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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한반도의 천리교 전래와 전개②

장정태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02/04 [08:34]
메이지 정부 탄압을 받으면서 체계적으로 변화한 천리교 교리

장정태 박사의 한국종교학●한반도의 천리교 전래와 전개②

메이지 정부 탄압을 받으면서 체계적으로 변화한 천리교 교리

장정태 논설위원 | 입력 : 2022/02/04 [08:34]

<연재순서>

1. 미군정청에 의해 왜곡된 천리교, 70여년 지난 현재도 한국내 포교 어려움

2 메이지 정부 탄압을 받으면서 체계적으로 변화한 천리교 교리

3.한국 천리교 역사와 포교활동

 

행복관, 죽음간 등 천리교 특유의 독창적인 교의를 형성

 

천리교 가르침은 교조 미키 마우스의 말씀과 저술이 바탕이 되어있는데 천리교의 교의는 불교의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도 들지만,천리교 특유의 독창적인 교의를 형성하고 있다. 그 예의 하나로, 불교가 불행의 원인임을 전생에서의 숙명적인 업으로 보지만, 천리교에서는 인연(因緣)이라고 칭하며, 불행을 체념하는 것이 아니라 참된 신앙과 근해에 의해 교조로부터 구제를 받아 새로운 행복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

 

또 인간 모두가 두려워하는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도 출직[데나오시(出直)]라고 하여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고 있다. 출직이란 天理敎의 사후관을 말하는 것으로 인간이 죽음을 맞이할 때 오래된 의복 육체를 벗어버리고 영혼은 새로운 의복(육체)에 담겨 새로 태어나, 즐거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말한다. 또 천리교에서는극빈에 빠져라라는 가르침을 제시하여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부부가 함께 서로 마음을 맞추어 성실하게 일하는 속에 진정한 즐거운 삶이 있다고 한다.

 

한편 천리교 가르침의 원전(原典=天理敎)의 근본 교의서에는 교조가 직접 신의 계시를 받아 집필했다.고 하는 신악가(御神樂歌)친필(御筆先)그리고 교조의 대리인이 부리이조(飯降伊蔵)에 의한 지도말씀おさしづ)이 있다. 친필과 신악가는 천리교 최초의 교의서이며, 이후 천리교가 전개한 대다수의 관념이 들어있다. 신악가의 내용은 어버이 신(親神)에 대한 한결같은 마음을 가진다면 사람은 신기한 구제를 받고 즐거움이 가득한 이 세상의 극락이 실현된다라는 가르침으로 되어 있다.

 

메이지유신 이전의 일본 사회에서는 세상 변화를 바라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었고, 신악가에는 그러한 분위기를 반영하여 세상의 변화를 논하며, 어버이신에 의한 현세주의와 인간 본위의 구제를 설파하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또 친필은 천리교의 근본 교의서고서 31자의 일본 고시가인 와카(和歌)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천리교의 구제 논리를 담고 있는 가르침으로써 1,711수에 달한다. 이 신악가와 친필 이외에 지도 말씀이 있는데 이 세 가지를 천리교에서는 삼원전(三原典) 이라고 부른 가지도 말씀은 교조 말년의 말씀 약 1개월 정도를 측근이 받아 쓴 것을 수록하고 있지만, 7권으로 된 지도 말씀의 대부분은 교조 사후의 후계자인 이부리 이조의 발언(20년간 분)을 수록한 것이다. 天理敎에서는 이삼 원전 이외에 천리교교전天理敎敎典),고본천리교교조전稿本天理敎敎祖傳),고본천리교교조전일화편稿本天理敎敎祖傳逸話篇)을 준원전이라고하여 중요 교의서로 삼고 있다.

▲ 미키가 살았던 집 터, 오늘날 일본 나라현 텐리시(天理市)에 있는 천리교 본부 자리로 일본어로는 지바(地場)라고 부르며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천리왕(天理王)을 생명과 환생을 주관하는 유일신으로, 나카야마 미키를 교조이자 (격은 좀 낮아도) 천리왕과 함께 신자들을 보살피는 신적 존재로 받든다. 또한 미키가 살았던 집 터, 오늘날 일본 나라현텐리시(天理市)에 있는 천리교 본부 자리를 터전, 일본어로는 지바(地場)라고 부르며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텐리시란 지명도 여기에 천리교(텐리쿄) 본부가 있다는 뜻으로 붙었다.

 

한편 1874년 정부에 의해 나라(奈良)에 중교원(中敎院)이 설치되고 교조와 간부는 조사를 받게 되는데, 그 과정 중에 중교원으로부터 천리왕(天理王)이란 신은 없다. 신을 받들려면 대사(大社)의 신을 받들어라. 돌보려면 중교원을 돌봐라라는 압박을 받게 된다. 이후 천리교에 대한 압박과 간섭이 심해지자 교조는 천리교의 독자적인 창조신화라 할 수 있는 고오끼를 설교하게 된다. 이전에 나온 신악가의 처음 노래 부분에 이 세상 땅과 하늘의 본을 받아서 부부를 점지하여라는 말이 들어 있어, 이미 어버이신에 의한 인간세상 창조가 논해지고 있었으나, 고오끼에서는 이 창조신화를 보다 체계적으로 논하게 된다.

