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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 대법회'로 기대됐던 40년만 봉암사 공개 무산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22/04/20 [13:40]
봉암사 세계명상마을서 20~26일 개최...내부 논란에 계획 철회

'간화선 대법회'로 기대됐던 40년만 봉암사 공개 무산

봉암사 세계명상마을서 20~26일 개최...내부 논란에 계획 철회

이중목 기자 | 입력 : 2022/04/20 [13:40]

 

▲ 경북 문경의 조계종 특별수도원인 봉암사     

 

봉암사 세계명상마을서 20~26일 개최...내부 논란에 계획 철회 

 

봉암사 세계명상마을 개원 기념으로 열리는 '간화선 대법회'으로 30년만에 기대됐던 조계종 특별수도원 내부 논란이 일자 계획을 철회했다.

 

20일 봉암사 등에 따르면 이 사찰은 1982년 조계종이 특별 수도원으로 지정한 곳이다. 당시 정부는 법주사가 있는 충북 보은 속리산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봉암사가 있는 경북 문경 희양산 지역도 포함하려 했다.

 

봉암사 측은 이런 계획에 반발했고, 사찰부터 희양산 정상으로 통하는 소유 부지 일대에 '입산 금지'를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이곳에 머물며 수행하는 이들 외에는 봉암사 경내로 일반인 접근이 엄격히 통제됐다.

 

조계종은 1984년에는 선풍진작 등을 위해 이곳을 종립선원으로 결정했다.

 

봉암사는 약 1100년 전 통일신라 헌강왕 때 지증국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과거 태고 보우국사 등 많은 수행자가 이곳에서 정진해 선원으로서 유서가 깊다.

 

해방 직후인 1947년에는 성철스님 등이 '부처님 법대로 살아보자'는 각오로 소위 '봉암사 결사'를 일으킨 곳이다.

 

한국 불교의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요즘에도 석 달간의 집중 수행 기간인 안거철에는 전국에서 많은 수좌가 몰리는 곳이다.

 

하안거, 동안거 기간에는 수행승 80명 정도가 이곳에서 정진하며, 안거 사이 기간을 뜻하는 산철에도 40명 정도가 선방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봉암사 측은 1년에 한 번, '부처님오신날'에만 경내를 일반에게 공개해왔다. 석가모니 탄생을 온 세상과 함께 축하하기 위해서다.

▲ ‘간화선 대법회'가 열리는 봉암사 세계명상마을. 간화선 대법회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대법회 봉행이 미뤄지다가 세계명상마을 개원기념으로 3년 7개월 만에 개최하게 되었다.  

 

봉암사 측은 인근 사찰 소유 부지에 들어서는 세계명상마을이 개원 기념 '간화선 대법회'를 열며 행사 참가자들에게 경내 순례 기회를 달라고 요청해오자 이에 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언론을 통해 크게 알려지자 내부에서 논란이 빚어졌고, 결국 사찰 출입문을 계속 통제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봉암사 주지 진범스님은 "봉암사의 산문 개방을 못 한다. 내부적으로 그렇게 결론이 났다""'천년 산문이 열린다'고 홍보가 나면서 (봉암사 안에서) 난리가 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상마을 오시는 분들께 미안하고 죄송스럽기도 하고, 불자들이 절에 들어오지 못하는 게 가슴 아프다"고도 했다.

 

세계명상마을 개원에 맞춰 진행하려던 봉암사 경내 순례는 없던 일이 됐지만, 명상마을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잘 협조할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진범스님은 "봉암사와 세계명상마을은 이와 잇몸 같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같은 (봉암사의) 땅 위에서 벌어지는 일로, 서로 협조와 협력을 해야 하지 않나. 크게 보면 부처님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 선승과 불자가 한자리에 모여 마음속 진리를 찾는 간화선 대법회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경북 문경시 가은읍 봉암사 세계명상마을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간화선은 이 뭣고!’와 같은 화두를 들고서 참선에 들어가 마음의 실재에 다가서는 한국 불교의 전통 수행법을 말한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이미 간화선이 사라진 지 오래되었으며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간화선이 남아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어느 수행법보다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3년부터 격년제로 열린 간화선 대법회는 올해로 4번째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대법회 봉행이 미뤄지면서 37개월 만에 개최하게 되었다.

 

행사는 전국선원수좌회와 ()수좌선문화복지회에서 주최·주관 하며 20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이후 34일씩 1·2차로 나눠 두 차례 집중수행에 드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집중수행은 선()과 교()에 능한, 이른바 대선사로 평가받는 고승 7분의 설법을 듣는 법회로 시작한다. 20일부터 대원 스님(학림사 조실), 영진 스님(전국선원수좌회 대표), 지유 스님(범어사 방장), 의정 스님(한국참선지도자협회 이사장), 무여 스님(축서사 조실), 혜국 스님(석종사 조실)순으로 진행되며, 마지막 날인 26일은 제15대 조계종 종정이신 성파 스님이 승려들과 불자들에게 앞으로 간화선이 가야 할 길을 전할 예정이다.

 

사전에 () 스테이참여 신청자들은 참배 이후 사흘간 세계명상마을에 머물며 좌선(坐禪)과 수행 문답, 수행 지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수행 지도는 대법회를 준비해 온 세계명상마을 선원장 각산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이신 금강 스님 등이 맡는다.

 

각산 스님은 코로나로 인해 그동안 억눌렸던 외부 활동에 대한 욕구와 현대인들의 명상체험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간화선대법회와 집중수행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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