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교황 한국 방문의 의의와 파장은?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3/11 [05:25]
한국천주교 위상 높아지고, 박 대통령에도 도움

교황 한국 방문의 의의와 파장은?

한국천주교 위상 높아지고, 박 대통령에도 도움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3/11 [05:25]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의 8월 한국 방문 결정에 천주교회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교황청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강우일 주교)는 10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대통령과 주교들의 초청을 받아들여 대전교구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석하고자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방문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일어나 비추어라’고 주문하며 방한한다.
 
8월 13~17일 대전교구 지역(대전·충남)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AYD; Asian Youth Day)에 참석해 아시아 젊은이들과 만나고 미사를 봉헌한다. 또 청주교구가 운영하는 장애·행려인 공동체인 ‘꽃동네’를 찾아와 장애아동 등을 만날 예정이다.
 
겉으로 드러난 교황 프란치스코 방한의 1차 목적은 오는 8월 대전 지역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참석이다. 아시아 청년대회는 아시아 가톨릭 젊은이들의 신앙 집회다. 지난해 7월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와 궤를 같이한다. 교황이 이 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교황은 방한 기간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도 집전한다. 교황은 아시아에 평화의 복음을 선포하고 세상에 주님의 빛과 영광을 비추는 데 한국교회가 주춧돌이 되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방한이 한국 천주교 200주년 사목회의가 열린 지 30주년이자 1984년 김대건 신부와 동료 순교자 등 103위의 시성 30주년인 올해 이뤄져 더욱 뜻깊은 것으로 천주교계는 받아들인다.
 
방한의 명분이자 직접적 계기는 이들 행사이지만 사실 이면에는 훨씬 더 큰 뜻이 숨어 있다. 우선 한국 천주교의 세계적 위상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 세계 가톨릭에서 유일하게 스스로 신앙을 받아들인 나라다. 한국 지식인들은 중국에서 마테오 리치의 '천주실의'를 접하고 자발적으로 교리 연구를 시작해 이벽(1754∼1785)과 이승훈(1756∼1801) 등을 중심으로 평신도 신앙공동체를 만들어냈다.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지난 1월 24일자에서 "세계 유일하게 평신도에게서 발원한 한국 교회"의 역사를 머리기사로 다루기도 했다.
한국은 또 전통적인 그리스도 문화권이 아님에도 활발한 해외선교를 벌이고 있고 교황청에 내는 납부금 규모도 세계 8∼9위권인 것을 비롯해 세계 가톨릭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한국 천주교 신자는 522만 명으로 세계에서 47번째, 아시아에서 5번째로 많다. 아시아 신자 수 상위 4개국인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달리 서구 열강의 지배 과정에서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였다.
 
교황 방한에는 또 한반도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를 염원하는 의미도 있다.
프란치스코는 한국 교회의 중요성과 함께 최근 수년에 걸쳐 긴장이 높아진 한반도 상황의 심각성을 크게 인식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친서민' 행보를 해온 교황이 청와대를 방문한다면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역대 정부에선 다양한 채널을 가동해 교황의 방문을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그만큼 교황의 방문은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성사될 경우 그 어떤 유력 인사들보다 파급 효과가 크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일 방한한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을 접견한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3월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즉위 미사에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경축사절단을 보내 교황의 방문을 원한다는 뜻을 교황청에 전했다.
 
교황 방한에 따른 관광 특수는 물론 한국의 브랜드 가치도 한단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1984년 한국천주교 200주년과 103위 시성식 첫 방한, 1989년 제44차 세계성체대회에 즈음한 두 번째 방한에 이어 25년 만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