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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中毒)

이옥용 | 기사입력 2016/07/07 [08:04]
인간의 삶에는 순리와 법도가 있다

중독(中毒)

인간의 삶에는 순리와 법도가 있다

이옥용 | 입력 : 2016/07/07 [08:04]


인간의 삶에는 순리와 법도가 있다
 
스마트폰중독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하다. 10대~40대 3명 중 1명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고 한다. 그로 인해 목 디스크, 수면장애, 안구건조증, 목ㆍ손목ㆍ허리 통증 등의 신체적 불편함은 물론 분노, 짜증 등 심리적으로 불안한 증세를 느끼면서도 이를 중단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중독으로 각종 사고가 일어나고, 정신적, 육체적 장애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여러 유형에 중독된 사람이 많다. 알코올, 니코틴, 마약, 게임 등에 의한 물질중독과 도박, 경마, 섹스, 쇼핑, 음란물, 인터넷 등에 의한 행위중독이다. 그 심각성이 매우 높다. 물질중독과 마찬가지로 행위중독 역시 사회활동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당사자를 파멸로 몰고 간다. 어떤 것에 중독되면 그것에 대한 의존성이 강해진다. 이런 특정한 행위를 중단했을 때 금단증상이 나타나고, 그로인해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보인다.
 
종교에 중독된 사람도 많다. 이들은 기복신앙자들이다. 그래서 믿음을 앞세워 비합리적인 행위를 한다. 사이비종교단체에 쉽게 빠져들고, 영매자(靈媒者)들에게 휘둘리며, 불법다단계 등에 빠져 신앙생활은 물론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신미숙아 만드는 기복신앙
 
무엇에 중독되면, 판단력과 분별력이 없어져서 그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마치 거미줄에 걸려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곤충같이, 마약기운에 의존해 사는 마약중독자같이, 그것이 이끄는 대로 끌려 다니는 사람이 되고 만다. 자기 마음대로 못 산다. 아무리 마음대로 살려고 발버둥 쳐도 마력(魔力?)이 밀고 올라오면 자기 제어력을 잃고 원치 않는 행동을 하고는 고통당하며 후회한다.
 
특히 종교인 주변에 귀신과 사기꾼이 득실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종교인들이 의존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건강과 우환이 있으면 의존이 더하게 된다. 종교인들의 기층에는 대부분 샤머니즘이 자리 잡고 있다. 거짓된 가르침인 기복신앙이 종교계에 널리 퍼져 있다. 신앙대상과의 관계보다는 자신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헌금을 많이 걷기 위해 종교지도자들이 기복을 부추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기복신앙은 종교에 대한 의존성만 키워 종교인들을 정신미숙아로 만든다.
 
한국 내 여러 종교의 기층에는 샤머니즘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불교, 기독교 등 외래종교가 한국에 들어오면 민중 속에 깊이 뿌리박힌 무속신앙과 융합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예로 종교계에 널리 퍼져 있는 기복신앙(祈福信仰)을 든다. 대부분의 종교인은 열심히 교회나 절에 다니며 평화와 박애정신을 배우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가족들의 안녕과 복을 비는 기복적 심성이 적지 않게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의 기복신앙은 맹렬하다. 자녀들의 대학입학시험 합격이나 남편의 사업번창 등을 위해 올리는 기도는 처연하기까지 하다. 해마다 입시철이 되면 교회나 사찰 등에는 자녀들의 합격을 비는 신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때론 노천에서 눈·비 맞아가며 백일이나, 천일씩 기도하는 열성 신자도 있다.
 
기복신앙은 신앙의 대상인 신이나 교조의 입장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의 욕구만을 채우려는 데서 불거진 이기적인 신앙체계다. 이는 신도들을 육체중심, 물질중심의 저급한 의식에 매몰되게 할 소지가 높다. 기복신앙은 위험하고, 종교단체와 신자들을 파멸의 수렁으로 빠뜨릴 수 있다.
 
기복신앙은 어쩌면 종교에 무관심해지고 있는 현대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지책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과 가족의 안녕, 행복을 중요시 여긴다. 기복신앙은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 종교지도자들이 교조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고 가르쳐 왔다면, 기복신앙은 발붙일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교회나 사찰이 크고 교인이 많아도 종교의 근본정신이 살아있지 않다면, 그런 것들은 오히려 파멸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종교ㆍ사람ㆍ약물 의존에서 벗어나야
 
서정범 교수는 무속에 관심을 가지고 30여 년 동안 2천여 명의 무속인[靈媒者]을 만났다. 그는 그의 저서 《영계의 사랑과 그 빛》(무속에세이)에서 이렇게 말한다.
 
“무(巫)가 되면 대개 현실적인 이성을 싫어하게 되고, 신이 연인이 된다. 남편이나 부모나 자식에 대한 애정이 사라지고 의무적인 관계만 성립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죽은 사람과의 사랑이 이루어지고 대화가 이루어진다.” 영매자들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이비종교지도자, 영매자, 사기꾼들은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말을 듣게 하기 위해 겁을 주거나, 놀라게 하거나, 혹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달콤한 말로 사람을 조종한다. 욕심 많고, 나약한 사람이 이들을 자기 욕망을 이뤄줄 사람으로 믿고 의존하다가 결국 이용당한다. 이들은 사람의 사정과 고통을 모른다. 도와주는 것 같이 하다가 이용하고 이용가치가 없으면 외면하고 버린다. 자연만물을 창조한 조물주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나타나지 않는다. 자연의 기운과 법칙으로 인간과 만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뿐 인간과 만물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다. 인간중 어느 누구를 특별히 사랑하는 것도 아니며, 만물 중 인간만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생명체는 모두 동일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모두 자연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간다.
 
만물에는 이치가 있다. 순리와 법도가 있다.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자연만물은 모두 자존하고, 자기 노력의 대가를 얻어 산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남을 해롭게 하지 않고 정당한 노력의 대가를 얻어 분수에 맞게 사는 것이 정석(定石)이다. 콩을 심으면 콩을 얻고, 팥을 심으면 팥을 얻는다. 악을 행하면 악이 돌아오고, 선을 행하면 선이 돌아온다. 노력하는 대로 나오는 것이 천리다. 자기가 심는 대로 거두는 것이다. 자신의 길흉화복은 모두 자신이 만든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자신에게 의존함이 마땅하다. 자기의식을 가진 사람은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그 어떤 존재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자기의식과 자기의지가 중요하다. 그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자기 눈높이[분수]에 맞추어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그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자기의식이 생긴다. 자연의 순환대로 살면 자연적으로 복이 온다. 짐을 가득 실은 수레를 끄는 사람이 언덕 아래에서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외쳤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러나 혼자 언덕을 오르려고 안간힘을 쓰자, 사람들이 몰려들어 무사히 언덕을 오를 수 있었다.
 
신이나 종교나 인간이나 귀신이나 물질에 의존하면, 그것들의 로봇이 되고, 결국에는 의존한 만큼의 반작용을 받는다. 의존도 성장과정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복중의 태아나 어린 아이는 전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여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의존해 살아간다면, 그 사람은 성인이라 할 수 없다.
 
사람이 성숙할 때까지는 귀신과 사기꾼들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종교의 가르침은 개개인의 의식을 높여주어 자존하는 사람이 되게 하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종교지도자들은 신도들을 자기 종교만 붙잡고(의존하고) 살아가는 사람으로 만들려 하지 말고, 자기의식을 가지고 자연법칙에 맞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줘야 할 것이다. 인생길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종교신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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