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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이홍정 총무, 노태우 추모기도에 내부 강력 반발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1/11/01 [20:58]
“고인이 사죄한 것처럼 역사적 사실 왜곡” "내부 반대에도 참석 강행" 비판

NCCK 이홍정 총무, 노태우 추모기도에 내부 강력 반발

“고인이 사죄한 것처럼 역사적 사실 왜곡” "내부 반대에도 참석 강행" 비판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1/11/01 [20:58]
▲ 지난 10월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태우 전 데통령 국가장 영결식과 추모기도문을 낭독한 NCCK 이홍정 총무.  연합뉴스

 

고인이 사죄한 것처럼 역사적 사실 왜곡” "내부 반대에도 참석 강행" 비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가 지난 1030일 고 노태우씨 국가장 영결식 중 한 추모 기도가 NCCK 내부의 반발을 사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 총무는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거행된 노 전 대통령 국가장에 4대 종단 중 개신교 대표 인사로 참석해 추모 기도문을 낭독했다.

 

한국교회총연합 소강석 공동대표회장이 기독교 장례 예전 사회를 맡았고, 이철신 영락교회 원로목사, 고명진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이 순서를 맡았다.

 

이 총무는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이 용서와 화해의 증표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또한

기도문에서 "오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깊은 회한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나신 고인을 추념하며, 고인이 남긴 사죄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유족이 되게 해 달라"고 바랐다.

 

이홍정 총무의 기도 내용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일었다. NCCK 회원 교단에 속한 A목사는 "부끄러운 날이다. '우리 광주는 그럴 수 없다!'는 절규를 짓밟고 '하나님' '용서''화해' 이런 말로 5.18 영령들을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 등을 교묘하게 조작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드는 행위) 할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군부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노 전 대통령이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 등에게 생전 직접 사과를 한 적이 없음에도 이 총무는 고인이 마치 사죄한 것처럼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비판 성명도 연이어 나왔다. 먼저 한국기독청년협의회는 1030일 입장문을 내고 이 총무를 규탄했다.

 

NCCK 여성위원회는 1일 성명을 내 "노태우는 2011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을 '광주 시민들이 유언비어에 현혹된 것이 사태의 원인'이라며 5·18민주항쟁과 시민들을 폄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총무가 언급한 노태우의 사죄는 개인의 사죄가 아닌 가족의 사죄로, 사실이 아닌 것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또 다른 가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 위원회는 이 총무에게 5·18 희생자 유가족 등에 대한 사죄를 요구했다.

 

이 총무가 사전에 영결식 참석 문제를 두고 NCCK 내부의 반대 의견을 제대로 경청하지 않은 채 참석을 강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NCCK 한 인사는 "광주 NCCK 쪽에서는 이 총무의 영결식 참석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면서 "이 총무도 이런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행사에 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1924년 설립된 NCCK는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화운동의 중심에서 싸우는 등 보수성향이 강한 교계에서 진보적인 활동을 펴왔다. 

 

NCCK는 회원 교단이 순번제로 돌아가며 회장을 맡기 때문에 예산과 인사 등에서 실권을 가진 총무가 사실상 대표 역할을 한다. 이 총무는 이달 22일 열리는 NCCK 정기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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