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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조선의 교육제도 성균관과 지방 향교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03/17 [15:35]
(上)유교는 종교인가-‘儒家’ 혹은 ‘儒學’이 적절

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조선의 교육제도 성균관과 지방 향교

(上)유교는 종교인가-‘儒家’ 혹은 ‘儒學’이 적절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22/03/17 [15:35]

<연재순서>

()유교는 종교인가-儒家혹은 儒學이 적절

()한국사회에서 유학과 성균관

()지방향교의 역사와 교육, 제향의식

 

유가의 성격이나 철학이 일반적인 종교들과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없다

관학으로 성균관과 학당, 사학으로 서원과 서당을 둔 조선 교육제도

 

우리나라의 교육기관은 관학으로는 중앙에는 성균관과 동···중학의 4부 학당이, 지방에는 향교가 있었다. 그리고 사학으로는 서원과 서당을 두었다. 조선시대의 교육사조가 선현의 학통을 지켜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고려중기 이후 설립된 향교는 조선조 전반에 걸쳐 공교육 기관으로, 16세기 이후 설립된 서원은 사교육 기관으로 국가 인재를 양성하고 민풍을 진작시키는데 그 역할을 다하였다.

 

유교를 국가통치 이념으로 채택한 조선은 명리(明理)(이치를 밝힘)를 통하여 인지를 계발시키고 강상의 윤리를 확립하였으며, ()을 통하여 도덕적 정서를 함양시켰다. 유교는 한국의 역사에 있어서 가치문화 창조의 중핵을 이루었으며 국민 일상생활의 예의범절에서부터 국가경영의 치국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유교교육의 장으로서의 기능을 향교와 서원이 담당하였다. 향교와 서원은 당시 관학과 사학의 양대 교육기관이다.

 

향교, 서원은 유학 이념인 경()이 표출된 공간으로 철저한 위계를 가지고 있다. 경이라는 것은 유학 본연의 학문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서 갖추어야 할 밑바닥 정신으로 제시되는 덕목으로 현대적으로 굳이 풀어보자면 공경함, 엄숙함, 삼가야 함 정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뜻이 발현된 유교 건축물들은 대체로 화려함과 번잡함을 피하고 정연함을 잊지 않은 채 실용성과 엄숙함을 갖추고 있다. 향교와 서원은 교육적인 시설임에도 한결같이 선현에 대한 봉사(奉祀) 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는 유학의 학문적 경지가 마음가짐에서 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성균관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소과에 합격해야 하며, 향교는 그 소과 응시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강당을 비롯한 강학 영역은 교학사상을 실천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써 교육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장소다.

▲ 공자의 위상은 ‘대성(大成)’이란 두 글자로 요약된다. 성균관에서 그 정전의 이름을 ‘대성전’이라 한 이유이기도 한다.   

  

5,6세기에 불교 및 도교라는 명칭과 관련해 등장한 유교

원래는 주공과 공자에 의한 유()의 가르침...‘儒家혹은 儒學유학이 적절

 

교는 중국 춘추시대 말기 공자(B,C 551-479)가 하() () () 삼대의 문화를 계승하여 집대성한 교학사상(敎學思想)이다. 유교는 중국 상고시대 인문정신(人文情神)의 총화라 할 수 있다. 유교사상은 동양문화사(東洋文化史)에서 역사적으로 장구하게 그 전통을 이루어 왔다. 공간적으로는 아시아 거의 전역에 걸쳐서 보편적으로 생활되어 예법과 습속의 근간을 이루어 왔다. 특히 중국 전통문화에서 유교가 차지하는 위치라든지 사상적,문화적으로 끼친 영향의 광범하고 심원함 등은 여타 학술 유파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 유교는 중국 춘추시대 말기 공자(B,C 551-479)가 하(夏) 은(殷) 주(周) 삼대의 문화를 계승하여 집대성한 교학사상이다  

 

유교 형성 과정을 보면 그 연원이 공자 이전으로 소급된다. 이와 관련하여 중용에서는 공자는 요순을 본받아 연술하시고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을 본받으시었다라고 하였다. 요순은 B.C. 2000년 무렵의 인물로 추정되며, 문왕과 무왕은 B.C. 1120년 무렵에 성립된 주나라의 성군들이다. 이를 근거로 유교에서는 전통적으로 요순---문왕-무왕-주공-공자-맹자로 도통이 이어진다고 보아왔다. 공자의 위상은 대성(大成)’이란 두 글자로 요약된다. 각급 공자묘(성균관)에서 그 정전의 이름을 대성전이라고 한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후일에 가서는 유교를 공교(孔敎) 또는 공자교(孔子敎)라고도 불렀다.

