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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모임 법당 위해 시주했던 장욱진 그림 110점, 장욱진미술문화재단으로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1/11/18 [19:35]
김강유회장·이광옥씨 기증...'진진묘', '팔상도' 등 44점을 전시

공부 모임 법당 위해 시주했던 장욱진 그림 110점, 장욱진미술문화재단으로

김강유회장·이광옥씨 기증...'진진묘', '팔상도' 등 44점을 전시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1/11/18 [19:35]

김강유회장·이광옥씨 기증...'진진묘', '팔상도' 44점을 전시  

불심 깊었던 부인 모습 담은 '진진묘', 부처님 탄생부터 열반까지 팔상도등 전시

 

서양화가 장욱진(1917~1990) 화백의 불교를 주제로 한 작품 110점이 기증돼 전시된다.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장욱진 고택에서 '장욱진의 발원-김강유·이광옥 기증전'을 개막했다고 18일 밝혔다. 전시는 다음 달 1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재단은 "김강유 김영사 회장과 이광옥 씨가 장 화백의 작품 110점을 기증했다"며 이 중 유화 '진진묘'(1973), '팔상도'(1976) 44점을 전시한다고 전했다. 기증 작품은 유화 2점을 비롯해 먹그림, 도자, 판화까지 다양하다.

 

45년 만에 아무 조건 없이 그림들이 장욱진미술문화재단으로 돌아와 공개된 사연이 깊다.

 

동국대 총장을 지낸 백성욱(1897~1981) 박사 문하에서 장 화백의 아내 이순경(101) 여사와 김강유(74)·이광옥(81)씨 등이 함께 금강경(金剛經) 공부 모임을 했다. 1977년 무렵 백 박사는 장 화백 부부에게 법당(法堂)을 세울 것을 권유했다.

▲ 장욱진 화백의 1976년작 '팔상도'. 부처님의 탄생부터 열반까지 묘사한 작품이다. .장욱진미술문화재단 제공.    

  

평소 불교에도 관심이 많아 통도사 경봉 스님으로부터 비공(非空)’이란 법명을 받기도 했던 장 화백은 아내의 독실한 불심을 응원해 그림을 시주했다. 대표적 작품은 팔상도’(1976). 부처님의 탄생부터 열반까지 일대기를 세로 35, 가로 24.5작은 화면에 유화로 그렸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에게 선물한 진진묘’(1973)를 시주했다. ‘진진묘(眞眞妙)’는 이 여사의 법명.

▲ 장욱진 화백의 1973년작 '진진묘'. 장 화백의 부인 이순경(101) 씨는 독실한 불교 신자로, 진진묘(眞眞妙)는 그의 법명이다. 이 씨는 1970년대 중반 김 회장 등과 함께 동국대 총장을 지낸 백성욱(1897~1981) 박사 문하에서 금강경을 공부했다. 장 화백은 불심이 깊었던 부인의 모습을 담은 '진진묘' 등을 그렸다. 장욱진미술문화재단 제공.   

 

그 밖에도 도자기에 그린 그림과 먹그림, 매직그림, 판화까지 장 화백의 시주는 1986년까지 계속됐다.

 

장 화백의 그림 시주가 이어지는 사이 백 박사는 세상을 떠났고 김·이씨는 금강경 독송회 지도법사가 됐다. 장 화백도 1990년 별세하고 시주받은 작품은 김·이씨가 보관했다. 법당 건립 비용은 다른 방법으로 마련했다. 그러다 올해 6월 두 사람은 장욱진재단에 기증 의사를 밝혔다.

 

장 화백의 장남 장정순씨와 장녀 장경수씨는 기증받을 작품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장경수씨는 작품뿐 아니라 부모님이 드린 도록과 달력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소중히 보관하고 계셨다아무 조건 없이 작품을 기증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16일 오후 전시 개막 행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 경기 용인 기흥 마북로 '장욱진 가옥'과 이를 개조한 전시장 내부.   

 

작품이 전시되는 고택(양관)은 장 화백이 1989년 서양 벽돌집을 모델로 지어 마지막 1년 반을 보낸 집이다. 집을 개조해 전시장으로 만들어 공간은 좁은 편이다. 기증작 110여 점을 모두 선보이지는 못하고 44점을 골라 전시한다. 재단은 예약을 통해 인원을 제한해 관람객을 맞고, 유화 작품 팔상도진진묘는 토·일요일 오후 2~5시에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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