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설날도 ‘종교 행사’로서 휴교일 만들자”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1/29 [10:14]
뉴욕 한인사회, 공립학교 ‘설날 휴일’ 가시화

“설날도 ‘종교 행사’로서 휴교일 만들자”

뉴욕 한인사회, 공립학교 ‘설날 휴일’ 가시화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1/29 [10:14]
 
뉴욕 한인사회가 20년째 펼치고 있는 공립학교 설날 공휴일 지정이 가시회되고 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지난 24일 뉴욕의 플러싱 공립도서관 앞에서 폴 밸론 시의원과 피터 쿠 시의원이 설날 공휴일 방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장엔 멜리사 마크 비버레토 뉴욕시의회 의장과 멜린다 캣츠 퀸즈 보로장, 그레이스 맹 연방하원위원과 뉴욕주의 김태석(론 김) 하원의원, 애드원드 브라운스틴 하원의원, 닐리 로직 하원의원 토비 앤 스타비스키 상원의원 등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설날 휴일을 적극 지지했다.


이날 회견은 지난 14일 뉴욕한인학부모협회(공동회장 최윤희 라정미)가 정기 미팅에 뉴욕 퀸즈 지역의 정치인들을 초청해 설날을 뉴욕 공립학교의 휴교일로 지정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제안한데 따른 것이다.


뉴욕한인사회는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공립학교에 재학중인 한인학생들이 설날에 쉴 수 있도록 하는데 관심을 기울여 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뉴욕한인학부모협회와 뉴욕한인교사회 등이 조직되면서 캠페인을 벌이는 등 많은 노력을 펼쳤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호응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2005년 지미 맹 전 뉴욕주 하원의원이 공립학교 설날 휴일법안을 상정했고 엘렌 영 전 하원의원이 2007년에 같은 법안을 상정했다. 지미 맹 전 의원의 딸인 그레이스 맹 하원의원도 2009년과 2011년에 법안을 잇따라 올린 바 있다.


지난해부터 연방의원으로 위상이 높아진 그레이스 맹 의원은 지난 13일 연방의회에 아시안 인구가 많은 도시가 자체적으로 설을 휴교일로 규정하도록 요청하는 결의안을 상정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 의원은 모두 중국계로 다른 의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해 법안을 상정했다는 상징적 차원에 그친게 사실이다. 한인사회는 보다 실질적인 캠페인을 전개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설날 학교안가기 캠페인을 전개한 것이다.


이는 과거 유태계가 자신들의 명절에 학생과 교사들이 학교를 쉰 것이 ‘종교 행사’로 용인됐고 결국 공립학교의 공식 휴일로 지정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설날 차례를 지내는 한민족의 명절 설날 또한 ‘종교 행사’로 받아들여지면서 수년전부터 일부 학교에선 합법적인 결석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설날에 중요한 시험이 있으면 학교를 빠지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는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뉴욕시 차원에서 공립학교 휴일을 공식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때마침 뉴욕의 정치 지형도가 바뀌면서 설날 휴일은 한결 탄력을 받고 있다. 2012년 김태석 의원이 뉴욕 최초의 한인정치인으로 탄생하고 지난해 가을엔 한인사회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폴 밸론이 뉴욕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또한 플러싱을 지역구로 한 피터 쿠 시의원과 토비 스타비스키 뉴욕주 상원의원 등 기존의 정치인들이 연대하면서 법안 통과의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스타비스키 의원과 대니얼 스콰드론 의원은 지난해 설날 휴일 법안을 상원(S.160)과 하원(A.276)에 각각 재상정, 현재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인구 100만명이 넘는 도시 가운데 아시안 인구가 7.5% 이상이면 설에 휴교하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인구가 900만명인 뉴욕시는 아시아 인구의 비중이 13%에 달하고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주인공은 빌 드블라지오 신임 뉴욕시장이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지난해 9월 후보 시절 한인사회와 중국커뮤니티가 공동으로 마련한 후보초청행사에서 제기된 설날 휴일 방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주의회 법안을 통과한 휴교일 지정도 가능하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아직 의원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하원을 통과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그러나 뉴욕시는 행정적으로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공동회장은 “뉴욕 공립학교의 설날 휴교는 뉴욕시 의회를 거치지 않고 뉴욕시장의 결정으로도 채택될 수 있다. 엄밀히 따지면 뉴욕시 교육국장의 권한이지만 시장의 재가를 받아야 하기때문에 결국 드 블라지오 시장의 의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한인학부모협회는 지난 14일 카르멘 파니냐 뉴욕시 교육감에 관련 서한을 보내 “아시안 정치인과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20년 넘게 설을 공립학교 공휴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해왔는데 아직 받아 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번엔 지정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최윤희 회장은 “설날이 공립학교 휴일로 지정되면 모든 학생과 뉴욕시민에게 아시안에 대한 이해 증진과 국제감각을 기르고 더 유연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에야말로 오랜 숙원이었던 설 공립학교 공휴일 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