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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서 국내 최대 규모 성혈 암각화 발견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22/04/08 [13:03]
선사시대 예술...'구암대' 바위 1곳에 600개 이상 새겨져

하동서 국내 최대 규모 성혈 암각화 발견

선사시대 예술...'구암대' 바위 1곳에 600개 이상 새겨져

이중목 기자 | 입력 : 2022/04/08 [13:03]
▲ 하동서 발견된 성혈 암각화 

 

선사시대 예술...'구암대' 바위 1곳에 600개 이상 새겨져 

사람들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행위가 있었음을 유추

 

경남 하동문화원은 하동군의 지원을 받아 금석문을 조사 하던 중 하동군 옥종면 대곡리 일대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선사시대 성혈(性穴) 유적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성혈은 바위 면에 크고 작은 둥근 구멍을 뚫은 것으로, '', '알구멍' 등으로 불린다.

 

하동문화원 조사팀이 최근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풍류를 즐기던 '구암대(龜巖臺)' 금석문을 조사하다가 바위 면의 성혈을 발견하고 경상국립대학교박물관 측에 현장 확인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 구암대 바위 면에 성혈 600여 개, 연접해 있는 동쪽 바위 면에서도 50여 개를 확인했다. 특히 하천을 따라 서쪽으로 600700지점의 대형 바위 면에서도 다수의 성혈과 함께 윷판형 암각화 2개도 확인됐다.

 

유적이 발견된 곳은 덕천강에 합류하는 소하천의 북측 구릉 말단부이며, 주변에는 정수리지석묘, 띄밭골 유적을 비롯해 다수의 청동기시대 유적이 있다.

 

하동군과 하동문화원, 경상국립대박물관은 기초조사 내용을 알리고, 보존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경상국립대박물관과 함께 더욱 면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그 가치를 밝히고, 하동군을 대표하는 문화재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영길 경상국립대박물관장은 "발견된 성혈은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졌고, 사람들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행위가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혈(性穴)

바위의 표면을 오목하게 갈아서 만든 컵 모양 혹은 원추형의 홈이다. 민속에서는 알 구멍, 알 바위, 알 뫼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성혈은 일반적으로 선사 시대의 신앙 혹은 별자리와의 관련성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림이나 형상을 표현한 바위그림(암각화)이라고 보기도 한다. 민간에서 알 바위나 알 구멍이라 부르는 장소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을 통해 근세에도 자손의 번창을 빌고자 바위에 성혈을 새기는 주술적인 행위를 지속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성혈은 한반도 뿐만 아니라 유럽,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시대에 걸쳐 나타나는 인류 공통의 문화유산이다. 성혈(性穴)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목한 홈을 여성의 성기(性器)로 여기며, 이것을 여성의 생산성에 비유한 의례 행위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즉 오목한 홈을 만들고 다른 도구로 구멍 속을 비비면서 마찰하는, 남녀의 성적(性的) 교합과 비슷한 행위를 통해 생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모방주술(模倣呪術)의 일종이며 민간신앙의 한 형태이다.(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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