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 '충격'…유서 진위 여부확인 중, 국정원도 수사 참여
조계종 실세 자승스님, 칠장사 화재로 입적…경찰 다각도 수사종단 '충격'…유서 진위 여부확인 중, 국정원도 수사 참여
29일 밤 자승 전 총무원장이 경기도 안성 칠장사의 화재 현장에서 입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계종은 충격에 휩싸였다, 자승 스님의 입적과 관련, 수사당국이 타살 여부 등을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갖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30일 “일체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승 스님의 사망 원인 및 과정에 대해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방화나 방화에 의한 살해, 제 3자가 개입해 사고로 위장했을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자승스님이 남긴 유서가 자승스님이 직접 작성하지 않은 문건이거나, 누군가에 위력에 의해 작성됐을 가능성 등을 다각도로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전일 경기도 안성 칠장사 화재 현장을 현장 점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관계자는 “현장점검을 실시한 것이 맞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과 국정원은 통신 기록 등을 통해 자승스님의 행적을 면밀히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칠장사 화재 직전 자승스님과 함께 있었던 스님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서 당일의 상황을 전면 재구성할 방침이다. 또 다른 수사당국 관계자는 “하루 전, 이틀 전까지만 해도 정부 관계자 등 다양한 인사들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사찰인 봉은사 회주인 자승스님은 이날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승려 사회에서 사찰을 방문해 하룻밤 묵는 것은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전날 오후 6시 50분쯤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당국은 소방대원 등 60여 명을 파견하고 펌프차 등 장비 18대를 동원해 약 3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불을 완전히 진화했다. 요사채 내부에서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화재가 완전히 진화되기 전부터 자승 스님이 입적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조계종은 자승스님이 입적했다고 오후 11시쯤 공식 확인했다.
자승 스님은 지난 10여 년간 조계종의 최고 실력자였다. 1954년 춘천 태생인 스님은 1972년 해인사에서 지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고, 1974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은사(恩師)는 조계종 제30대 총무원장을 지낸 정대 스님이다.
그는 1980년대부터 총무원 주요 보직과 조계종 입법기관인 중앙종회 의원을 맡으면서 대표적 사판승(행정 담당 스님)으로 성장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2006~2008)과 제33·34대 총무원장(2009~2017)을 지냈으며 퇴임 후에도 ‘상월결사(霜月結社)’ 회주와 조계종 입법기관인 불교광장 총재, 동국대 건학위원회 총재, 봉은사 회주 등을 맡아 조계종의 주요 의사 결정과정을 지휘해왔다.
조계종은 과거 정치적 파벌 다툼이 극심했으나 자승 스님이 중앙종회 의장과 총무원장을 맡으면서 파벌이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왔다. 한편에선 이 과정에서 종단 권력이 자승 스님에게 집중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상월결사’는 2019년 자승 스님을 중심으로 한 스님들이 위례 신도시 건설현장에서 비닐하우스 천막을 치고 겨울 3개월 동안 수행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순례를 거쳐 지난 봄에는 40여 일에 걸쳐 인도 부처님 성지 1167㎞를 도보로 순례한 바 있다. 인도 순례를 마친 후 자승 스님의 행보는 더욱 활발해졌다. 지난 3월 23일 귀국 후 조계사 회향법회에서 그는 “성불(成佛)보다 부처님 법(法)을 전합시다”며 전법(傳法) 캠페인을 선언했다. 이후 전국 교구본사별로 대학생 등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전법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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