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다 림
살아 가는 일은 저편 건너를 보며 가는 것
강 너머로 부터 가을이 바람을 미리 보낸다
강변 수목은 바람따라 경쾌한 춤을 이저리 흔들고 강 기슭 풀숲엔 마침내 초록 물결도 잔잔히 살랑인다
대단한 무더위 한 철을 보내며 강 역시 제법 지쳐 있었나 보다 선한 바람이 그래 불고 가을은 기어이 오고 있다
강물이 흘러서 어느덧 한 시절을 가만히 씻어 내며 강 바람엔 새 계절이 묻어 온다
바람이 가을을 은밀히 데불고 뜨거운 여름은 마땅히 떠나고 있다
세월은 강물같이, 바람처럼 이렇게 불현듯 흘러간다
잊지를 말자, 참으로 산다는 일은 앞서 저건너 바람을 보는 것 저편의 바람을 기다리며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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