 

이 시기 천리교로서는 메이지 정부에 의한 탄압과 교파 신도에 종속되기를 강요당하던 시기였다. 따라서 창조신화 이야기는 古事記에 나오는 신의 이름과 매우 유사하지만, 그 역할은 다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동시에 교조는 터전에 세워지는 감로대와 감로대를 둘러싸고 행해지는 신악근행(神樂つとめ)에 대한 가르침을 제시하였다. 이 가르침은 천리교 교의의 중심명제이며 본격적으로 탄압에 직면한 187412월부터 집필된 친필 제62952수에서 체계적으로 전개된다.

 

여기에서는 신악근행의 방식과 그 의미를 밝히기 위해서 어버이신에 의한 인간세계의 창조에 대해 논하고 있다. 또한, 감로대와 신악근행의 형식을 정하였는데, 감로대의 제일 위에 접시(평발)를 얹어 두고 신악근행의 의식을 통해 하늘로부터 감로를 받으면 그것이 불로장수의 음식이 된다고 한다. 신악근행의 의식은 남녀 5명씩 열 사람으로 이루어진 근행인원이 각각 신악 탈을 쓰고 북가야금해금 등 9가지 악기연주에 맞추어 인간창조 때 본과 도구로 사용된 대룡(大龍), 대사(大蛇), 거북, 고래, 장어, 가자미, 복어, 검은뱀, 인어, 흰뱀 등의 섭리를 나타내는 손짓을 하면서 이 세상과 인간을 창조한 태초의 상황을 재현하는 것이다.

 

가르침과 일상의 수행

 

천리교에서는 어버이 신의 움직임은 교조가 살던 나카야마 집에서 시작되어 그 근처로 나아가서 더 멀리 퍼져 나가는 것으로 나타나며, 따라서 나카야마 집은 태초에 인간이 창조된 세상의 근본이며 바로 거기서부터 인류의 근본적인 구제가 시작되는 터전이라는 의미를 두고 있다. 또 우두머리 사마(おやさ·教祖)라고 불리는 교조의 신체()에 직접 신이 듭시어 어버이 신의 현신이 됨으로써 신의 의도에 따라 세계 인류를 구제한다는 구제 한줄기의 기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어버이 신이란, 이 세계와 인간을 창조한 근본 어버이로 보며, 그 가르침은 1,711수의 와카(和歌)로 구성된 친필 속에 잘 정리되어있다. 천리교에서는 궁극적인 가르침인 마지막 가르침이 최종적 교의이며, 그 중심에는 즐거운 삶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즐거운 삶은 즉 지고의 행복에 대해서는, 이 세상에서는 아직 가르친 바 없는 처음이자 마지막 가르침이란 뜻으로, 天理敎의 가르침을 구극의 가르침최후의 가르침 등으로 설명한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현세에서의 즐거운 삶을 강조하며, 현세가 괴로우니까 내세의 극락을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즐거운 삶을 실천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즉 인류는 모두 어버이신에 의해 창조된 형제자매임을 자각하고, 어버이 신과 인간이 함께 즐거운 삶의 길로 나아가는 존재이다.

 

천리교에서 가장 중요한 제의 방법으로 신악근행과 손춤 그리고 수훈을 들 수 있다. 신악근행은 인간 창조신의 섭리를 오늘날에 재현함으로써 병과 재난의 근원을 단절하여 이 세상을 즐거운 삶의 세계로 바꾸기 위해, 박자목 등 아홉 가지 악기의 가락에 맞추어 신악가를 부르며, 창조의 원리를 나타내는 손춤을 추며 올리는 예배의 형식이다. 특히 신악근행은 터전인 일본 덴리(天理)시에 있는 교회본부 신전에서만 하며, 일반교회에서는 행사 시에 본부와 마찬가지로 근행을 하지만, 이때는 본부의 신악근행 대신에 좌근을 하며, 손춤을 행한다.

 

