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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②序詩․序文

정영부 | 기사입력 2022/05/26 [07:02]
어느 종교나 사상도 그 시작은 마음과 영혼의 설명이 마땅

정영부의 ‘영혼학개론, 그 표준이론’②序詩․序文

어느 종교나 사상도 그 시작은 마음과 영혼의 설명이 마땅

정영부 | 입력 : 2022/05/26 [07:02]

序詩

 

내 평생 목말라 하던 것이 있었네

뭔지도 모르면서 찾아다니던 것이었네

항상 몹시 그리웠던 것이네

그 숱한 책 속에도 없었네

그 많은 말 속에도 없었네

 

책을 보며 골똘히

기도 하면서 내내

명상 중에는 온통

아무리 구하고 두드려도 못 찾았네

다만

 

한밤중에 잠 깨어 문뜩

하늘에 구름 보다 언뜻

아름다운 음악 뒤에 숨은 그 흔적에 흠칫

볼품없이 화를 내다 번쩍

그것은 나를 스치고 지나갔네

 

그 때문인가

좋으면서도 싫었고

푹 쉬고도 피곤했으며

배불러도 항상 배고팠고

많아도 부족하고 행복하면서 불행했네

 

왜 그럴까 뭐가 빠졌나

어디가 비었고 누가 그리운가

언젠가 무슨 일이 있었는데

잊어버렸나?

평생의 이 허전함은 뭔가?

 

알았네 찾았네 생각났네

그것은 영혼이었네

도였고 진리였고 님이었고

내 고향이었으며

사랑이었네

 

영혼학 교과서의 필요성 

 

영혼학은 인류역사와 함께하는 학문이지만 그 구체적 모습이 드러나는 효시는 19세기 말에 구미에서 발흥한 심령주의(spiritualism)라고 볼 수 있다. 초기의 심령주의는 학문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운동(movement)이나 이즘(ism) 정도였으나 이후 여러 연구방법론1) 이 사용되어 학제적으로 괄목의 성과를 쌓아 올리더니 이윽고 인류문명이 주목하는 학문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처럼 영혼학의 대강(大綱)이 인구에 회자된 지가 백여 년이 지났지만 그 학문적 성과에 비하여 연구범위와 커리큘럼이 아직 제대로 정비되지 아니하였고 또한 여러 사상에 포함되어 있는 관련 부분을 체계적으로 비교 정리하여 학문으로서의 프레임을 제시하는 교과서도 없었다. 이에 본 책은 

 

1. 중구난방으로 널려 있는 제설(諸說)을 한곳에 모아 정리할 필요성

2. 커리큘럼을 정비하여 학문의 체계를 세워야 할 필요성

3. 기왕의 설과 주장을 통합하여 일통하는 맥()을 형성하여야 할 필요성

4. 영혼학을 현실에 이용할 필요성 2)

 

에 따라서 저술되었다. 또 스스로에게 논리를 세워 자경(自警)하고 자교(自敎) 3)할 필요성도 컸음을 부언한다.

 

문명의 발달과 영혼학의 부상(浮上)

 

영혼에 대한 질문과 답은 오랫동안 종교와 관련지어져 왔지만 인류 문명은 이를 종교를 넘어 인문학의 장으로 끌어낸 지 벌써 오래되었다. 그 작업은 영혼에 대한 문제를 개인의 영적 성장을 위한 수행 그리고 직관을 통한 자각 등과 연관 지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영혼의 문제를 틀에 박힌 종교적 수행이나 도그마로부터 끄집어낸 것이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영혼의 문제는 자연과학을 통섭(統攝)하는 학제적 연구로서 조명되기 시작하였다. 19세기 후반에 프랑스와 영국 등지에서 출현하여 20세기 전반에 서구를 풍미한 심령주의(spiritualism)는 사자(死者)와의 교신과 영혼 존재의 과학적 증명을 추구하였고 4) 이후 초상현상, 근사체험, 퇴행최면, 양자과학 등의 연구와 발달에 힘입어 영혼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깊이 하여 오늘날 자연과학을 통섭하는 영혼학(靈魂學, Spiritsoulogy)으로의 위치에 올라섰다. 그러나 이러한 영혼학이 기존 자연과학자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일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들이 처음에는 논리보다도 비아냥거림으로, 나중에는 사실의 왜곡(歪曲)으로, 그다음에는 무시(無視)로 영혼학에 대응하였음이 그 증거다. 그러나 이는 과거 자연과학이 스콜라철학을 축출하고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였을 때 겪었던 과정을 영혼학이 겪고 있는 것뿐이다. 5)오래지 않아 영혼학은 인문학으로서뿐 아니라 필요한 부분은 자연과학으로 검증하여 학제간(學際間, Interdisciplinary)의 학문으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자연과학의 많은 가설과 이론이 스콜라철학이 그랬던 것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고 인류문명은 다시 한 단계 도약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영혼학과 그 표준이론

