난 뒤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했던 말만으로도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교황은 "나는 기다리겠다. 하나님께서도 내 모든 죄에도 불구하고 아주 오래 나를 기다리셨다"며 트럼프의 변화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교황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심각한 인류 위기"를 맞아 빈민을 위해 계속 싸워달라고 촉구했다. 교황은 "따뜻한 축하 인사"를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혜와 힘"이 주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우리 '인간 가족'이 장기적이고 단합된 정치적 대응을 요하는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의 시기에 당신(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미국인들의 역사와 인간 존엄 및 전 세계 자유 진보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가능게 한 풍부한 정신적, 윤리적 가치들에 의해 인도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신의 지도력으로 미국의 위상이 무엇보다 우리의 문 앞에 선 나사로처럼 빈민과 소외된 자,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에 의해 계속해서 측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제 16대 미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성경에 손을 얹고 "대통령직을 성실히 수행하고 모든 능력을 다해 미국의 헌법을 보전하고 수호할 것을 엄숙히 맹세한다"고 취임 선서를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은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하자고 강조, 교황이 요청한 내용과는 거의 일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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