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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기숙학교 비극' 용서 구하는 캐나다 ‘참회의 순례’

김희성 기자 | 기사입력 2022/07/24 [21:13]
30일까지 3개 도시 돌며 생존 피해자 포함 원주민 대표와 면담

교황, '기숙학교 비극' 용서 구하는 캐나다 ‘참회의 순례’

30일까지 3개 도시 돌며 생존 피해자 포함 원주민 대표와 면담

김희성 기자 | 입력 : 2022/07/24 [21:13]

 

▲ 24일(현지시간) 캐나다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기 위해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 연합뉴스     


30일까지 3개 도시 돌며 생존 피해자 포함 원주민 대표와 면담
 

피해 원주민들은 단순한 사과 이상을 요구하는 분위기...교황 대응 주목

 

프란치스코 교황이 24(현지시간) 오전 전용기편으로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을 떠나 원주민과 화해를 모색하는 캐나다 방문을 시작했다.

 

교황은 오는 30일까지 일주일간 앨버타주() 애드먼튼, 퀘벡주의 퀘벡, 누나부트준주(準州) 이칼루이트 등 3개 도시를 순방하며 기숙학교 참사의 생존자를 포함한 여러 원주민 대표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교황의 이번 캐나다행은 기숙학교 문제로 분노하는 현지 원주민에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이루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캐나다에서는 작년 5월부터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 3곳에서 1200구 이상의 원주민 아동 유해가 발견돼 큰 충격을 줬다.

 

이들 기숙학교는 19세기 초반 캐나다 정부가 원주민들을 백인 사회에 동화시키고자 설립했다. 대부분 가톨릭교회가 위탁 운영했는데 길게는 1996년까지 존속했다.

 

정부 측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산재한 139개교에 총 15만여 명의 원주민 아동이 강제 수용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각종 학대와 성폭행, 영양 결핍 등에 시달렸다고 한다. 현지에서는 '문화적 집단학살'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4월 바티칸으로 캐나다 원주민을 초청해 원주민 대표에게 평화와 화해를 상징하는 청동 올리브 가지를 선물하고 있다.     

 

교황은 사태가 불거진 직후 "매우 고통스럽다"고 심경을 밝혔고, 지난 4월에는 바티칸을 찾은 원주민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공식으로 사과하며 슬픔과 연대를 표했다.

 

교황은 지난 17일 주일 삼종기도에서 캐나다 방문을 언급하며 '참회의 순례'로 그 성격을 규정하기도 했다.

 

교황은 방문 기간 현지 가톨릭 교계가 과거 원주민에게 저지른 이러한 잘못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하고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는 원주민 사회에 대한 존중과 공존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피해 원주민들은 교황으로부터 단순한 사과 이상을 요구하는 분위기여서 교황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원주민들은 궁극적인 화해를 위해선 피해의 금전적 보상에 더해 생존해 있는 가해자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 지원, 그들의 가져간 원주민 유물 반환, 기숙학교 관련 모든 정보 공개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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