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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인종갈등 격화...'인종 대교체론‘은?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2/05/17 [14:13]
'총기난사' 백인청년의 180쪽 성명서에 드러난 것들

미국 내 인종갈등 격화...'인종 대교체론‘은?

'총기난사' 백인청년의 180쪽 성명서에 드러난 것들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2/05/17 [14:13]

 

▲ SBS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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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 백인청년의 180쪽 성명서에 드러난 것들

백인과 서구 문명이 파괴되고 교체인종차별적이고 반이민적 견해들로 가득 차

 

미국 내 인종갈등이 극단적으로 격화하고 있다. ()백인 이민자의 증가로 백인과 서구 문명이 파괴되고 교체될 것이라는 '인종 대교체 이론'(Replacement Theory)이 힘을 얻으면서 극단적인 폭력 사건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16(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뉴욕주 버팔로시의 한 슈퍼마켓에서 무차별 총격으로 13명을 쏴서 10명을 죽게 한 18세 백인 청년 페이튼 젠드런은 범행에 나서기 전 자신의 테러에 대한 계획, 범행 동기 등 증오에 담긴 180페이지 성명서를 인터넷에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글들은 백인 미국인들이 유색인종들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있다는 '인종 대교체 이론'에 따라 인종차별적이고 반이민적인 견해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테러는 버팔로의 흑인 거주지역에서 발생했는데, 총격을 받은 피해자 중 11명은 흑인이었다. 젠드런은 성명서에 "내 집 근처에서 가장 많은 흑인 거주자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목표로 삼았다"고 썼다. 그는 범행을 위해 자신의 집에서 300킬로미터 이상을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이 사용할 반자동 공격용 소총의 이름을 짓고, 범행 당일의 전체 시간표도 작성했다. 자신이 운전해서 갈 주차 장소와 식사 장소, 그리고 어디서 테러사건을 생중계할 것인지도 상세히 적었다. 범행장소인 식료품점의 배치도도 주의 깊게 연구했고, 통로를 지나기 전 출입구 근처에서 경비원을 쏘고 흑인 쇼핑객들을 가능하면 2번 쏘겠다는 범행 계획도 세웠다.

 

버팔로 경찰에 따르면, 젠드런은 범행 후 추가 테러를 위해 다른 매장으로 이동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범행 현장에서 경찰에 투항했고,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젠드런은 앞서 발생했던 인종 범죄 사건들에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8년 피츠버그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는 한 백인이 이민자 '침입자'를 미국에 들어오도록 허용한 유대인을 비난하며 예배 중이던 11명을 총으로 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9년에는 소위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분노한 백인이 대형마트에서 쇼핑객들에게 총을 발포해 23명이 사망했다. 그는 멕시코인들을 죽이려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한때 레딧 게시판과 백인 민족주의 사이트에 국한됐던 '인종 대교체 이론'이 점차 주류로 이동하고 있다""백인이 더 이상 수적으로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미래의 미국에 대한 두려움은 보수 미디어와 정치세력의 강력한 힘이 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인식의 변화가 감지된다. 이달 AP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성인 3명 중 1명은 정치권이 표를 얻기 위해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들의 자리를 이민자들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내 히스패닉과 아시안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인구가 급증하고 자신이 1개 이상의 인종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가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지난 10년 동안 인종의 다양성이 증가하는 추세다.

 

바이든 인종 혐오범죄규탄 , 총기 규제 언급은 없어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총기사건에 인종범죄는 매우 혐오스러운 일이라며 미국에서 끝내야 한다고 강하게 규탄으나 총기 규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10명이 숨진 버팔로 총격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에서 잇따라 총기 난사사건이 벌어져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평소 강조하던 총기 규제와 관련된 언급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미 언론은 민주당의 주도로 의회에서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나타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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