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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宗敎人 김병윤의 ‘하나님과의 대화’⑥구약성경의 윤리적 문제 - 문란성

김병윤 | 기사입력 2022/02/04 [08:08]
19금 포르노에 교훈이 될만한 이야기가 건전한건가?

無宗敎人 김병윤의 ‘하나님과의 대화’⑥구약성경의 윤리적 문제 - 문란성

19금 포르노에 교훈이 될만한 이야기가 건전한건가?

김병윤 | 입력 : 2022/02/04 [08:08]

두 사람이 서로 싸울 때에 한 사람의 아내가 그 치는 자의 손에서 그의 남편을 구하려 하여 가까이 가서 손을 벌려 그 사람의 음낭을 잡거든 너는 그 여인의 손을 찍어버릴[잘라낼, cut off her hand] 것이고 네 눈이 그를 불쌍히 여기지 말지니라”(신명기 25:11-12)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것 또한 여성 차별과 남성 우월주의를 보여주는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창세기 19:30-38에는 롯의 두 딸이 자기 아버지에게 포도주를 마시게 한 후 근친상간을 통해 자손들을 이어가자는 음모를 꾸미고, 번갈아 가며 윤간하여 모두 성공을 거두어 그 자식들이 모압과 암몬의 조상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런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과학적으로도 근친상간은 불완전한 후손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창세기 35:22에서 이스라엘(야곱이 여호와의 지시대로 바꾼 이름, 창세기 32:28)은 자신의 장남인 르우벤이 후일 12지파를 구성하는 아들들 중 두 명을 낳아준 자신의 첩 빌하와 동침한 것을 알아차립니다. 하지만 이후 르우벤은 이런 천인공노할 배은망덕한 행위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빌하가 낳은 두 아들들과 12지파의 한 지파씩을 나누어 갖습니다. 지파의 장이 되거나 권력을 쥐는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해도 면죄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이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노아가 홍수 이후 정착하여 첫 작물로 포도를 재배합니다. 그런데 노아가 수확한 포도로 포도주를 가장 먼저 주조하여 마신 뒤 장막 안에 벌거벗고 누워 있었는데, 이 모습을 본 함[가나안의 아버지로 불림]이 보자 그를 저주합니다. “가나안의 아버지 함이 그의 아버지의 하체를 보고 밖으로 나가서 그의 두 형제에게 알리매”(창세기 9:22)에서, 하체를 보았다는 것은 성관계를 하였다는 뜻입니다. “각 사람은 자기의 살붙이를 가까이 하여 그의 하체를 범하지 말라 너는 네 아버지의 아내의 하체를 범하지 말라 이는 네 아버지의 하체이니라”(레위기 18:6-7)에서 자기 아버지의 하체를 보았다는 표현은 자기 아버지인 노아나 노아의 아내며 함의 어머니인 여성과 성관계를 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를 형제들에게 자랑삼아 떠들었기 때문에 노아의 저주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나마 여기에서는 아버지인 노아가 부정한 행위를 한 함을 저주하는 말이라도 나오는데, 르우벤의 경우에는 이런 조치도 없이 그냥 지나갔습니다. 첩에 대한 차별 대우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 당시 유다에서 첩은 공용으로 인식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함의 아들은 미스라임(Mizraim, 이집트, 창세기 10:6) 왕국, 함의 손자인 니므롯은 시날(Shinar, 바빌로니아, 창세기 10:10) 왕국과 앗수르(아시리아, 창세기 10:11) 왕국을 창건하는 엄청난 저주(?)를 받게 됩니다.

 

구약성경의 연대기를 따져보면 노아는 기원전 2948년에 태어났고 600살이 되던 기원전 2348년에 홍수를 겪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노아의 아들이나 손자가 떠나기 이전에 이미 이집트는 초기 왕조 시대(기원전 3150~2686)와 구 왕조 시대(기원전 2686~2181)의 국가가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여호와의 진노로 지구를 뒤엎은 대홍수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해보다 약 200년 앞선 기원전 2550년에 기자 피라미드가 그 위용을 드러낸 것을 보면, 이집트는 여호와가 친히 내린 대홍수 피해를 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1860년 조사에서 내부 부장품의 일부가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발굴되었습니다.

 

바빌로니아 제국이 설립되기 전 지금의 이라크 지역에는 수메르 도시국가(기원전 28002360)들이 이미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이 떠났다는 우르 지역이 기원전 1950년에 몰락하고 고대 바빌로니아 제국이 설립되었으며, 익히 들어 알고 있는 함무라비 왕이 기원전 1728~1686년에 통치하며 법령을 제정한 바 있습니다. 아시리아 제국은 이후 기원전 1100년경에 시작되었으니 니므롯이 티끌만 한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지만, 노아와 관련된 내용은 역사적 사실로 볼 때 이루어질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것이 확실히 밝혀졌습니다.

