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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 김기창의 ‘종교 성화전’ 개최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3/10/15 [08:27]
서울미술관, 10월 17일-2014년 1월 19일

운보 김기창의 ‘종교 성화전’ 개최

서울미술관, 10월 17일-2014년 1월 19일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3/10/15 [08:27]


 
운보(雲甫) 김기창(1913-2001) 화백이 그린 한국 스타일 성화(聖畵)가 대거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김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예수의 생애' 연작 등이 미술 애호가들을 찾아오는 것.
 
부산 피난 시절 그렸다는 30여점으로 구성된 ‘예수의 생애’(1952-53) 중 ‘수태고지 受胎告知’에는 아기 예수가 태어나는 장면 주변으로 갓 쓴 요셉, 쓰개치마를 착용한 마리아, 짚풀 무성한 외양간에서 아기를 돌보는 모습, 동네 아낙들이 차려온 음식상 등의 모습이 담겨져 미술 비평가들로부터 ‘기독교의 토착화를 보여주는 한국식 성화(聖畵)’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 운보(雲甫) 김기창(1913-2001) 화백이 그린 한국 스타일 성화(聖畵)가 대거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김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예수의 생애' 연작 등이 미술 애호가들을 찾아오는 것     © 매일종교신문

 
‘예수의 생애’ 시리즈에서는 천의(天衣)를 입은 가브리엘 천사가 바람을 일으키며 마리아를 찾아오자 한옥 방안에서 물레질 하던 마리아가 녹색 치마에 노랑 저고리를 입고 놀라는 모습으로 그려지는 등 철저하게 우리식으로 해석된 장면을 담아 장인 화가의 천재성을 드러내고 있다.
 
운보 김기창은 1950년 6·25가 발발하자 아내 우향(雨鄕) 박내현(1920-76)의 친정인 전북 군산 인근 농촌 마을 구암동으로 피신하여 그곳에서 조선 시대 풍속화 스타일의 성화 30여점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전에 김 화백은 당시 ‘온 국민이 전쟁으로 고통 받는 시기에 예수의 행적을 통해 고단한 현재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는 작중 의도를 밝힌 바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서울 부암동에 위치한 서울미술관에서는 ‘예수의 생애’ 연작을 비롯해 ‘태양을 먹은 새’ ‘태고의 이미지’ ‘춘향 시리즈’ 12폭 병풍, ‘문자도’ 등 운보의 시기별 주요 작품 60여 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예수의 생애’는 운보 사후 개최된 덕수궁 미술관의 추모전 이후 11년 만에 일반에 첫 공개되는 것이여서 미술 애호가들의 뜨거운 관심이 예상되고 있다.
 
 
▲ 운보 김기창은 1950년 6·25가 발발하자 아내 우향(雨鄕) 박내현(1920-76)의 친정인 전북 군산 인근 농촌 마을 구암동으로 피신하여 그곳에서 조선 시대 풍속화 스타일의 성화 30여점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 매일종교신문

 
동양화가 김기창(金基昶)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 베드로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8살 때 장티푸스로 인한 후유증으로 청각을 상실한 후 언어 장애를 겪는다.
 
어머니의 주선으로 이당(以堂) 김은호 화백에게 동양화를 사사 받은 뒤 1931년 조선미술대전에 출품하여 1940년까지 6회 입선, 특선 3회를 기록한다.
 
광복 전에 일제의 내선일체 사상을 정당화하는 친일 활동을 펼쳐 해방 후 이에대한 행적이 비판 받기도 했다.
 
1943년에 아내 우향 박래현을 만나 3년 동안 필담 연애를 거쳐 1946년 결혼하여 미술계의 이슈를 제공하기도 했다.
 
1960년 국전 초대작가로 지명 받아 국전 심사위원을 역임한다.
 
1979년 한국농아복지회를 만들어 초대회장으로 취임한다.
 
1984년에는 서울 역삼동에 청각장애인을 위한 복지센터 청음회관을 설립하는 등 청각 장애자들의 재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병행했다.
 
미술사가들은 ‘자유롭고 활달한 필력으로 힘차고 동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여 추상의 전 영역을 망라하는 폭넓은 작가적 역량을 구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활동 당시 복음서에 기술된 예수 전승(傳承)을 한국적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해 예수를 한복 입은 한국인으로 묘사한 동양화를 선보여 기독교를 토착화하기 위한 새로운 신학적인 시도로 의미를 부여 받는다.
 
<세종대왕 초상> <군마도> <청산도> <소와 여인>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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