 

이 책은 영혼학의 제 문제에 대하여 인간의 구성요소를 분석하는 측면에서 접근하였으며 영혼학에서 제기되는 기왕의 모든 문제와 답을 포괄한다는 의미에서 영혼학개론 - 그 표준이론이라고 이름하였다. 자연과학에서는 일련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모형을 만들며 그 모형은 실험 가능한 예측(testable prediction) 모델이어야 한다. 인문과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실험실에서의 현상 재현방법은 아니지만 인문학의 모형도 성공적인 것이 되려면 간단하고 능률적인 방식으로 일련의 현상들을 조화롭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영혼학에 모형이 있다면 영혼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또 영혼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일련의 모든 현상을 모순 없이 설명하기 위해서는 통일되고 조화로워야 한다.

 

영혼에 대한 연구는 전통적으로 종교에서 다루어 왔다. 물론 철학이나 제() 사상 또한 인간과 그 주체로 보이는 마음이나 영혼에 대한 연구 없이 성립될 수 없으니 종교건 사상이건 모두 영혼에 대한 일가견(一家見)을 그들 각자의 교의(敎義)에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그 사상이나 종교의 근간이며 뿌리이므로 사실 교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어느 종교나 사상도 그 시작은 마음과 영혼에 대하여 설명함으로써 시작하여야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실지로는 그 어떤 종교나 사상도 자신들의 敎義를 마음과 영혼에 대한 속 시원한 설명을 필두로 하여 시작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그 종교와 사상을 끝까지 공부하여도 도대체 주인공인 인간의 주체(主體)가 무엇인지, 그것은 어떻게 생겨나고 속성은 어찌 되며 우주와 몸 그리고 그 주체는 서로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죽음 후에는 그 주체에게 정확히 어떤 상황이 펼쳐지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나아가 세상의 불합리와 불의는 왜 존재하며 또 왜 그리 그에게 가혹하고 심한지 그 어느 하나도 체계적으로 명쾌하게 가르쳐 주지 않는다. 왜 그럴까? 첫째는 몰라서다. 둘째는 필요성을 못 느껴서다. 마지막으로는 증거를 댈 수 없어서다. 말로 때울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아예 중간이라도 가려고 말을 아끼는 것이다. 그러니 두리뭉실 최소한만 이야기하고 나머지 부분은 소위 비전(祕傳)으로 때운다. 교전(敎典) 밖의 에소테릭(Esoteric)한 비전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책임도 없기 때문이다. 또 남들이 그 불합리성을 공격하기도 어렵고 교인이나 추종자들에게 알고 싶으면 수준을 달성하라 그때 알려 주마.” 하며 신비감과 완벽함을 가장한 기만(欺瞞)이 용이하기 때문이다.6)

 

영혼학(Spiritsoulogy)은 그래서 태어났다. 다른 건 다 제치고 마음과 영혼에 관련된 부분만 연구함으로써 사람들이 긴가민가 모호하지만 그러나 모두 가지고 있는 인간관과 심령관(생사관)을 직접적으로 해명하기 위하여 태어난 학문인 것이다. 따라서 영혼학의 인간관과 심령관의 각 주제들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거나 추구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서로 유기적, 보완적, 일관적인 체계를 이룬다.

 

본서는 영혼학 교과서로 자처하지만 위 분류를 그대로 따르지 않았다. 위 분류가 이상적이지만 이는 각론(各論)적 분류이다. 영혼학개론으로서 총론(總論)적 서술일 수밖에 없는 본서에서 이를 그대로 따르기에는 시간도 역량도 지면도 부족했다. 그러나 개론(槪論)으로서 필요한 것은 대부분 망라하였다고 믿는다. 필요한 내용은 어느 구석에서라도 서술되었다.

