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신부 작품에 원경 스님이 詩 붙여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출간
시화집 함께 펴낸 빛의 화가 김민중 신부와 ‘꽃의 대부’ 원경 스님김 신부 작품에 원경 스님이 詩 붙여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출간
지난해 봄, 출판사 의뢰로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져 출간된 책에는 김 신부의 화집을 보며 원경 스님이 쓴 시 54편과 함께 김 신부의 작품 사진 60여 점이 담겼다.
예술은 종교를 뛰어넘어 이들을 한데 엮었다. 김 신부와 원경 스님은 시화집을 함께 펴내며 “예술과 수행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김 신부는 원경 스님에게 묵주를, 원경 스님은 김 신부에게 염주를 선물했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1974년 도미니크수도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김 신부는 “예술가는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열어 내는 데 그 뜻이 있다. 원경 스님과 나는 서로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어선지 오래전부터 만나 온 사이 같다”며 웃었다.
1984년 송광사에서 현호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원경 스님은 “출가와 더불어 시인의 꿈도 함께 움텄다”며 “말씀 언(言)자와 절 사(寺)가 합쳐져 시(詩)가 됐듯 수행과 예술의 길이 다르지 않다”고 했다.
“참된 진리는 이름을 떠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선미라는 가치 아래 종교의 이름마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불이(不二)적 가르침에 공감했습니다.” (원경 스님)
원경 스님은 김 신부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보며 ‘창(窓)’이라는 시를 지었다. “계절이 흐르는 창에는/이웃의 일상이 흐르고/생각이 많을 땐/사유가 흐르고/휴식이 필요할 땐 차향이 피어나고…이 고운 창을 내신 그대/그 손결 빛나셔라”(‘창(窓)’ 중에서) ‘님을 위한 기도’는 김 신부에게 바치는 시다. 원경 스님은 이 시에서 “소박과 순수의 가없는 사랑 속/그 눈빛에/뭇 군생을 비추시기를”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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