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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콘', ‘만수르⟶억수르’ ‘무엄하다드⟶?’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14/08/08 [09:51]
‘아랍부호와 이슬람 창시자 희화화’ 여론 반영 등장인물 이름 변경

KBS2 '개콘', ‘만수르⟶억수르’ ‘무엄하다드⟶?’

‘아랍부호와 이슬람 창시자 희화화’ 여론 반영 등장인물 이름 변경

이광열 기자 | 입력 : 2014/08/08 [09:51]

▲ '아랍부호와 이슬람 창시자를 희화화한다’는 여론을 반영해 등장인물의 이름을 변경시키고 있는 개그콘서트 ‘억수르’의 장면.     ©

KBS2 '개그콘서트'의 코너 '억수르'가 제목 변경에 이어 극중 등장인물의 이름인 '무엄하다드'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무엄하다드는 정해철이 연기하는 억수르의 아들 이름인데, 이 발음이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희화화하는 것 같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개콘’ 측은 10일 방송분부터 녹화분부터 무엄하다드라는 이름을 부르지 않고 녹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무엄하다드는 무함마드를 패러디한 것이 아니라 우리말 ‘무엄하다’에서 따온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무함마드와 발음이 비슷해지는 바람에 쓰지 않기로 한 것이다.

‘개콘’의 인기 코너인 ‘억수르’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왕족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을 패러디해 ‘만수르’로 시작했다. 하지만 첫회 방송 후 한국석유공사가 KBS를 방문하면서 '억수르'로 제목을 바꿨다. 한국석유공사가 셰이크 만수르 국제석유투자회사(IPIC) 사장을 패러디하는 것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셰이크 만수르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주이기도 하며 재산이 약 34조원에 달해 화제가 됐다.

이슬람교에서는 무함마드를 희화화하는 어떤 행위도 금기시된다. 과거 이러한 금기에 도전해 이슬람교도들의 강렬한 반발을 산 사례들이 많다.

2012년 이집트계 미국인이 제작한 코미디 단편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은 무함마드를 비하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중동·아프리카·동남아·유럽 등 세계 전역 무슬림의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켰다. 이 시위 과정에서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가 피살됐다.

덴마크 일간지 율란트 포스텐이 2005년 무함마드가 머리에 돌돌 말아 얹은 천 뭉치인 터번을 폭탄으로 풍자해 그린 만평 역시 수많은 사상자를 낳는 폭력 시위를 불렀다. 이 언론사는 폭탄 테러 위협에 오랫동안 시달렸다.

인도계 영국인 살만 루시디는 1988년 소설 '악마의 시(詩)'에서 악마를 뜻하면서 독일어로는 개(hund)를 연상시키는 영어 단어 '마하운드(mahound)'를 무함마드의 지칭어로 썼다는 이유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호메이니가 암살 대상으로 공개 지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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