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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이슬람의 적’ 규정 보코하람, 나이지리아 축구팬 테러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6/18 [17:29]
브라질· 멕시코 경기시청중, 시청하는 것도 “이슬람정신 파괴”

‘축구=이슬람의 적’ 규정 보코하람, 나이지리아 축구팬 테러

브라질· 멕시코 경기시청중, 시청하는 것도 “이슬람정신 파괴”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6/18 [17:29]

축구를 이슬람의 적으로 규정한 테러단체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 축구팬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자행했다.
 
지난 12일 나이지리아 북부 아다마와주가 ‘보코하람이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주 내의 옥외시청장을 폐쇄한 후 발생한 ‘예고된 테러’다.
 
BBC, CNN 등에 따르면 테러는 옥외 경기장을 폐쇄하지 않았던 북부 요베주의 다마투르에서 17일 오후 8시쯤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브라질과 멕시코의 경기를 보기 위해 옥외시청장에 모인사람들이 테러의 희생자가 됐으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지 병원 관계자는 “사상자를 실은 트럭이 줄지어 병원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당국이 보코하람의 테러에 대비해 ‘옥외시청장에 모여 축구 경기를 보지 말라’고 권고했지만,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부푼 기대를 갖고 있는 나이지리아인들에게는 ‘위협’보다 ‘기대’가 더 큰 상태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3월부터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인해 비상체제가 선포된 북부 3주(요베주, 보르노주, 아다마와주)에서마저 옥외시청장에 사람들이 모이며 계속해서 보코하람 테러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 1일에도 아다마와주 술집에서 축구를 시청하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 공격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사망했으며, 지난 3월에도 보르노주 마이두구리에서 축구 경기를 보던 시청자들을 포함해 약 50명이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었다.
 
일부 이슬람주의자들은 월드컵을 포함한 축구 경기를 ‘반(反) 이슬람’으로 여기고 있다. 그들은 유대인이나 기독교인들이 정해 놓은 규칙에 따른 축구를 이슬람 신도들이 따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지하드에 참전했던 선수만 출전 가능’, ‘재미나 즐거움이 아니라 신체 단련을 목적으로 할 것’ 등 자신들만의 축구 규칙을 만들어 ‘이슬람 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보코하람과 같은 과격 테러단체들은 축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청하는 것도 ‘이슬람 정신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공언하며 테러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월드컵 결승 때에도 소말리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축구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모인 식당을 폭탄 테러해 최소 70명을 살해했다. 올해 6월 초 우간다 주재 미국 대사관 측은 동아프리카 국가에서 사람들이 외부에서 모여 월드컵을 시청하는 것에 대해 ‘위험한 일’이라고 자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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