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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 차례를 대신한 정유년 설날 가족기도문

신민형 | 기사입력 2017/01/27 [20:32]
일상의 안식과 영원한 안식

‘안식’- 차례를 대신한 정유년 설날 가족기도문

일상의 안식과 영원한 안식

신민형 | 입력 : 2017/01/27 [20:32]


일상의 안식과 영원한 안식 

사람들 일상 사고와 생활에 자리잡은 각종 경전, 그리고 고전이나 속담에서의 표현이 느닷없이 마음에 와닿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엔 그냥 지나쳤던 어귀와 단어가 어느날 수천년 인간이 겪고 터득한 귀한 말씀이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세월가며 삶의 경륜과 수양으로 얻어지는 ‘돈오점수(頓悟漸修)’를 넘어선 ‘돈오돈수(頓悟頓修)’의 경지라고도 착각하게 합니다. 종교생활 뿐 아니라 일생생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저 역시 숱한 단어와 표현을 접하면서 그런 착각을 경험했습니다.  

나이 한 살을 더 보태는 정유년을 앞두고는 별안간 ‘영원한 안식’이란 표현이 와 닿았습니다. ‘영원한 안식’- 수천년 삶과 죽음을 성찰한 인류가 만들어낸 뛰어난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이 저 세상 가실 때 막연하게 ‘영원한 안식’ 누리실 것을 간절히 바라긴 했으나 새삼 그 표현의 깊이를 느끼게 됩니다. 

하루 일과 마무리하고 잠자리들 때의 편안함, 일주일 업무 끝내고 주말을 맞는 느긋함이 안식일 것입니다.  

삶을 마치고 맞는 ‘영원한 안식’이라고 표현한 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오래된 성찰의 결과입니다. 영생을 믿는 종교인들은 그들대로, 대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믿는 사람들도 그들대로 죽음을 영원한 안식이라며 고된 삶과 두려운 죽음을 위안·위로합니다.  

생로병사 모두 ‘고(苦)’의 과정이라고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특히 심신이 괴로울 때 그렇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픔을 겪지 않으면 안식이 될 것이며 최종의 영원한 안식은 죽음일 것입니다. 

안식은 최선을 다했을 때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만족스런 하루와 일주일, 한해을 마무리했을 때 따뜻한 잠자리에 들어 죽은 듯 고요하고 편안한 안식을 만끽하게 됩니다.  

지레 걱정과 근심은 막상 닥치면 별거 아닙니다. 입시, 군대, 취업, 결혼과 출산, 부모와의 이별에서부터 각종 시험과, 면접, 이사, 신문 마감작업과 섭외, 협상, 아들의 입대, 병치레와 수술 등 어떻게 맞을까 두려웠던 암담하고 번거롭고 마음 조아린 숱한 일들이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괜찮아, 다 잘 될거야!’를 절실히 느끼는데 60년 넘는 세월이 걸린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아프다고 하면 병세를 지레 걱정, 근심을 하게 됩니다. 아프다아프다 최종적으로 맞이 하는 것이 죽음이라고 하는데 그걸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괜찮아 잘 될거야!’라는 생각이 죽음에 대해서도 적용되도록 연습하고 있습니다. 인생 마감 역시 온갖 궂은 일상이 별거 아니게 지나갔듯이 구름처럼 흘러갈 것입니다. 온갖 희노애락을 겪은 고단한 몸이 구름처럼 가볍고 고용하고 편안한 잠에 드는 것입니다.

 

하루 일과를 제대로 마쳤을 때 잠자리의 편안함이 더 느껴지듯이 최선을 다한 삶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릴 것입니다. 열심히 생할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다가 기력이 쇄진해지면 편안한 잠자리를 찾는 것과 같습니다. 신비한 계절 변화의 만끽, 아내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함께 가족의 따듯함을 느꼈던 세월, 손녀의 천진무구 귀여운 모습과 부드러운 고사리 손의 촉감 등을 더 누리려는 미련과 욕심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러한 아름다운 축억이  이 세상에서 '사랑과 행복의 DNA'로 이어져갈 것이라 만족할 것입니다. 그리고 힘겨웠던 세월과 순간을 생각하며 이제 편한 잠자리 들어간다는 평화로운 마음을 가질 것입니다.  

4일간의 연휴로 안식을 취하는 설날아침, 서윤의 삶을 잇게 해주신 아버지 어머니를 비롯해 모든 선조들께서 영원한 안식을 취하고 계시다고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한 그분들에게 감사하며 또한 그분들에게 올리는 푸짐한 아침 식탁을 마련한 아내와 며느리에게 고마운 마음입니다. 또한 이렇게 둘러앉아 기도를 올리고 맛있는 식사를 하게 되는 우리의 일상에 감사드립니다. ‘괜찮아! 다 잘될거야’라는 믿음으로 정유년 한해를 신나고 즐겁게 시작합니다. 

- 2017년 정유년 설날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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