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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학 출신 미얀마 신부, 한국천주교에 '군부 폭정' 호소

이광열 기자 | 기사입력 2022/04/13 [20:58]
“군부, 민간인 집 계속 불태워…평화 기도해달라”

한국 유학 출신 미얀마 신부, 한국천주교에 '군부 폭정' 호소

“군부, 민간인 집 계속 불태워…평화 기도해달라”

이광열 기자 | 입력 : 2022/04/13 [20:58]
▲ 한국에서 유학한 랄붐텅 신부(왼쪽)와 탕자싱 신부(오른쪽)가 지난 2월6일 미얀마 칼레이교구 사제서품식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군부, 민간인 집 계속 불태워평화 기도해달라

 

한국 천주교회에서 공부하고 고국으로 돌아간 미얀마 신부가 현지 군부 쿠데타 이후 벌어진 폭정을 고발하며 한국천주교에 지지와 관심을 호소했다.

 

13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미얀마 칼레이 교구의 랄붐텅 신부는 최근 연락을 취한 서울대교구 측에 현재 미얀마가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의료 등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군부 폭정의 실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미얀마 평화를 위해 기도와 관심을 호소했다고 교구 측은 전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는 계속해서 무고한 민간인의 집을 불태우고, 재산을 강탈하고 있다""집과 재산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안전한 공간을 찾기 위해 숲속으로 도망치거나 숨어 지내기도 한다"고 증언했다.

 

"최근 미얀마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시민 생활고가 가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곳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랄붐텅 신부는 "미얀마 어린 학생들의 약 95%2년 동안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으며, 1415세 남녀 학생들을 포함한 많은 청소년이 시민방위군(PDF)에 들어가 군부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보건소, 은행 등의 공공 기관과 일부 지역에서 종교시설이 (문을) 닫고, 많은 사람이 실직하면서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이로 인해 환자를 비롯한 노약자 계층과 가난한 이들이 가장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랄붐텅 신부는 동기 탕자싱 신부와 함께 미얀마 신학교를 다니다 2015년 서울대교구 대신학교에 편입했다. 6년간 서울대교구에서 수학한 이들은 작년 2월 명동성당에서 부제품을 받았다. 올해 1월에는 고국으로 돌아가 정식 사제가 됐다.

▲ 미얀마 군부 폭정 속 지난 2월 열린 사제서품식   

 

지난 2월 사제 서품식을 앞두고 매일 밤낮으로 들리는 총소리와 외부 활동 시 목숨을 걸고 나가야 하는 문제 등으로 걱정이 컸으나 다행히 많은 신자가 참석한 가운데 사제서품식을 무사히 마쳤다고 랄붐텅 신부는 전했다.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 이후 내전이 장기화한 가운데 군부가 가톨릭교회를 탄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교황청 공식 매체인 '바티칸 뉴스'는 지난 8(현지시간)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만달레이대교구 주교좌성당에 군인 100여 명이 난입하고 교구장 사저와 사제 숙소, 성직자 센터에도 강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군인들은 성직자 센터가 시민방위군 무기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며 수색에 나섰으나 거의 3시간 동안 아무것도 찾지 못한 채 돌아갔다.

 

이 일로 교구장인 마르코 틴 윈(Marco Tin Win) 대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과 직원들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바티칸 뉴스는 전했다. 

 

틴 윈 대주교는 미얀마 가톨릭교회 고위 성직자 중 유일하게 시민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월 만달레이 사제관 앞 거리에서 민주화 시위대를 향해 공개 지지를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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