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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교황청 국무원의 교회기금 관리 기능 박탈...금융개혁 일환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0/11/07 [10:23]
독단적 기금 운용 국무원의 기능, 사도좌재산관리처로 이관

교황, 교황청 국무원의 교회기금 관리 기능 박탈...금융개혁 일환

독단적 기금 운용 국무원의 기능, 사도좌재산관리처로 이관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0/11/07 [10:23]

독단적 기금 운용 국무원의 기능, 사도좌재산관리처로 이관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재무 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개혁에 나섰다.

 

바티칸뉴스 등에 따르면 교황청은 국무원의 교회기금 관리 기능을 사도좌재산관리처(APSA)로 이관하기로 하고 이관 작업을 통제·감독할 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5(현지시간) 밝혔다.

 

위원회에는 교황청의 실질적인 이인자이자 국무원 총리로 조직을 통할하는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과 국무원에서 교회기금 관리 등 총무 역할을 하는 국무장관 에드가르 페냐 파라 대주교가 포함돼 있다. 페르난도 베르헤스 알사가 바티칸시국 행정차장(주교), 눈치오 갈란티노 APSA 처장(주교), 후안 안토니오 게레로 알베스 재무원장 등 관련 조직 책임자들도 위원회에 들어갔다.

 

이들은 전날 교황 주재로 첫 회의를 했으며, 3개월 내 교회기금관리기금 이관 작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수십 년 만에 이뤄지는 국무원 업무 기능 조정은 교황이 교황청 금융 개혁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위해 직접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의 기금·자산 관리 업무를 APSA로 일원화해 전통적으로 부패에 가장 취약한 부문으로 지목돼온 재무 구조를 혁신하고 재무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APSA는 교황청과 바티칸시국의 고유 재산을 관리하고 임무 수행에 필요한 경비 지출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교황청 관료조직의 심장부로 불리는 국무원은 교황의 비서실격으로 교황 직무 수행을 보좌하고 외교 업무를 주관하는 기구지만 오래전부터 베드로 성금을 포함한 교회기금으로 투자 활동을 해왔다.

 

외부의 견제를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기금을 운용하다 보니 투명성이 떨어졌다.

 

실제 바티칸 경찰이 작년부터 들여다보고 있는 5000억 원대 영국 런던 고가 부동산 불법 매매 의혹도 국무원이 주도한 투자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몇달 전부터 교회기금 관리를 국무원 업무에서 떼어내는 이러한 개혁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은 이날 지난 82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앞으로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교황은 서한에서 국무원이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교회기금과 관련 업무를 모두 APSA로 넘기고 이를 재무원 감독 아래 두겠다는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듬해인 2014년 교황청 모든 부서의 행정 업무와 재무 활동을 감독하는 목적의 재무원을 설립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 924일 영국 부동산 거래에 깊이 관여하고 베드로 성금을 전용·낭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죠반니 안젤로 베추 추기경을 교황청 고위 직책에서 전격 경질하며 강력한 금융 개혁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내 보인 바 있다.

 

베추 추기경은 교황이 재무원을 중심으로 한 금융 개혁을 추진할 당시 국무원 국무장관으로 있으면서 개혁에 반기를 든 세력의 중심에 선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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