 

유교와 관련 명칭은 다양하다. 학술적(학문적) 측면에 초점을 둘 때는 유학(儒學)’이라 하고, 교화나 실천에 초점을 둘 때는 유교(儒敎)’ 또는 유도(儒道)’라 한다. 실천 방법의 측면에서는 유술(儒術)’이라 하는데, 유교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구제하고 백성들을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밖에도 학술유파를 말할 때는 유가(儒家)’, 유교의 집단을 지칭할 때는 유림(儒林)’ 또는 유생(儒生)’이라고 한다.

 

는 본래 선비 또는 학자를 지칭하였다. 고대 중국의 수많은 직업 가운데 특히 예법을 담당하던 부류를 일컫는 말이었다. ‘는 사회를 교화하여 질서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기에 매우 신성하고도 중요한 직업으로 인정을 받았다. ‘라는 글자 자체가 자에다 ()’자를 합친 것이다.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자는 ()’와 통한다. 즉 사람의 도리를 익혀 자기 몸에 젖게 한 뒤, 그런 부드러운 모습으로 남을 가르쳐서, 마치 흰 종이에 물이 스며들 듯이 상대방의 마음속에 덕화가 젖어들게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후일 는 개인이나 가정, 또는 정치 사회의 어느 상황에서도 인간의 도리를 적극 구현해 나가는 인간상으로 이해되었다.

 

유교의 사상과 이념, 주의와 주장 등을 보면 한마디로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도라 규정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수양함(修己)’백성을 잘 다스림(治人)’을 목표로 삼아, 인간 본래의 의미를 찾고, 인간답게 사는 길을 밝혀서, 행복이 넘치는 대동세계(大同世界)의 건설을 궁극적 이상으로 한다. 유교는 ()’ 또는 천명(天命)’ 사상과 같은 종교적 요소가 적지 않지만, 다른 종교에 비하여 비교적 개방적이었고, 시대에 따라서는 도교와 불교의 사상을 섭취하여 유교적으로 종합, 통일하려는 노력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공자사상의 중심 개념인 ()’은 인간 삶의 최고의 가치이자 만사의 근본이라 할 수 있다. ‘자를 파자(破子)하여 그 뜻을 풀어 보면 ()’() 사람()과의 관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와 피아(彼我)의 관계를 이상적으로 풀어 갈 수 있는 지극한 도리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인간과 인간은 물론, 인간과 만물과의 관계에서는 근본 도리가 바로 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도리, 인간과 사물 사이의 도리, 인간과 국가 사이의 도리가 모두 다 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도리는 삼강(三綱)과 오륜(五倫)으로 요약할 수 있고, 인간과 사물 사이의 도리는 제생이물(濟生利物)의 도리, 즉 사람뿐만 아니라 짐승 한 마리, 풀 한 포기, 기물 하나라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며 함부로 훼손하지 않고 이롭게 육성하는 것이다.

 

유교란 말은 5,6세기에 불교 및 도교라는 명칭과 관련하여 등장했다. 주서(周書무제기상(武帝紀上)에는 삼교의 서열을 정하여 유교를 첫 번째로 삼았다. 따라서 원래는 석가와 노자의 것이 아니라 주공과 공자에 의한 유()의 가르침을 뜻했다. 그런데 근대에 들어와 ()’라는 말이 기독교라든가 이슬람교(회교) 등에서의 즉 종교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그러자 불교라든가 도교와 달리 공자의 교설은 종교가 아니므로 유교라는 명칭은 부적절하며 유가 혹은 유학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견해가 생겨났다.

 

유교를 종교로 보느냐 아니냐는 유교 그 자체의 성질이라기보다는 서양근대의 학문체계에서 유교가 어떻게 자리매김 되느냐와 관계가 있다. 유럽적 지()의 틀에서는 유교를 종교로 볼 수 있느냐 아니냐가 예로부터 논의되어 왔으며 아직도 그 결말이 나지 않았다. 가령 사상사적 위상과 관련하여, 공자는 소크라테스와 동류의 철학자였고 붓다, 예수, 무함마드와 같은 종교가는 아니라고 보는 입장이 한편에 있다. 다른 한편 공자의 교설은 천도에 입각하여 사람들에게 규범을 제시했으므로 종교의식, 종교정신을 본질로 한다는 견해도 있다.

 

유가의 성격이나 철학이 일반적인 종교들과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없다는 자각론이 생겼다.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이처럼 호칭하는 학자가 거의 없다.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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