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14세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 제노바에서 발견

매일종교 뉴스1팀 | 기사입력 2017/02/21 [17:46]
한국 最古 수묵 소나무 담긴 그림

14세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 제노바에서 발견

한국 最古 수묵 소나무 담긴 그림

매일종교 뉴스1팀 | 입력 : 2017/02/21 [17:46]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14세기 고려불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 한 점이 이탈리아 제노바의 미술관에서 발견됐다.
 
고려불화 연구자인 정우택 동국대박물관장은 “동국대 개교 110주년 기념사업회 후원으로 유럽지역 한국 불교 미술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달 초 이탈리아에서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를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불화를 직접 확인하기까지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수월관음도는 달빛 아래 바위 위에 반가좌로 앉은 관음보살을 그린 그림이다. 비단에 색칠을 한 이 수월관음도(가로 55.4㎝, 세로 105.9㎝)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왼쪽 윗부분에 그려진 소나무다. 정 관장은 “소나무가 그려진 첫 수월관음도”라며 “유일한 사례일 뿐 아니라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수묵 소나무 그림이라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소나무가 그려진 한국 최고(最古)의 수묵화는 일본 교토 묘만지(妙滿寺)의 ‘세한삼우도(歲寒三友圖)’로, 이 그림은 고려 말에서 조선 전기로 추정된다.
 
관음보살 목걸이의 채색 방법도 독특하다. 정 관장에 따르면 일반적인 수월관음도에서는 금을 아끼기 위해 목걸이를 먼저 그리고 나서 금박가루를 칠해 몸체를 표현했는데 이 그림은 몸체 전체에 금을 칠하고 그 위에 목걸이를 그려 넣었다. 금의 효과를 최대한 살린 이 같은 채색 방법도 처음 발견됐다.
 
이번 수월관음도는 이탈리아의 근대 동판화가인 에도아르도 코소네(1833~1898)의 기증품을 모은 미술관에서 발견됐다. 코소네는 19세기 후반 일본 메이지 정부가 근대화를 위해 초빙해 1875년 대장성(재무부) 조폐국에 취임했다. 코소네는 일본에서 동양 미술품 1만5,000여점을 수집했고 1905년 유족들이 제노바시에 기증했다. 수월관음도는 그가 일본에서 수집한 그림 중 하나다. 정 관장은 “코소네가 수집해 제노바시에 기증한 작품이라 출처가 분명하고, 일본이 근대기에 유럽과 활발하게 소통했음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유럽에서 새로운 고려불화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고려청자, 고려나전과 함께 예술적 기량이 뛰어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 고려불화는 세계적으로 160여 점밖에 없다. 일본에 120여 점이 있고, 미국에 18점, 유럽에 8점이 있다. 국내에는 20여 점이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최근 외국에서 구입해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려 말 왜구들이 약탈하거나 임진왜란 때 유출된 것이 적지 않고 외교적 목적과 교역품으로 적지 않은 고려불화가 현해탄을 건넜다"며 "조선은 폐불(廢佛) 정책으로 불교 유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탓에 1970년대 후반까지 국내에는 고려불화가 한 점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