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출마 공식 선언
“국민으로부터 존경, 신망 받는 교단을 만드는 데 마지막 생 바칠 것”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덕숭총림 방장 설정(사진) 스님이 그동안 논란을 됐던 서울대 학력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 설정 스님은 8일 예산 수덕사 취송당에서 “저는 1976년 서울대 부설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를 졸업한 사실이 있다”며 “그동안 많은 분들에게 제대로 알려드리지 못한 점, 그로 인해 오해가 발생하게 한 점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스님에 따르면 1970년대 사찰도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다. 사찰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선농일치’를 통해 자급자족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사찰에는 많은 농경지가 있어 그곳에서 특수작물을 재배할 경우 사찰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검정고시를 통해 서울대 부설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에 입학했다. 그 당시 서울대 부설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는 수원에 위치한 서울대 농대캠퍼스에서 한 학기에 20일 가량 수업이 진행됐다. 그곳에서 시험도 치렀고, 졸업식도 진행됐다. 이로 인해 ‘서울대 졸업생’으로 와전됐다는 게 설정 스님의 설명이다. 스님은 “개인적으로 학력을 이용해 뭘 얻으려고 한 사실이 없다”며 “그러나 본의 아니게 이런 오해를 불러온 것은 출가자로서 불찰이고 부덕으로 생각한다. 진심으로 대중들에게 참회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설정 스님은 “불교를 중흥시키고 종단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소임을 외면하지 않고 성실히 그 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종단 안팎에서 설정 스님의 유력 후보론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공개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정 스님은 “지난 60년간 종단에서 주요소임을 맡고 수행을 해오면서 어떤 것이 스님으로서 바른 삶인지를 고민해왔다”면서 “최근 종단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많은 종도들과 더불어 한국불교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부대중과 국민으로부터 존경받고, 신망 받는 교단을 만드는 데 마지막 생을 바칠 것”이라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사실상 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1998년 중앙종회의장에서 물러난 이후 종단의 변화를 위해 총무원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뜻하지 않은 큰 병에 걸리면서 마음을 접고 살아왔다”며 “그러나 많은 스님들이 종단의 위기를 걱정하면서 외면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더 이상 외면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내가 그 길에 나서는 것은 개인 명예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내 삶의 마지막 불사라는 마음으로 사부대중과 더불어 연구하고 소통하면서 종단발전을 위해 미력하지만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스님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단체 등이 ‘적폐청산’을 주장하면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스님은 “불교에서의 적폐는 비승가적이고 반불교적이면서 이기와 독선에 빠지는 것”이라며 “좋든 싫든 모든 것은 종헌종법의 틀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불자 인구가 300만명이 감소했다고 하는데 그 원인은 교단의 분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본다”며 “집안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 나가서 아버지, 어머니를 욕할 수 없듯 종단 일은 내부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 밖에 나가 이교도와 함께 종단을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이런 행위는 오히려 간접적으로 (타종교를) 선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CRS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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