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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유럽의 민족주의와 포퓰리즘 경계” 강조

이인덕 기자 | 기사입력 2023/04/29 [12:32]
사흘간 반이민정책 헝가리 방문, 우크라 난민 만날 예정

교황, “유럽의 민족주의와 포퓰리즘 경계” 강조

사흘간 반이민정책 헝가리 방문, 우크라 난민 만날 예정

이인덕 기자 | 입력 : 2023/04/29 [12:32]

 

▲ 28일(현지 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산도르 궁전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프란치스코(왼쪽) 교황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EPA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8(현지 시각)사흘간의 헝가리 방문 일정을 시작하면서 유럽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을 경계할 것을 강조했다.

 

교황은 현지 시각으로 28일 오전 부다페스트 리스트 페렌츠 국제공항에 도착해 세미옌 졸트 헝가리 부총리와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교황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카탈린 노박 대통령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부다페스트 산도르 궁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환영행사 후 오후에는 국회의사당이 있는 부다페스트 코스트 러요시 광장에서 헝가리 정·관계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연설을 했다.

 

교황은 "이 역사적 시점에서 유럽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통합하고 다른 민족을 환영하며 누구도 영원한 적으로 간주하지 않도록 적절한 역할을 해야 한다""나는 지역 내 일부가 다른 일부에 의해 인질이 되지 않으며 자기 생각만을 근거로 삼은 포퓰리즘으로 인해 희생양이 나오지 않는 그런 유럽을 생각한다"고 했다.

 

교황은 "민족주의가 다시 불타오르고 있고 정치는 종종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화를 키우고 있다"면서 "창의적으로 평화를 달성하려는 노력은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었다. 또 이민자들에 대한 포용을 강조하며 "유럽이 이민자들을 거부함으로써 유입을 억제할 수 있지만, 이는 조만간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문제"라며 "이민자들에게 안전한 경로를 제공하고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할 공동의 메커니즘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헝가리의 예민한 현안을 건드린 셈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극우 포퓰리즘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르반 정부는 이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연합(EU) 지도자 중 가장 친러 성향이 강한 인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는 교황은 헝가리 기독교인들을 다시 포용하기를 원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번 방문이 오르반 총리에게 정치적 면죄부를 줄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헝가리는 국민 중 가톨릭 신자 비율이 전체 인구의 37%, 정교회 신자들이 많은 동유럽에서 가톨릭 교세가 비교적 큰 나라다.

 

오르반 총리는 또한 반이민 정책을 펼쳐 왔다. 2015년에는 국경에 울타리를 세우고 시리아 난민들을 추방하도록 명령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유럽과 비유럽 국가들이 섞이는 것을 비난하는 연설을 해 국제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 바 있다. 다만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난민들을 받아주고 있다. 

 

교황은 이번 헝가리 방문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헝가리 당국에 등록된 전쟁 난민은 35000명이며,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헝가리로 넘어 간 우크라이나인은 250만 명이다. 헝가리와 우크라이나는 134의 국경이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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