 

영혼학의 궁구 대상

 

영혼학은 다음의 질문에 대하여 궁구(窮究)함으로써 논리적이고 체계 있는 답을 찾는다.

 

1. 우주의 궁극적 실재는 무엇 또는 누구이고 그의 섭리는 무엇인가.

2. 우주의 제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법칙은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3. 인간은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지, 삶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4. 사후에는 어디로 가며 환생(還生)한다면 어떤 이유와 과정으로 환생하는가.

5. 다음 생을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그 구체적인 일 중 하나로 후생의 나에게 유언과 유산을 남기는 일이 가능한가?

6. 위의 주제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진리라고 여겨지는 주장(主張)과 주의(主義) 간의 모순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나아가 영혼학은 몸과 마음을 극복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찾아내 수행방법을 개발하는 기반으로 삼으며, 진화를 위해 고투하는 혼을 보살피고 그 혼을 괴롭히는 병을 찾아 고칠 길을 모색한다. 또한 기왕의 종교와 사상 그리고 학문으로부터 도그마를 걷어 낸다. 또한 영혼학 표준이론은 영원의 철학 또는 통합이론을 지향한다.

 

영혼학의 자명한 사실들

 

자명(自明)이란 스스로 명백히 사실임을 보인다는 의미다. 따라서 자명한 사실은 수학이나 논리학에서의 公理 같은 것이다. 공리란 증명을 필요로 하지 않거나 증명할 수 없지만 직관적으로 자명한 진리의 명제인 동시에 다른 명제들의 전제가 되는 명제. 영혼학의 自明한 사실들은 영혼학의 논의 전개 과정에서 스스로 명백하게 드러나 사실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모아 놓은 것으로 마치 공리처럼 다른 이론의 전개에 밑받침이 되는 생각들이어서 영혼학 표준이론의 이해를 위하여 미리 나열한다.

 

1. 신은 존재하며 세상을 진화를 포함한 방법으로 창조하셨다.7)

2. 우주는 하느님의 생명 에너지인 기()에서 비롯하였으며 이후 섭리(攝理)와 영적설계(靈的設計)에 의한 진화(進化)로 창조를 이어 간다.

3. 우주는 완벽하다. 완벽은 스스로 새로운 완벽을 창조한다. 이를 위해 세상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진화한다. 진화와 발전은 부족함 때문이 아니다. 완벽은 그러한 의미의 완벽이다.

4. 우주 만상(萬象)과 현상(現象)은 신의 존재를 명백히 보여 주고 있고 그 명백성을 사람은 체험(體驗)할 수 있다.

5. 모든 것은 신의 섭리다. 어떤 섭리는 사람들이 아직 모를 수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것은 아니다. 신은 역사에서, 진화에서, 심지어 개개인의 운명에서도 섭리를 보인다. 인류 역사의 중요한 사상과 종교 그리고 제도는 모두 섭리의 표현인 진리를 담고 있다.

6. 궁극적 진리의 탐구는 궁구(窮究)에 따른 직관과 통찰에 의하여 시작되고, 이성(理性)에 의하여 그 가지를 뻗으며, 논리와 실증에 의해 열매를 맺는다.

7. 인간에게는 신으로부터 기원한 영과 혼이 있으며 이는 자의식의 주체이고 각각 윤회전생(輪廻轉生) 하며 영존(永存)한다.

8. 혼의 궁극적 목표는 하느님처럼 완벽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한 혼의 우선 목표는 환생을 통해 각고의 삶을 보내며 영이 되는 것이다.

9. 영은 하느님의 분신으로서 자신의 완성과 새로운 완벽을 향한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참여한다. 이승에 환생하는 영의 목적도 그것이다. 영의 완성은 신과의 합일(合一)로 구현된다.

