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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성공회 최초 이란 출신 女주교 탄생

매일종교 뉴스2팀 | 기사입력 2017/07/14 [14:25]
“소수민족 공동체 선교의 시급성이 고려”

英성공회 최초 이란 출신 女주교 탄생

“소수민족 공동체 선교의 시급성이 고려”

매일종교 뉴스2팀 | 입력 : 2017/07/14 [14:25]

이란혁명 때 어머니 총격, 오빠 살해당한 후 영국 이주, “중간 지대에서 자란 사람”    

영국성공회에 이란 출신 여성 주교가 최초로 탄생한다.     

영국성공회 레스터교구는 굴리 프란시스 데콰니(사진) 부주교의 주교 임명식이 오는 11월 30일 캔터베리대성당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데콰니 부주교는 영국 러프버러 지역 주교가 된다.    

인구 대부분이 시아파 무슬림인 이란 이스파한에서 태어난 데콰니 부주교는 학교에서 유일한 기독교인이었다. 아버지는 이란성공회 주교였고 어머니도 주교의 딸이었다. 이질적인 환경 속에 자라난 데콰니 부주교는 학교에서는 이란어를 사용했고 집에서는 영어를 사용했다. 스스로 ‘중간 지대에서 자란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이란인들은 성공회 신자인 그의 가족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다. 그가 14세였던 1979년 이슬람 원리주의를 내세운 이란혁명이 일어나자 무장 괴한이 그의 어머니에게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혔다. 80년에는 오빠마저 이란 정부 요원에 의해 살해돼 그의 가족은 영국으로 이주했다.    

이후 데콰니 부주교는 음악과 신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영국 노팅엄대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브리스톨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해 ‘중세시대 종교 페미니즘’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98년 사제 서품을 받기 전까지 BBC방송에서 종교부문 PD로 일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인 그는 런던 왕립음악원에서 사역하다 2004년 육아 휴직을 했다. 2011년 복직해 피터버러 교구에서 사제 교육을, 2012년에는 교구 여성사역 고문을 맡았다.    

영국성공회가 영국내 소수민족 출신 주교를 임명한 데는 영국교회가 직면한 소수민족 공동체 선교의 시급성이 고려됐다. 2011년 설문조사 결과 영국 인구의 15%는 소수민족 출신이지만 영국성공회 안에서 소수민족 출신은 성도와 성직자가 각각 7%, 3%에 불과했다.    

데콰니 부주교의 주교 임명으로 영국성공회 내 소수민족 출신 주교 수는 3명으로 늘었다. 소수민족 출신 첫 주교는 우간다 태생의 존 센타무 주교로 96년 임명됐다. 데콰니 부주교는 “흑인과 아시아인 등 소수민족 출신이 교회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며 “이민자 출신인 경험을 살려 배경과 문화가 다른 이들을 교회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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