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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ㆍ시아ㆍ쿠르드 종파분쟁의 이라크 내전, 종교전쟁 위기 고조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6/15 [19:39]
“이란, 이라크에 2000명 파병” “미 항공모함 페르시아만 이동”

수니ㆍ시아ㆍ쿠르드 종파분쟁의 이라크 내전, 종교전쟁 위기 고조

“이란, 이라크에 2000명 파병” “미 항공모함 페르시아만 이동”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6/15 [19:39]

이라크 내전이 종교분쟁 양상으로 치달으며 중동 전역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 서북부 지역을 손에 넣은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ㆍ시리아 이슬람국가’(ISIS)가 수도 바그다드를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북부 소수민족 쿠르드도 이 기회를 틈타 이라크에서 분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라크가 수니파, 시아파, 쿠르드족이 각각 지배하는 3개국으로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중동의 시아파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이 급진 수니파 무장반군 세력의 준동으로 내전 위기가 고조된 이라크에 2000명을 파병했다고 14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라크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지난 48시간 동안 이란 혁명수비대 민병조직인 ‘바시즈(basiji)’ 병력 1500명이 국경을 넘어 이라크 동부 디얄라주의 카나킨 지역으로 진입했으며, 병력 500명은 이라크 와시트주의 바드라 자산 지역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Quds)’의 사령관인 카심 술라이마니 소장도 방어 태세를 갖추기 위해 이미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가 있는 상태다.

앞서 시아파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 시아파 정부를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를 위해 오랜 적대국인 미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도 피력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은 이라크 내 군사작전에 대비해 니미츠급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함’을 이라크 인근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 지상군 파병을 제외한 모든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아파 맹주’ 이란이 군사개입을 하고 터키와 시리아도 이라크 내전에 얽혀들면서 이라크 내전이 중동 전역의 종파 전쟁으로 확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제 ISIS는 수도 바그다드에 칼을 겨누고 있다.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 ISIS 대변인은 웹사이트에 올린 육성 메시지를 통해 “‘칼리프’가 다스리는 바그다드로 가자. 우리는 풀어야 할 원한이 있다”면서 바그다드 남쪽에 위치한 카르발라와 나자프까지 진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날 바그다드에서 불과 20㎞ 떨어진 아부그라이브에선 ISIS와 정부군 간 교전이 벌어졌다.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ISIS 반군 세력에 맞서 싸울 의용군 조직을 요구하고 시아파 성직자들에게 남부 시아파 성지에 민병대를 창설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시아파 성직자 모크타다 알사드르가 3000명 규모의 민병대를 꾸려 바그다드 북부에 급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ISIS는 칼리프가 다스리는 이슬람 수니파 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급진 무장단체로,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시아파 정부와 대립해왔다.

이번에 ISIS가 공격을 예고한 카르발라와 나자프는 이라크 시아파 신자들에겐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와 메디나와 함께 성지로 여겨지는 도시다. 따라서 이번 ISIS의 예고는 그동안 시아파와 종파 갈등을 벌여온 수니파가 ‘경고장’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사태가 커지면서 이라크 북부 소수민족인 쿠르드가 분리주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라크 인구 3250만명 중 20% 가량을 차지하는 쿠르드족은 지난 23년 간 북동부 지역에서 제한적 자치권을 누리고 있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예 독립의 꿈을 이루려는 것이다.

쿠르드자치정부(KRG) 군 조직 페쉬메르가는 12일 키르쿠크 주를 점령했다.

키르쿠크는 석유가 풍부해 그동안 관할권을 놓고 KRG와 중앙정부가 다투던 곳으로, 쿠르드인뿐 아니라 아랍인, 투르크멘인 등 민족 간 대립 격화 가능성이 커 이라크의 ‘새로운 화약고’로 불린다.

나즘 알딘 키르쿠크 주지사는 이라크 정부군이 키르쿠크에서 ISIS와 교전을 벌인 뒤 철수해 이를 보호하기 위해 페쉬메르가가 장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라완 물라 마흐무드 키르쿠크주 쿠르드애국동맹(PUK) 부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라크군이 무너졌다”면서 “이제 키르쿠크 지역을 방어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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