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당국이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기간인 28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중심부에 있는 모스크 앞에서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는 시위를 승인하자 튀르키예가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이를 빌미로 스웨덴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막고 있는 튀르키예의 반대 의지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축복받은 이드 알 아드하 첫날에 우리의 성서에 반대하는 스웨덴의 사악한 시위를 규탄한다”며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반이슬람 행위를 허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우리는 유럽 당국, 특히 스웨덴에서 이슬람 혐오를 조장하는 걸 보는 데 지쳤다”며 “나토 동맹국이 되려는 이들은 이슬람 및 외국인 혐오 테러리스트의 파괴적 행위를 용인하거나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이라크 출신의 한 남성이 28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의 이슬람 사원 앞에서 코란을 불태우기에 앞서 스웨덴에서 코란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스톡홀름의 ‘코란 태우기’ 시위에는 약 200명이 참석했는데, 주동자는 코란의 한 페이지를 찢은 뒤 자신의 신발을 닦고, 이어 코란에 베이컨 한 조각을 넣는 등의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경찰은 앞서 시위를 허용하며 “현행법상 이를 거부할 만한 안보상의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스웨덴은 최근 새로운 테러법을 제정하는 등 나토 가입의 필요조건으로 튀르키예가 내세운 조건을 만족시키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쿠란 소각 시위 허용은 다시 스웨덴과 튀르키예의 관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나토 관리들은 7월11일까지 스웨덴을 나토에 가입시킬 계획이었지만 이 또한 어렵게 됐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의 테러법을 언급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웨덴 내 쿠르드노동자당(PKK) 지지자들이 계속해서 시위를 조직하고 테러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튀르키예로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