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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종단 “이태원참사 희생자·유가족 모욕 중단하라”

이인덕기자 | 기사입력 2022/12/21 [18:55]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종교인들의 대국민 호소문’ 발표

4대 종단 “이태원참사 희생자·유가족 모욕 중단하라”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종교인들의 대국민 호소문’ 발표

이인덕기자 | 입력 : 2022/12/21 [18:55]

▲ 이태원참사 현장을 찾은 조계종 스님들이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교계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2차 가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21일 첫 조사를 나선 가운데 종교계에서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유가족에 대한 혐오·모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천주교예수회 인권연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4개 종단 종교인은 21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종교인들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호소문을 통해 어느 날 갑자기 158개의 별들이 이태원 하늘 위에서 빛을 감췄다충격과 공포에 놀란 국민들의 탄식은 하늘에 사무치고 사랑하는 자식 잃은 부모들은 비탄과 절망 속에 몸조차 가누지 못하고 울부짖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 희생자를 향한 입에도 담기 힘든 무차별적인 혐오·비하·모욕이 이어지고 있다최근에는 분향소를 지키며 고통을 삼키고 있는 어느 희생자의 어머니가 면전에 쏟아지는 조롱에 충격을 받아 실신하는 사건까지 생기고 말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가족의 곁에 서서 모든 정성과 역량을 다해 신앙적 의무를 다할 것을 다짐한다유가족은 우리와 서로 없어서는 살지 못할 소중한 이웃이자 가족이다. 비하·질책과 책임 전가 비난과 조롱 등의 모욕적인 언어폭력을 즉각 멈출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한 2차 가해에 대한 경찰의 즉각적인 수사와 정부가 유가족의 사회적 보호를 위한 조속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 지난 16일 '7대 종단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에서 진우 조계종 총무원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지난 16일에는 7개 종단으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가 서울 용산구청 인근 광장에서 '7대 종단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식'을 열었다.

 

<4개 종단 종교인 공동호소문>

 

어느 날 갑자기 158개의 별들이 이태원 하늘 위에서 빛을 감췄습니다. 충격과 공포에 놀란 국민들의 탄식은 하늘에 사무치고 사랑하는 자식 잃은 부모들은 비탄과 절망 속에 몸조차 가누지 못하고 울부짖고 있습니다. 이 괴로움은 비할 단어조차 없이 참혹하고 슬픈 일이라 우리는 겨우 참척(慘慽)’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상황에 희생자를 향한 입에도 담기 힘든 무차별적인 혐오, 비하, 모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분향소를 지키며 고통을 삼키고 있는 어느 희생자의 어머니가 면전에 쏟아지는 조롱에 충격을 받아 실신하는 사건까지 생기고 말았습니다.

 

성경은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야고보서 3:6)”고 준엄하게 꾸짖고 있습니다. 손을 맞잡고 함께 울어도 간장을 도려내는 듯할 아픔이 덜해지지 않을 유가족들에게 오히려 저주를 퍼붓는 그들을 보며 우리는 공동체가 존재하는 이유를 다시 묻게 됩니다.

 

유가족을 향한 저열한 언어폭력을 바라보며 일어나는 분노와 솟구치는 좌절 속에서도 우리는 고개를 들어 희망을 찾고자 합니다. 희생자의 영전에 올려진 이름 없는 국화꽃 한 송이는 그들이 남이 아니라 우리와 한 몸이기에 절로 우러난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발현이며, 유가족의 애끓는 절규를 보며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남의 고통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不忍之心)에서 시작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아픈 참사를 목격한 우리 종교인들은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첫째, 유가족은 우리와 서로 없어서는 살지 못할 소중한 이웃이자 가족입니다. 비하, 질책과 책임 전가 비난과 조롱 등의 모욕적인 언어폭력을 즉각 멈출 것을 요청합니다.

 

둘째, 2차 가해에 대한 경찰의 즉각적인 수사를 요청합니다.

 

셋째, 정부는 유가족의 사회적 보호를 위한 조속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합니다.

 

저희는 끝까지 유가족의 곁에 서서 모든 정성과 역량을 다해 신앙적 의무를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20221221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예수회 인권연대.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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