 

표준이론은 다른 뭇 사상들과 마찬가지로 궁극적 진리의 탐구로서, 직관적인 통찰을 통해 얻어진 지혜를 이성(理性)으로 재조명하고 논리와 실증으로 거름을 주었다. 어느 것은 제법 열매가 익었고 어느 것은 설익거나 영글고 있다. 아무쪼록 영혼학이 인문학의 큰 줄기로 자리를 잡고 나아가 과학 중의 과학으로 부상하는 데 있어 표준이론이 일조(一助)가 되고 이를 위한 하나의 이정표로 기능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며 나아가 이 책이 구도(求道)의 길을 걷는 제위(諸位) 간 만남의 장이 되기를 기원한다

 

<註釋

1)현대영혼학은 퇴행최면과 환생증언에 의한 환생연구, 영매연구, 근사체험, 임사비전(Deathbed Visions)과 그 공유체험, 사후통신(ADC), 투시·텔레파시·예지의 초감각적 지각능력(ESP)과 염력(PK)의 초상현상 등이 그 실증(實證)을 위한 주요 연구분야이고 그 외 키를리안사진기·유령DNA효과·동종요법·氣功등 기학(氣學), 양자역학과 양자의학, 聖者들의 저승에 대한 증언, 영감 또는 제육감(第六感), 참선·요가·기공·단전호흡 등 명상수련, 폴터가이스트·귀신들림·유령의 집 등 귀신현상, 외계인, 변성의식, 영적설계, 차력 등 기공, 영적치유와 방언 등 심령현상, 자각몽, 점성술 등이 연구대상이다

 

2)영혼학은 인간과 우주 그리고 심령에 대한 기본 가치관을 다루기 때문에 그 이론의 현실이용은 미치지 않을 곳이 없다. 그러나 우선, 사람에 대한 이해, 새로운 구도방법론의 모색, 자기계발과 이웃사랑, 직업선택, 인생계획, 불면증이나 정신병의 치료, 초상현상의 이용, 과학과 종교의 이해, 종교간의 분쟁감소, 죽음 준비 등에 활용될 것이고 특이하지만 (티벳)티베트 활불제도를 응용하여 자신의 후생에게 遺言遺産을 남기는 데 쓸 수 있다.

 

3)自警은 혼이 스스로를 경계하여 조심하는 일이고, 自敎을 가르치는 일이다

 

4)우리나라에는 심령과학 등으로 불리며 197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다.

 

5)이는 오늘날 철학(哲學)의 주류도 마찬가지다. “자연과 사회 및 인간 사유의 일반적 발전 법칙을 탐구하여 올바른 세계관을 수립하고 인식과 실천의 과학적 방법을 연구, 개발한다.”는 모토를 철학함의 서두에 미리 못 박아 두고 그 과학적 방법의 해석에 오늘날 자연과학의 그것을 벤치마킹함으로써 스스로의 발목을 묶고 있다. 그들은 철학함에 있어 오직 이성과 경험에만 기초를 둔 합리성과 경험성이 중요하며 사유(思惟) 또한 비종교적이고 현세적이어야 된다고 말한다. 또 철학이 비록 초월적 세계를 인식하는 것이지만 이는 과학의 토대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과학의 의미를 파악하는 범주를 벗어나면 안 된다고 부르짖는다. 이로써 그들은 선철(先哲)들이 쌓아 온 사유의 금자탑을 무너뜨리고 그 기반을 자연과학으로 대체한 후 그 위에 모든 것을 다시 쌓고 있다. 그들은 심지어 많은 전배(前輩)들이 고립된 개인의 비합리주의적 주관주의, 혹은 세계관적 견지를 방기(放棄)하는 경향성 등의 오류를 저질렀다고 타매(唾罵)하고 이를 척결하여 그간의 역사 발전을 통해 명확해진 절대다수를 위한 철학을 하는 것이 그들의 사명이라고 주장한다. 한심스러운 일이다. 훗날 철학사를 공부하려는 많은 학생들은 21세기의 철학자들이 왜 수승한 유산을 버리고 미개한 과학교(科學敎)의 교인이 되었는지에 대해 많은 논문을 쓰게 될 것이다.

 

6)기독교의 영육이론과 영혼육이론의 대립이나 불교의 14無記, 유교의 未知生焉知死 힌두교의 敎義난립 등이 모두 그러하다. 차라리 19세기 말 이래 교의가 확립된 신지학이나 최근의 뉴에이지 들이 그래도 이 문제에 솔직한 편이다.

 

7)표준이론의 신은 인격신(brahma)일 수도 우주의식(brahman)일 수도 있으나 唯一하고 全知全能全善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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