수훈은 수훈의리라고도 하는데 인간 스스로가 본래의 삶 즉 몸은 신으로부터 빌린 것이며, 인간 모두는 어버이신을 부모로 하는 형제라는 것을 깨우치고, 인간창조의 목적인 즐거운 삶의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인간을 구제하는 신이 주시는 은총이라고 한다. 먼저 별석(別席)이란 제도를 두고 월 1회씩 9회를 본부터전에 가서 신의 말씀을 듣고 나면 10회째 진주(眞柱)로부터 수훈 의리를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수훈은 현재 주로 치병을 목적으로 하는 병자에게 행해진다. 이전에는 풍작을 위한 수훈 등이 이었으나, 현재는 치병을 위한 수훈이 행해지고 있는데, 치병을 위한 기원의 한 형태이다.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으로서는 나날이 어버이 신으로부터 보호받고, 살아갈 수 있는 데 대해 감사를 드리며, 그 은혜 보답의 마음으로 남을 위해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 즉 히노끼싱 이 있다. 이 히노끼싱의 실천이념에 따라 천리교에서는 교육의료 등 다양한 사회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포교 활동을 향기 풍기기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노래방 강연이나 개별 방문 등 신앙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전도행위를 말하는데, 우선은 어버이 신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말을 전하는 것만이 아니라 병을 고치는 일도 행한다. 어버이 신의 뜻을 따르지 않는 인간의 마음을 티끌(악은 원래 청정한 마음에 먼지가 쌓인 것과 같다는 의미로, 일본어의 먼지라는 의미인 호코리(ほこり)라는 용어를 사용하다 한국에서는 이것을 티끌로 번역한다.)’이라고 부르며, 특히 인색, , 미움, 편애, 원망, 분노, 욕심, 교만을 여덟 가지 티끌의 마음이라고 부른다. 또 천리교에서는 인간의 신체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 신으로부터 빌린 것이고 시간이 오면 돌려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보며, 다시 몸을 빌려 이 세상에 태어날 때까지 영혼은 어버이 신에게 안겨져 있으므로 죽음을 ()’라고 하지 않고 다시 나옴’, 출직(出直)데나오시라고 부른다. 이런 가르침에 따라 세계의 평화와 온 세상 인류의 행복을 기원하며 올리는 신악 근행에 맞추어서 각 지역에서 근행을 올리면서 신앙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천리교의 기본 교리

 

1.교단의 지도자 신바시라

신바시라가 천리교의 교주이며 교단 전체를 대표한다. 교단 내규에 따르면 '교조의 혈통을 잇는 사람들 중 천리교 본부 회의에서 인가한 사람'이 승계한다. 실제로는 자손들 중에서도 초대 신바시라 신노스케 혈통의 장남이 대대로 세습하였다. 신노스케가 미키의 외손자인데 미키의 손녀인 타마에와 결혼하였으니, 미키의 자손들 중 신노스케의 자손이 가장 혈연적으로 가까움은 분명하다.

일본어 사전에 의하면 1872년에 일본 정부가 신토나 불교계 종교 지도자를 뜻하는 의미로 만든 낱말이라고 한다.

 

2.경전

천리교의 경전은 나카야마 미키가 직접 쓴 친필(親筆)과 신악가(神楽歌), 그리고 신자들이 미키와 이부리 이조가 계시를 받아 구두(口頭)로 가르친 내용을 모아서 정리한 '지도말씀'이 있다.
친필을 일본에서는 오후데사키(御筆先)라고 부른다. 오후데사키란 원래 붓 끝, 혹은 서예솜씨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천리교에서는 의미를 다르게 사용했다. 미키가 친필을 1869년부터 와카로 썼는데 총 1710여 수이다.

 

3.교리

천리교는 천리왕을 유일신으로 모시되, 나카야마 미키를 그보다 격이 낮은 신적 대상으로 모신다. 천리왕을 어버이신, 미키를 어버이님이라고 부르면서 신자들을 자식이라고 말하며, 종교적 가족제를 매우 강조한다.

 

천리교는 천리왕(天理王), 일본어로는 텐리오노미코토(天理王命)라고 부르는 신이 사람들이 즐겁게 사는 광경을 보고 싶어서 오늘날 일본 나라현 텐리시 천리교 본부의 감로대가 있는 자리에서 인류를 창조했다고 믿으며, 천리왕을 어버이신님(오야가미사마)이라고 부른다. 천리교는 천리왕을 죄와 벌을 주는 신이 아니라, 즐거운 삶을 누리도록 보살펴 주는 신이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질병이나 재난 없이 즐겁게 사는 것이 바로 신이 의도한 이상세계의 실현이며, “천국이나 극락은 죽어서가 아니라 이 세상에 있다.”라고 믿는다.

 

사람에게 병이 생기는 것은 천리왕에게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라고 본다. 병을 치유하는 수훈이 있지만, 먼저 자기 삶을 뉘우치고 돌아볼 것을 요구한다. 환생을 이야기 하기 때문에 이승에 덕을 쌓지 못한 사람은 후생에서 뭔가 안 좋은 상황에 처한다고 믿는다.

 

4.천리교 신명(神名)의 변화

미륵이나 이상적인 통치자로서의 전륜성왕이 아니라, 아미타불의 별칭인 전륜왕일 수도 있다. 아미타불이 부처가 되기 전에 한 서원들 중에 "내 불국토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어떠한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하는 것이 있는데, 미키가 종교적 주장을 하면서 강조한 '즐거운 생활'과 흡사하다.

 

5.터전과 감로대 

감로대는 지상과 천상을 연결하는 기둥이라는 의미가 있다.

교단에서는 매일 교조전에 식사를 올리고 미키가 목욕할 수 있도록 목욕물을 데우며, 계절에 맞추어 붉은 옷을 지어올리고, 더우면 냉방을, 추우면 온방을 한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미키의 혼령을 시중드는 사람들을 두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혼령을 모시고 교조전 주변을 산책하기도 한다. 보통은 혼령이 머문다고 믿어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으므로 이례적인 사례이다.

장정태 삼국유사문화원장(철학박사. 한국불교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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