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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생명체, 유기화합물이 자체적으로 합성”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7/02/17 [21:14]
돈 탐사선 관측자료 분석, ‘외계 유입설’에 쐐기

“최초 생명체, 유기화합물이 자체적으로 합성”

돈 탐사선 관측자료 분석, ‘외계 유입설’에 쐐기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7/02/17 [21:14]
▲ 돈 탐사선이 세레스에 다가가는 장면을 그린 상상도. 돈 탐사선은 소행성대에 있는 왜행성 세레스를 궤도 운동하며 지구에서 관측할 수 없었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NASA 제공    

최초의 생명체가 ‘외계에서 왔다’ ‘스스로 만들어졌다’는 논란이 있는 가운데 “유기화합물이 자체적으로 합성해 만들어졌다”는 단서가 나왔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가 발간하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는 17일자에 '케레스 표면의 국지화된 지방족(脂肪族) 유기물'(Localized aliphatic organic material on the surface of Ceres)이라는 논문을 실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소행성 탐사선 '돈'(Dawn)의 관측자료를 분석해 이뤄진 발견을 논문에 게재한 것이다.
 
돈 탐사선은 화성과 목성 사이 궤도의 소행성대에 있는 왜행성 케레스(Ceres)에서 생명 발생의 단초가 되는 핵심요소 중 하나인 유기화합물이 집중된 지역을 발견됐다.
 
논문 저자들은 케레스의 표면을 가시광선 및 적외선 매핑 분광계로 조사한 결과 3.4㎛ 전후 대역에서 뚜렷한 흡수 밴드 신호가 나와 유기물질이 집중적으로 분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들을 발견했다. 이런 곳들은 북반구에 있는 지름 53.4km의 '에르누테트 분화구'에 가까운 약 1천㎢ 넓이의 지역에 몰려 있었다.
 
관측은 최고 4천300km, 최저 385km 높이에서 케레스 표면을 관찰한 돈 탐사선에 의해 이뤄졌다.
 
논문 공저자인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 선임연구원 시모네 마르치 박사는 "케레스에는 암모니아를 품은 수화(水化) 광물, 얼음 상태의 물, 탄소화합물, 염류(鹽類)가 있으며, 이제 유기물질이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며 케레스가 생명이 발생하기 위한 핵심요소들을 갖추고 있음이 이번 발견으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지질학적 분석을 담당한 그는 "이 지역은 전반적으로 분화구가 많고 오래된 지형으로 보이지만 에르누테트의 테두리 부분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서 발견된 유기물이 케레스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생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유기물의 정확한 성분을 알아낼 수 있을 정도로 데이터가 충분하지는 않았으나, 스펙트럼 상으로는 타르와 비슷한 물질에 가깝다고 논문 저자들은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케레스에 생명의 발생에 적합한 환경이 존재하며 행성 내부에서 유기물이 생성돼 표면으로 나오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한편 과학자들은 최초의 생명체는 어떻게 생겼을까, 생명체의 근원이 되는 유기물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생겼는지 규명하기 위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태양계 바깥 외계의 유기물이 혜성과 같이 먼 거리를 움직이는 천체를 타고 이동했다는 가설도 있고, 운석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거대한 에너지로 합성됐다는 가설도 있다.
 
1969년 호주 빅토리아 주 머치슨 지역에 떨어진 거대 운석에서 유기물이 발견된 이후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온 유기물의 출처가 어디인지 찾기 시작했다. 탐사선이 지구로 보내온 영상 자료에 의존해 추정할 뿐이다. 달이나 화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 정도에서만 직접 유기물이 있는지 탐사할 수 있었다. 이마저도 지구의 유기물에 오염된 결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2015년에는 아폴로 16호, 17호가 가져온 달 시료에서 발견된 유기물이 사실은 지구에서 묻어간 것이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운석 연구를 통해 여러 천체에 유기물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이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015년에는 태양계 밖에서 이미 만들어진 유기물이 운반돼 온 것이라는 가설이 힘을 얻었다.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보내진 탐사선 ‘필레’가 혜성에서 유기화합물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논문은 이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에르누테트 근처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기물은 지방질 유기화합물이다. 이 유기물이 운석에 실려 세레스에 도착했다면 세레스와 운석이 충돌할 때 이미 다 파괴됐으리란 것이 데 산크티스 박사의 설명이다. 게다가 에르누테트가 만들어질 당시 세레스가 영향을 받은 지역과 이번 유기물이 발견되는 장소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도 데 산크티스 박사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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