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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135억년 前 ‘태초의 우주’를 담았다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2/07/13 [07:30]
풀컬러 우주 모습 최초 공개... ‘빅뱅’ 비밀 푸는 여정 시작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135억년 前 ‘태초의 우주’를 담았다

풀컬러 우주 모습 최초 공개... ‘빅뱅’ 비밀 푸는 여정 시작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2/07/13 [07:30]
▲ 미항공우주국(NASA)이 1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가 12시간 30분 동안 촬영한 ‘SMACS 0723’ 은하단의 모습. 빛 하나가 각각의 은하이며, 은하마다 수천억 개의 별들로 구성돼 있다. 지구에서 46억 광년 떨어진 해당 은하단의 거대한 중력장이 뒤에서 오는 빛을 확대·굴절시키면서 130억 광년 밖에서 극도로 희미하게 빛나는 배경 은하의 모습까지 찍혔다. 미항공우주국 제공     

  

풀컬러 우주 모습 최초 공개... ‘빅뱅비밀 푸는 여정 시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 오전(한국 시각)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찍은 첫 컬러 우주 사진을 공개했다. 제임스 웹은 미국과 유럽, 캐나다가 25년간 13조원을 들여 개발한 사상 최대 크기의 우주망원경이다. 지난해 성탄절에 발사돼 올 1월 지구에서 150떨어진 관측 지점에 도착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이날 그동안 관측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 형식으로 사진 한 장을 먼저 공개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공개한 사진은 SMACS 0723 은하단을 찍은 것이다. 이 은하단은 지구에서 46억 광년(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94600) 떨어져 있다. 은하 수천 개가 모여 있는 곳으로, 워낙 중력이 강해 뒤쪽에서 온 희미한 빛을 확대하고 휘어지게 하는 이른바 중력 렌즈역할을 한다.

 

나사는 사진 가장자리에 보이는 빛들이 바로 중력 렌즈에 의해 증폭되고 휜 것이라며 은하들보다 훨씬 먼 131억년 전 초기 우주에서 온 빛이라고 밝혔다. 우주는 138억 년 전 빅뱅(대폭발)으로 시작됐다. 나사는 제임스 웹이 135억 년 전 초기 우주에서 나온 빛까지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미 항공우주국(NASA)가 쏘아 올린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찍은 영롱한 우주 사진들이 12일(현지시간) NASA 유튜브 방송을 통해 차례로 공개됐다. 스테판 오중주.5개의 은하가 모여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고 하여 스테판 오중주(Stephan’s Quintet)로 불리는데 NASA는 “은하들이 중력작용의 춤을 추면서 서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에서 2억 9000만광년 떨어진 페가수스 자리에 있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우주망원경은 일단 어둡고 밝은 부분을 흑백으로 구분해 촬영한다. 수십억 년 전 먼 과거 우주에서 온 극도로 희미한 빛도 감지한다. 다음은 자외선 필터로 관찰 지역의 빛 파장을 구분해 적색과 녹색, 파란색 빛의 삼원색을 부여한다. 이를 통해 처음 흑백 영상이 컬러 영상으로 바뀐다.

 

앞서 나사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공동 개발한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와 함께 첫 관측 천체 5가지를 선정했고 그 결과가 이날 공개됐다.

▲ 이날 가장 먼저 공개된 남쪽고리 성운은 숫자 8처럼 보이기도 해 ‘8자 폭발’이라는 별칭이 있으며 지구에서 2000광년 떨어져 있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제임스 웹 망원경은 먼저 남반구 별자리인 용골자리에 있는 대성운을 촬영했다. 이 성운은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져 있다. 성운은 별이 탄생하는 곳이다. 용골자리 성운에서는 태양보다 몇 배나 큰 거대한 별들이 탄생하고 있다.

 

WASP-96은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이다. 빛을 내는 항성을 3.4일마다 한 번씩 공전한다. 질량이 목성의 절반 정도로 2014년 처음 발견됐다. 지구에서 2000광년 떨어진 남쪽고리성운(팔렬성운) 사진도 공개됐다. 이 성운은 지름이 0.5광년에 이른다. 슈테팡 5중 은하는 페가수스 별자리에 있으며, 29000만 광년 거리에 있다. 1877년 처음 발견됐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공개한 SMACS 0723 은하단이다.

▲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우주망원경, 제임스웹.NASA 제공 

 

개발비만 13조원 제임스웹, ‘허블성능 100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먼 곳에 배치됐다. 허블은 지구 상공 약 600궤도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지만 제임스 웹은 지구에서 150떨어진 라그랑주 L2 지점까지 이동했다. 지구와 달 사이(385000)보다 약 4배 먼 거리다. 이 때문에 제임스 웹 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관측 성능이 100배나 좋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1990년부터 30년 넘게 우주 탐색 임무를 수행했던 선배허블 우주망원경을 대체하기 위해 탄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청(ESA), 캐나다우주청(CSA)1996년 우주 관측 프로젝트에 착수하면서 개발을 시작했다.

 

허블의 설계 수명 15년에 맞춰 2007년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예산과 기술적 문제, 날씨, 코로나19 확산 등 다양한 이유로 아홉 차례 연기됐다. 계획보다 14년이나 지난 20211225, JWST는 프랑스령 남미 기아나 유럽우주센터에서 아리안5호에 실려 우주로 날아갔다. 연구개발에 25년이 걸렸고, 개발비로 약 100억 달러(131490억원)가 투입됐다.

 

JWST의 핵심이자 빛을 감지하는 주경(主鏡·primary mirror)은 금으로 코팅한 육각형 모양의 베릴륨 거울 18개를 벌집 모양으로 이어 붙였다. 주경 지름은 6.5m로 허블 우주망원경(2.4m)2.7배이고, 면적은 256배 더 크다. 주경이 클수록 우주에서 오는 빛을 더 잘 모을 수 있다. JWST가 포착한 천체는 허블보다 100배 더 선명하다는 의미다. 다만 JWST는 지구에서 약 150떨어진 제2 라그랑주 점에 위치해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우주선을 띄워 고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편 이 차세대 우주망원경의 이름이 된 제임스 웹(1906~1992)NASA의 두 번째 국장이다. 웹이 재직한 1961~1968NASA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폴로 프로그램을 비롯해 75차례 이상 우주 탐사 임무를 수행했고 무인 우주선 기술에 투자하는 등 우주 탐사 연구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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