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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살해범 "종교단체 간부 노렸다"...진술 혼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2/07/08 [20:08]
참의원 선거 유세활동 중 저격..."정치적 원한 아니다"

아베 살해범 "종교단체 간부 노렸다"...진술 혼란

참의원 선거 유세활동 중 저격..."정치적 원한 아니다"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2/07/08 [20:08]

 

▲ 8일 일본 나라현 나라시내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활동을 하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67)를 총기로 저격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아래·41)가 범행 직후 제압당하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참의원 선거 유세활동 중 저격..."정치적 원한 아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67)8일 나라현 나라 시내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용의자 야마가미 테쓰야는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현지시간) 일본 마이니치 신문 보도에 따르면 총격범으로 현장 체포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해상자위대 장교 출신으로 특정 종교 단체 간부를 노린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경찰에 했다.

 

당초 야마가미는 살해 동기가 있음을 시인했지만 정치적 신념에 따른 원한은 아니다고 밝힌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돌연 아베 전 총리와 관련성이 없는 종교단체를 거론한 것이다.

 

야마가미가 경찰에 특정한 종교 단체 간부는 범행 현장에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범인 진술 의도를 두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테쓰야가 아베 전 총리가 아닌 특정 종교단체 간부를 노린 것이라고 했다는 진술을 수사기관이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종교단체 간부는 사건 당시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NHK는 테쓰야가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을 품고 죽이려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용의자는 정치 신조에 따른 원한은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년 67...최장수 총리 재임, 우익 상징적 정치인

 

8BBCCNN 등 주요 외신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망 소식을 잇달아 보도했다.

 

이날 NHK 등 일본 언론은 자민당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거리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아, 향년 67세로 숨졌다고 전했다. 나라현립의과대학병원 의사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베 전 총리가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BBC일본의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인 아베 전 총리가 선거 운동 중 총에 맞아 사망해, 국내외에서 충격과 비난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의 첫 임기는 20069~20079, 두 번째 임기는 201212~20209월까지였다. 첫 번째 임기는 스캔들 등으로 인해 1년여 만에 돌연 사퇴했으나, 두 번째 임기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할 때까지 오랜 기간 집권을 유지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일본 우익의 상징적인 정치인이다. 총리 재임 기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파문을 일으켰으며 한국 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 노동자 판결에 반발해 한국과 관계도 극도로 나빴다.

 

아버지 아베 신타로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내각에서 외무상을 지냈고,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는 현재 방위상이다.

 

아베 전 총리는 2차 집권 기간 총리 보좌 기관인 총리관저를 통해 인사권을 틀어쥐고 관료들에 대한 압도적인 장악력을 발휘했다.

 

그는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았으나 여론 악화와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났다.

 

경제 측면에서는 잃어버린 20년을 회복하겠다면서 '아베노믹스'를 앞세웠다. 디플레이션에서 탈출을 시도했으나 역시 코로나19 등 요인이 겹치면서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

 

아베 전 총리는 퇴임을 앞두고는 공적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을 사유화했다는 의혹 등으로 도덕적 타락이 심각해졌다는 지적도 받았다.

 

아베 전 총리는 집권 기간 한국, 중국과 대립했다. 특히 그가 재집권한 이후 일본 사회의 우경화는 심각해졌다.

 

2차 집권을 시작한 이듬해인 20131226일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당시 그는 야스쿠니 참배 후 기자들에게 "일본을 위해 귀중한 생명을 희생한 영령에게 존숭(尊崇)의 뜻을 표했다"면서 "중국, 한국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고 했다.

 

이후 재임 기간에는 야스쿠니에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했으나 퇴임 이후 다시 참배했다.

 

아베는 박근혜 정권과 2015년 한일 외교장관 위안부 합의를 발표했으나 이후 한국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피해자 중심이 되지 않았다며 의문을 제기하면서 합의는 표류했다.

 

아베는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은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해 한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또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 동원 노동자 판결에 보복 차원에서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는 20209월 퇴임 후에도 자민당 내 최고 파벌인 아베파(옛 호소다파)의 수장으로 '상왕' 노릇을 했다.

 

자신의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를 만드는 데에도 결정적 역할을 해 퇴임 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고려하면 자위대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이 "상대가 일본의 의사를 오인하지 않게 하는 큰 힘이 되며 억지력 강화로도 이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일본 방위비와 관련해 독일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2를 넘는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했다면서 "일본도 그것을 향해 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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