 

함의 자손들이 이집트, 아시리아, 바빌로니아를 건국했다는 기록을 보면, 우리는 창세기의 내용 전부가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후나 그 이후에 쓰여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대 민족이 강대국들과 혈연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내세워 이들의 자비를 구하려는 애절함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메소포타미아에서 돌아오고, 모세는 이집트로부터 온다. 이 두 가지의 이야기는 바빌로니아나 이집트 둘 중에 누가 지배 세력이 되든 상관없이 이들을 즐겁게 해줄 자료를 문서 보관소에 보관하고 있다가 상황에 맞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1)

 

사사기 19장에 어떤 레위 사람과 그의 첩이야기가 나옵니다. 그곳에서 장인어른의 대접을 받으며 사흘 밤을 지새우면서 설득하여 함께 가는 것으로 결정하였지만 장인어른이 더 머물라고 해서 사흘을 더 지새고 7일째 되는 날 함께 떠납니다. 밤이 되어 숙소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가 친절한 노인의 도움으로 그 집에서 잠을 청하게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마을 불량배[KJV판은 the men of the city, certain sons of Belial, NIV판은 some of the wicked men of the city]들이 찾아와 동성애를 즐기기 위해 레위인을 내놓으라고 합니다. 노인이 자기 딸과 레위인의 첩 둘을 대신 내놓겠다고 설득하다가, 결국 레위인의 첩만 내준다. 첩은 다음 날 아침 이들에게 밤새 집단으로 강간당하고, 죽은 채로 문지방에서 발견됩니다. 레위인은 시체를 싣고 자기 집에 이르러 첩을 칼로 열두 조각 내어 이스라엘 사방에 두루 보냅니다.

 

처나 첩이 바람을 피우면 부모나 남편이 이를 용인하고 받아들여도 궁극적으로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받게 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런 이야기를 집어넣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류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위의 이야기와 비슷한 내용이 창세기 19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이야기에 나옵니다. 소돔 백성들이 롯의 집에 몰려와 롯의 집에 찾아온 천사 두 명과 성교(동성애)하기 위해 이들을 내놓으라고 하니, 자기 딸을 대신 성노리개감으로 내놓겠다고 역제안합니다. 당시에도 동성애나 집단 성폭행이 자주 일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성스럽다고 자부하는 성경에 적나라하게 넣어둘 필요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가 그의 음행을 더하여 젊었을 때 곧 애굽 땅에서 행음하던 때를 생각하고 그의 하체는 나귀 같고 그의 정수는 말 같은 간부를 사랑하였도다”(에스겔 23:19-20)의 개역개정판은 번역의 수위를 낮추어서 표현한 것인데, 영문을 그대로 번역하면 그녀는 이집트에서 창녀로 살던 젊은 시절을 상기하며 더더욱 난삽해졌다. 그녀는 성기가 나귀의 것과 같이 크고, 사정하는 강도가 말과 같이 센 남성들에게 욕정을 느꼈다라는 내용입니다.

 

다른 하나는 내 사랑하는 자가 문틈으로 손을 들이밀매, 내 마음이 움직여서[My beloved put in his hand by the hole of the door, and my bowels were moved for him(아가 5:4, KJV), My lover thrust his hand through the latch-opening; my heart began to pound for him(NIV)]라는 표현인데, KJV판에서 문의 틈이라는 단어에서 문의(of the door)’라는 부분이 이탤릭체로 적힌 것을 보면 이 부분이 후에 첨가된 것으로 보입니다. 5:3절의 옷을 벗고 샤워하는 장면에 이어지는 이 부분은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일 것입니다. 여기에서 구멍(hole)은 여성의 성기를 의미합니다.

 

아마 성서학자들도 이런 표현들이 너무 적나라해서 그 수위를 낮추려고 다양한 시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식의 표현을 담은 책자를 자녀나 지인에게 건네주며 성경에 적힌 대로 읽고 따르라고 권유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 (관련 구절에 대해 제시하는 그림 – 회화(繪畵)를 통해 내용의 선정성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을 희석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음)   

 

구약성경은 자기 부모나 부모의 첩을 범하고도 처벌받지 않고 살 수 있다는 교훈 아닌 교훈을 주고, 비행을 저지른 자식을 꾸짖지도 않고 그냥 넘어갑니다. 그리고 꾸짖더라도 괜한 연좌제를 적용하여 손자를 말로만 혼내고, 오히려 가증스러운 범죄를 저지른 자식의 집안이 더 번성한다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배울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19금 포르노 영화 내용에 자녀들에게 교훈이 될만한 이야기가 나오거나, 연인들 사이에 인생을 살며 도움이 될만한 대화가 일부 포함되었다고 이것을 건전한 영상물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내용이 교육적이고 도움이 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더라도 몇 군데에 아주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이 적나라하게 표현된 책이 있다면, 이 도서를 자식이나 지인에게 권장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출처:

1) The Laughing Jesus, Timothy Freke & Peter Gandy, Three Rivers Press, 2005: 46

 

필자 김병윤1957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퍼듀대학교 MBA 과정을 졸업했다. 대우조선과 삼성전자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마케팅업무를 담당했으며, 삼성인력개발원에서 국제화 및 외국어 교육팀장을 역임하였고 이후 가천대학교, 신구대학교, 연세대학교 원주분교 및 호원대학교에서 겸임교수와 시간강사로 활동했다. 현재는 두레스경영연구소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삼성신화 아직 멀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 대한민국 판도라 상자를 열다, 정아에게 보내는 서른 장의 편지, ()과 영()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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