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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운영에 유림 몫으로 다시 참여하겠다”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6/10 [15:34]
성균관장, 병상의 이건희 회장에 보낸 건의문에 담긴 뜻

“성균관대 운영에 유림 몫으로 다시 참여하겠다”

성균관장, 병상의 이건희 회장에 보낸 건의문에 담긴 뜻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6/10 [15:34]

성균관(관장 서정기)은 10일 '2014년 임시총회 대의원 일동' 명의로 "1천만 유림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이건희 회장의 쾌유를 기원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건의문을 내며 “성균관대 운영에 유림 몫으로 다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께 드리는 건의문'에는 "성균관은 1398년 공부자(공자)의 도덕과 윤리와 예절을 밝히기 위해 조선의 학문과 사상, 국가동량 인재양성의 중심으로 설립돼 조선 500년간 수많은 인재를 길러낸 민족 학문의 성지"라고 운을 뗐다.
이어 "대한민국 건국 초기 유림의 대표 김창숙 선생의 주도하에 성균관의 학통을 이어 1946년 전국 향교의 재산을 모아 성균관대학이 설립됐고, 이후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이 1965년부터 1979년까지 성균관대 재단이사장을 맡아 대학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후 성균관대는 봉명그룹이 맡아 운영하다 1996년 삼성그룹이 다시 재단에 참여해 오늘에 이르렀다.
건의문은 "삼성이 대를 이어 성균관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유지를 이건희 회장이 이어 유교라는 전통문화의 철학과 사상을 함께 아끼고 계승하려고 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또 "1천만 유림은 오늘날 도덕과 윤리가 땅에 떨어진 것을 자책하며 크게 반성한다. 유림이 선도자로서 바른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자성했다.
건의문은 "성균관은 서정기 관장을 중심으로 유도(儒道) 부흥을 위해 그동안의 침체를 털어내고 과감히 일어서고자 한다. 성균관은 삼성그룹, 성균관대학과 같이 도덕과 윤리를 바로 세우기 위해 도덕부흥 운동을 펼치고자 한다. 삼성이 호암회장의 유지를 이어 성균관 발전에 커다란 공적이 있기를 건의한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처럼 에두른 표현이 넘쳐나는 건의문의 속뜻은 지난 3월 서정기 관장이 취임을 즈음해 밝힌 각오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당시 서 관장은 "삼성이 성균관대를 인수한 뒤 없어진 유림 몫의 재단이사 자리를 복원하고 유림의 기품을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운영에 다시 참여하겠다는 말이었다.
성균관 측은 삼성그룹의 수장이 병석에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건의문을 낸 것에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삼성 경영권의 3세 승계 작업이 가속화되는 시점을 놓치면 늦어진다인식이다.
성균관은 오는 12일 도덕부흥을 선언하는 '고유'(告由)를 시작으로 1년6개월 동안 대대적인 도덕회복 운동을 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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