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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 성폭력' 폭로 바티칸 여성지 에디터 전원 사퇴

이중목 기자 | 기사입력 2019/03/27 [21:02]
“폭로 후 편집권 간섭과 불신의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수녀 성폭력' 폭로 바티칸 여성지 에디터 전원 사퇴

“폭로 후 편집권 간섭과 불신의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이중목 기자 | 입력 : 2019/03/27 [21:02]

바티칸 여성지의 여성 에디터들이 수녀들에 대한 교회 내 성폭력을 폭로한 뒤 편집권 간섭과 불신의 분위기가 팽배해졌다며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전원 사퇴했다.

 

바티칸 신문 로세르바로테 로마노의 여성 월간지인 '위민 처치 월드'(Women Church World)의 루세타 스카라피아(70) 창립자는 모두 여성인 이 잡지의 에디터 11명이 총사퇴했음을 밝혔다고 BBC방송이 26(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지난달 1일 위민 처치 월드는 교회 내에서 사제들이 수녀들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일이 만연함을 고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내에서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음을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스카라피아는 교황에게 쓴 공개서한에서 이 기사가 보도된 뒤 에디터들이 "불신과 끊임없이 권위를 실추하려는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느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세르바로테 로마노의 신임 편집장인 안드레아 몬다가 위민 처치 월드의 편집위원회에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편집권을 통제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확실히 순종할 여성만을 선호하는 관행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짚으며 교황이 그토록 부르짖었던 '파레시아'(표현의 자유·진실을 말하는 용기)가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스카라피아는 고발 기사에 대해서는 비록 수녀들이 겪은 성폭력을 처음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피해 사실이 드러났고 학대당한 여성들에게서 편지도 받은 뒤 "우리는 더 침묵할 수 없었다"고 펜을 든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몬다 편집장은 26일 반박 성명을 내고 "순종이라는 평가 기준으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누군가를 선호한 적은 전혀 없다"며 위민 처치 월드에 온전히 자치 권한을 보장했고, 권위를 훼손하려 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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